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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극장

시골 극장

: 글 쓰며 농사짓는 작가 원재길의 산마을 정착기

원재길 | 이랑 | 2015년 06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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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84g | 147*212*20mm
ISBN13 9788998746117
ISBN10 8998746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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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원재길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아주 어렸을 때는 그림 그리기를 워낙 좋아해 이다음에 화가가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때 나라 안팎으로 훌륭한 작가들이 쓴 글을 두루 찾아 읽으며 문인으로 꿈을 바꾸었다. 작가는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고 믿어 연세대 사학과에 들어가 우리나라 근대사를 공부했고, 대학원에선 국문학과에 다니며 현대문학을 공부했다. 스물여섯 살 때 시인이 되어 『지금 눈물을 묻고 있는 자들』 등 시집 두 권을 냈다. 삼십대 중반에 장편소설 『겉옷과 속옷』을 발표하며 소설가가 되었고, 『모닥불을 밟아라』 등 모두 열 권에 이르는 장편소설과 소설집을 냈다. 글쓰기와 책 읽기와 여행, 폭음과 불면과 담배 연기 속에 십여 년 세월이 하룻밤 꿈처럼 흘러가 버렸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면서도 번역에 재미를 붙여, 외국 문학과 인문 서적 백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번역 작업은 지금까지도 이어져서, 가장 가까운 날 옮긴 작품으로는 영국 어린이 책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과 『행복한 왕자』가 있다.마흔두 살 때 가족과 함께 서울을 떠나 강원도 원주로 왔다. 한동안 시골 사는 즐거움에 취해 문학과 담을 쌓고 지냈다. 어느 날 딸내미가 읽던 그림책을 펼쳐든 뒤로 다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싶은 꿈이 되살아났다. 그때부터 동화 『총알 방귀』와 『바다로 가는 합창단』, 이야기 책 『조선의 으뜸 화가 김홍도』 같은 어린이 책 열댓 권을 써서 발표했다. 요즘은 한낮엔 밭에 나가서 땀 흘리고, 저녁때부터는 에세이와 평전을 쓰는 일로 즐겁고 보람차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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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시골에 지을 집으로 흙벽돌집을 골랐다. 낡은 흙벽돌집을 고쳐 작업실로 쓰면서 지내보니, 무엇보다 집 안에서 나는 흙냄새가 좋았다. 아궁이에 불을 많이 땐 날엔 흙냄새가 더욱 짙었다. 게다가 이런 집은 벽으로 공기가 드나들어 건강에 좋을 듯했다. 시멘트 벽돌집이나 샌드위치 패널 집은 벽으로 공기가 잘 드나들지 못하거나 안 드나들었다. 오래된 흙집에서 한 해를 보낸 뒤에, 위쪽 터에 새로 지을 집을 설계하는 일에 들어갔다. 친구 하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문 설계사한테 맡기지 그래?”
내가 빙그레 웃으며 되물었다.
“이렇게 흥미진진한 일을 왜 남한테 넘기지?”--- p.70~71

우리 마을 사람 가운데 예순 살이 넘은 사람이 절반을 넘었다. 일흔 살이면 젊지도 않고 늙지도 않은 나이였다. 어느 집에서 늘 데리고 지낼 일꾼을 찾다가 서울 동대문 어딘가에서 남자를 구해 왔다. 이 사람 나이가 예순넷이었다. 처음 시골에 와서 이웃들에게 인사를 다녔다. 나도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아주 뿌듯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모두 무척 좋아하시더라고요. 마을에 젊은이 하나가 새로 들어와 든든하다면서요.”
우리 마을에서 나이 예순넷이면 어른 대접을 받기 어려웠다. 칠팔십 노인들이 환갑을 넘긴 지 꽤 된 이들에게 말을 건네며, 성씨를 빼고 이름만 부르는 일이 잦았다.
“영남이, 지금 어디 가나?”
“춘식이, 오랜만이네. 식구들 모두 잘 지내지?”
영남이나 춘식이로 불린 이는 칠팔십 노인들 앞에서 담배를 못 피웠다. 저 멀리서 칠팔십 노인이 나타났다 하면 흠칫 놀라며 등을 보이고 돌아섰다. 한참 피우던 담배를 재빨리 땅바닥에 내려놓고 발로 밟았다. 말도 못하게 잘못된 일을 하다가 들킨 것처럼 보였다.
--- p.117

선거일은 동네 축제일이기도 하다. 다른 말로 대동곗날이라고 부른다. 마을회관 아래층에선 부녀회 사람들이 바삐 음식을 만드느라 손이 잘 보이지 않는다.
투표장에서 난장판을 만드는 데 한몫을 톡톡히 한 사람들, 무릎에 올려 맞잡은 손에 힘주며 혀를 내둘렀던 사람들은 모두 회관 아래층으로 들어간다. 한 상 잘 받아 반주를 곁들여 점심을 먹는다.
‘이런 판에 밥이 넘어가요?’
다른 마을 사람들이 보면 그렇게 물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모두 맛있게 잘 먹고 잘 마신다. 웃음소리와 우스갯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얼핏 어떤 갈등도 없고 아주 정겨운 자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리 마을 사람들, 성질 한번 화끈하면서 속이 참 좋다. --- p.149

