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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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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12g | 148*210*20mm
ISBN13 9791186091241
ISBN10 11860912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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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전태련
경북 칠곡 가실에서 태어나 2003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람의 발자국』이 있으며, 현재 대구시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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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을 낙엽 속에 묻은 채
다른 한 발은 겨울로 가는 차가운 강물에 담근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쓸쓸한 11월

그래, 11월엔
영혼이 아름다운 그대를 만나고 싶다
맑고 아름다운 영혼이 자신의 짝을 알아보는
영혼이 통하는 그대를 만나보고 싶다
겉모습이 어떻든 영혼의 빛깔이 닮은 사람
그저 멀리서 바라만 봐도
그 영혼 깊숙이 교감할 수 있는 그대를 만나고 싶다

따뜻하고 깊은 영혼이 또 하나의 따스하고 깊은 영혼을 만나
학의 두 다리처럼 적당한 거리를 가진 채
겨울의 강을 건너가는 11월의 오후,
물안개 피어나는
하얀 눈이 덮인 따뜻한 겨울 숲속으로 들고 싶다

나무의 몸이 가벼워지고
햇살이 투명하게 빛나는 11월엔
따스한 영혼이 닮은 그대를 만나고 싶다 ---「11월의 노래」중에서

너와 나
속을 다 내어놓고
빈 마음으로 등을 갖다 대며
서로의 몸을 받아들이지
능숙한 간재비 손에 맛깔진 한 생이 되려나
더러는 사막의 소금밭을 뒹굴기도 하겠지
내 속이 네 속이 되기 위해선
나를 다 비워야 하는 것을
바다 깊이 떼 지어 다니던
너와 나 이렇게 한 손으로 엮일 줄 어찌 알았으리
수천의 옷깃의 인연 지어
여기 지아비와 지어미로 나란히 누워
서로의 반쪽이 되었나
간 쓸개도 버리고
지글지글 구워지는 당신과 한 생이여.

함께 한 방향 바라보기
더러 숨겨둔 가시지느러미 있어
찔리기도 하겠지만
내상(內傷)은 그리 깊지 않으리라
너와 나 속을 비웠으니 ---「고등어 한 손」중에서

처녀지 그곳, 사막에 가고 싶다.

알몸을 드러낸 사막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영원한 건 모래알갱이뿐
어제 만든 구릉도 내일 바람에 옮겨지리니,
태양과 달과 별과 하늘과 모래와 바람이 사는 땅
살같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대지
날카로운 갈퀴를 숨기고 있는,
낮과 밤을 건너 여름과 겨울이 서식하는 곳
태초의 침묵이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바닥을 들여다보게 하는 땅
그곳에 가서 버려둔 나와
침묵 속에 빛나는 눈동자와 대면하고 싶다.
---「시인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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