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575쪽 \| 95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057927
ISBN10	8987057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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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샌타클래라대학교 과학·기술·사회연구소에서 교수이자 소장으로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대학교에서 과학사와 과학철학 분야 박사학위를 받았고(1984년), 분류와 표준화 문제에 학문적 관심을 기울이며 관련 많은 저서와 글을 발표해 오고 있다. 그는 이 주제와 관련해서 특히 분류와 표준화 등의 하부구조적 테크놀로지들이 조직의 기억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과학적 사이버하부구조로 발전하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한다.

저자 : 수전 리 스타

현재 샌타클래라대학교 과학·기술·사회연구소 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샌타클래라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방문교수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샌프란시스코)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1983년). 과학사회학 및 기술사회학 분야를 연구해 왔는데, 새로운 정보 테크놀로지와 생명과학에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스타는 박물관, 실험실, 병원, 도서관, 하이테크 연구개발 현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실행과 지식 생산과정을 상징적 상호작용론, 활동이론, 페미니즘 등의 이론적 자원들에 의존해 분석해 왔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시각과 현대성》이 있고, 역서로는 《프로이트와 비유럽인》,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할리우드의 정신분석》, 《스타: 이미지와 기호》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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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에 대해 사유하기, 분류란 ‘지극히 인간적인 일’이며 ‘인간의 존재론적 조건’ 사물이나 사건, 사람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가려내고 일정한 범주들로 나누며 그럼으로써 그 범주들 사이에 일정한 질서를 세우는 일, 즉 분류란 ‘지극히 인간적인 일’이다. 분류는 학문적인 작업이나 일정 규모 이상의 사회적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정책 결정과 실행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의 모든 부문에서, 언제나, 잠시도 쉬지 않고 수행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 분류작업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움직일 때마다 부닥치게 되는 사물들과 사건들 및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혼돈의 물결 속에서 길을 잃게 될 것이다. 그 물결을 헤쳐나가 주위환경의 지형을 파악하고 상황을 정의하기 위해 어떤 인지적 지도를 그려가는 데에서, 의식적·무의식적 수준에서의 분류는 가장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분류란 ‘인간의 존재론적 조건’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이 정작 분류작업 자체에 진지한 지적 관심을 두는 데는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분류란 것이 시간적·공간적으로 지극히 보편적이고 편재적이며, 인간 활동과 생활의 모든 영역과 수준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기 때문일 것이다. 예컨대 분과학문들이란 각각의 분야들에서 학자 공동체가 시도하고 유지, 보수하는 체계화된 분류의 작업들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 분야에서의 사상事象들에 대한 분류는 세분되고 정교하게 발전되는 가운데, 바로 그 분류 자체의 성격, 분류 기준의 설립과정과 적용과정에서 가능한 변용, 분류 적용의 결과 등에 대한 성찰은 부재하거나 상대적으로 미약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어느 정도 이해 가능한 상황이기도 한데, 분류 자체에 대한 성찰은 당연시되어 온 것을 반성과 비판의 지평으로 끌어들이는 지식사회학적이고 역사학적인 상상력이 수반된 문제의식과 작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분류가 인문사회과학의 주제로 다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분류는 심심찮게 중요한 사회현상이자 인간적 현상으로 연구되었다. 예를 들어 에밀 뒤르켐은 《종교생활의 기본형태》에서 이미 성스러운 것과 세속적인 것의 분류에서 출발하는 분류 범주들의 형성과 발전을 고찰하고, 이 분류 범주 및 그 기준의 본질이 바로 사회 그 자체와 그것에 대한 집합표상에 있음을 설명한 바 있을 뿐 아니라, 마르셀 모스와 함께 ‘원시적 분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가 인간사회에서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가장 기본적인 분류 범주의 체계로서 이분법적 대립구조를 밝혀내며,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제시했던 날것과 익힌 것의 범주체계 역시 유명하다. 분류의 현상과 범주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성찰은 나아가 분류가 초래하는 정치사회학적 결과, 한층 더 깊이 들어가자면 분류의 기준과 범주 자체가 가진 정치사회학적 성격 및 그것들의 확립과정에 작용한 권력관계 및 사회적 힘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발전했다. 이런 문제의식에 바탕해 이루어진 작업은 다양한 분야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그런 문제의식이 학자 공동체를 넘어 일반 독서 대중에게까지 큰 호소력을 가질 수 있게 된 데에는 역시 광기, 임상의학, 성, 감옥과 교정체계의 담론 등에 대한 미셸 푸코의 고고학적이고 계보학적인 작업이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푸코의 작업이 던졌던 지적 충격과 그것이 함축한 통찰력, 그리고 푸코가 누린 인기는 다시 분류에 대한 그의 비판적 문제의식이 출발하는 스승이기도 했던 조르주 캉길렘의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에 대한 사유를 주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상과 같은 몇몇 언급만으로도 분류에 대한 사색이 지성사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도 일상생활에서 수행되는 의식적·무의식적 차원에서의 분류행위에 대한 사회학적 성찰은 상징적 상호작용론과 현상학적 사회학에서 기본적인 이론적 자원을 제공받는 다양한 사회학적 작업들, 이를테면 일탈행위에 대한 낙인이론labeling theory적 접근이나 사회적 행위의 미시적 차원에 대한 어빙 고프만의 연극적 접근론 같은 다양한 사회학적 관점들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함축되어 있다. 이 책에서 보커와 스타가 전개하는 논의에도, 이 두 저자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연구를 하고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유럽의 이론적·역사적 자원이나 조직사회학적 자원들 외에도 대체로 1960년대부터 사회학계에서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상징적 상호작용론과 현상학적 사회학, 특히 민속방법론에 기초한 사유와 이론적·경험적 자원들이 곳곳에서 다양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큰 지적 맥락 속에 위치지워져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작업은 앞에서 말한 지성사의 몇몇 예들과 직접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 책이 조직사회학적 접근을 강하게 취하고 있는 데에도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프랑스 학자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분류에 대한 성찰들은 분류를 ‘인간적’ 현상으로 다루거나 현대성과의 연관성 속에서 검토하는, 상대적으로 거시적인 사색의 형식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 된다. 또한, 우리의 독서 대중에게는 일상적 상호작용에 대한 사회학의 구체적 연구들이나 다양한 분석수준에서의 조직사회학적 작업들이 소개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낯설다는 말도 된다. 어쨌거나 이러한 여러 접근방법들이 분류에 대한 진지하고 생산적인 성찰에서 배타적일 이유가 없으며 따라서 상호보완적으로 전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 책 자체가 바로 그런 점을 잘 실증하고 있다. 보커와 스타는 분류의 사회학이 포괄할 수 있는 쟁점들을 대체로 망라해 보여 주고 있다. 그리고 그 작업을 매우 개성적으로 해내고 있는데, 이는 저자들이 독특하게도 국제질병분류(법)와 간호중재분류(법)라는 의료분야의 분류체계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분류의 사회학적 쟁점들을 제시하고 분석해 내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이유는, 그들이 의료분야의 분류체계(간호중재분류)가 만들어지고 집단별 토론의 대상이 되는 과정에 관여해 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자연과학적 객관성과 중립성의 신화에도 불구하고 자연과학과 의학의 분류체계 역시 사회적·역사적·정치적 과정과 힘 관계 속에서 만들어졌으며 사회의 다양한 수준에서 사회적·역사적·정치적 결과들을 낳는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분류와 그 범주들 및 기준 혹은 ‘표준’이 취할 수도 있는 객관성과 중립성의 신화적 외피를 벗겨내고 그 사회성과 역사성과 정치성을 드러내 보여 주는 데 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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