우리 집 아래쪽에 아주머니가 딸과 함께 사는 집이 있었다. 아주머니는 집 맞은쪽 밭에 밤나무를 키웠다. 봄날 밤나무 밑에 퇴비를 듬뿍 주고, 여름엔 열흘에 한 번씩 낫을 들고 풀을 깎아 주며 밤나무를 돌보았다. 가을이 오면 밤을 주워서 내다 팔아 살림에 보탰다.
밤이 잘 익어 저절로 툭툭 떨어지던 어느 날이었다. 낯선 사람들이 아주머니네 밭에 들어가 밤을 주웠다. 몇 알 재미삼아 줍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저마다 커다란 봉지에 가득 밤을 주워 담았다. 봉지를 새로 꺼내 들고 또 밤을 주웠다.
집 마당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주머니가 용기를 냈다.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여보세요. 그렇게 밤을 많이 주워 가면 어떻게 해요.”
맨 앞에 선 사내가 봉지에 담았던 밤을 땅바닥에 도로 확 쏟아 버렸다. 사나운 목소리로 아주머니에게 받아쳤다.
“에이, 더러워서. 안 가져가면 되잖아요. 시골 인심이 원래 이래요?”
--- p.160~161

아침에 깨어났을 때 다리에서 무언가에 물린 자국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아마도 지네한테 물리지 않았나 싶다. 잠결에 무언가 스멀스멀 살갗 위로 기어가는 느낌에 깨어난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 내 오른쪽 가슴 밑에도 무언가에 물린 자국이 있다. 열흘 전에 잠을 자다가 물렸다. 아침에 깨어나서야 가슴이 따끔거려서 알았다. 마치 누가 손톱으로 할퀸 듯한 자국이 났다.
벌건 자국은 하루 다르게 옆으로 번져 갔다. 나중엔 살갗이 손바닥 너비로 벌게졌다. 하루에도 몇 번씩 누군가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이 일었다. 어떤 때는 바늘 정도가 아니라 송곳에 찔리는 아픔에 신음하며 허리를 구부렸다.
이웃 마을에 사는 소설가 친구도 나와 같은 일을 겪었다. 어느 날 여럿이 막걸리를 마시는 자리에서 지네 이야기가 나왔다. 이 친구가 엉거주춤 일어나더니 바지를 내리고 허벅지에 난 상처를 보여 주었다.
“며칠 전에 자다가 지네한테 물렸어.”
그 집도 우리 집처럼 흙벽돌과 나무만으로 지었다. 가끔 천장에서 지네가 이불로 뚝 떨어진다고 했다. 한 사람이 그 친구에게 말했다.
“입을 꼭 다물고 자야겠네. 지네가 입속으로 떨어져 목젖을 물면 안 되잖아.”
--- p.217~218

일 년 열두 달 날마다 뒷산에 오른다. 기온이 영하 이십 도 가까이 떨어진 날에도,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에도 거르지 않는다. 추울 땐 귀마개 달린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두르고 두꺼운 잠바를 걸친다. 비가 올 때는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고 산에 오른다. 내가 오르는 산길은 그날그날 다르다. 열다섯 개쯤 되는 코스 가운데 하나를 고른다. 어제 걸었던 길을 오늘 또 걷는 일은 드물다. 밤에 잠자리에서 내일은 어디로 갈까 하고 미리 코스를 생각해 둔다. 그때 그렇게 기분이 설렐 수가 없다. 소풍을 하루 앞둔 날 밤에 잠을 설치던 어린 시절 같다. 밤마다 기분이 설레니까 날마다 소풍을 가는 셈이다.
산 능선에 오르면 숨을 몰아쉬며 바위나 나무둥치에 앉아 땀을 식힌다. 저 아래로 내가 사는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찬바람 쌩쌩 부는 한겨울에도 한 시간 남짓 쉬지 않고 걸으면 이마에 땀이 난다. 눈발이 날릴 때는 코앞이 눈에 잡히지 않는다. 바닥에도 눈, 허공에도 눈이다. 배낭을 열고 바위 쟁반에 음식을 차려 놓고 아침 식사를 한다. 소박한 식단이지만 꿀맛이다.
산 능선에 올라 저 아래로 내가 사는 집을 내려다볼 때, 나는 누구이며 내가 요즘 어떻게 살고 있는지 돌아보곤 한다. 저절로 마음을 비우게 되면서 스스로를 낮추고 소박하게 사는 길을 더듬는다.
--- p.285~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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