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줄 알았던 인생의 한 귀퉁이를 어렵사리 찾아낸 것 같다. 작가는 흡사 우리의 삶을 녹여 이 소설을 쓴 것 같다. 안락의자에서 최첨단 영상과 음향으로 무장된 영화를 보는 세대에게 광목포장이 둘러쳐진 가설극장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진다. 찬 이슬 내린 자갈 바닥에 앉아 걸핏하면 끊어지던 낡은 필름이 다시 이어지길 기다렸던 그때를 이 소설처럼 말해 주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575세대니까. 신세대들이 알 수 없는 낭만의 코드를 내가 알고 있으니까.
장세우(명락노인종합복지관장, 세명대학교 겸임교수)
사실상 아웃사이더로 외면받아온 '베이비붐' 세대. 이 시대에 사는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순결과 정숙 그리고 양심의 가치가 부정되고 있음을 안타까워하는 것이 작가와 우리 세대의 외침이기도 하다. 작가는 '첫사랑'에 대한 미적 회상을 통해 첫사랑의 소중한 가치인 양심 회복을 주장한다. 지금 같은 컬러 시대에도 흑백 화보의 가치는 나름의 빛을 발하는 것처럼 작가의 주장 또한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남재건(대전일보사 제작국장)
성대가 아닌 가슴으로 열창했던 소년 같던 청년 '유예일', 그가 가슴 쥐어뜯으며 쓴 것 같은 소설 『겨리』! 내가 그에게 작곡해 줬던 곡 '잊을 수 없는 경아' 악보 위로 작가의 뜨거운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
김성유(조용필의 '사랑의 그림자' 작곡가)
번영과 풍요의 상징이 된 청계천의 곤궁했던 과거를 알고 있다. 그곳의 천막교회로 발길이 닿았던 주인공의 꾀나 깊었을 상처를 짐작해 본다. 이렇게나마 내 어버이들이 살아온 탄식의 세월들과 어렵사리 만난 것 같다. 청소년기에 읽었던 또 다른 제목의 '소나기'를 다시 읽은 것 같다. 부모 자녀 세대와의 소통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부모님께 선물해야겠다. 구멍 숭숭 뚫린 당신들 가슴 위로 긍휼과 아름다운 노을이 깃들었으면 좋겠다.
류환석(대구 동신교회 목사)
가슴 시린 계절에 아려오는 사랑 이야기, 그 속에서 부모님 세대의 아픔들이 묻어나오는 것을 느껴봅니다. 시대를 넘어 전해지는 시리도록 아픈 이 첫사랑에는 너무도 아파서 눈물 나는 그들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시대적 아픔과 상실을 사랑으로 극복하려 했던 부모님 세대의 감정을 깊게,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윤정(가톨릭대 대학원독서교육학과)
아빠, 엄마의 흔적을 몰래 엿본 것 같다. 아니 그 시대를 속속들이 훔쳐본 것 같다. 풍요를 누리며 순간의 감정에만 매몰되어 온 나에게 이 소설이 낯설 줄 알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부모님의 가슴이 이렇게나 휑하다는 걸 몰랐다.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마음이 시리다. 물론 엄마, 아빠만큼일 순 없지만….
양미경(주식회사 R&P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