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9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으며, 1881년에 에든버러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병원을 개원하고 의사로서의 삶을 살다가 1887년 셜록 홈즈가 등장하는 첫 번째 작품 『주홍색 연구』를 발표했다. 1890년 런던으로 이주한 이후, 월간지 [스트랜드]에 셜록 홈즈 시리즈를 연재하기 시작했으며, 이 시리즈가 인기를 끌자 작품 활동에만 전념했다. 오랜 공백기를 거친 후, 1901년 장편 소설 『바스커빌가의 개』를 연재하기 시작했고, 독자들과 평단으로부터 아서 코난 도일의 어떤 작품보다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았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4편의 장편 소설과 다섯 개의 모음집에 수록된 총 56편의 단편으로 완성되었으며, 코난 도일은 1930년에 협심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저자 : 한지윤
1984년 대전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캐나다로 건너갔으며,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번역가 과정을 거치며 문학 번역을 시작했다. 옮긴 책으로 『나는 자유다』, 『노인과 바다』, 『셜록 홈즈 걸작선』, 『위대한 개츠비』, 『너새니얼 호손 단편선』, 『필경사 바틀비』, 『제인 에어』, 『바스커빌가의 개』 등이 있다.
피곤했지만 통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며 억지로 잠을 청하고 있었는데 15분을 알리는 시계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왔다. 죽음 같은 침묵 속에 묻혀 있던 저택이 그나마 조금 살아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그때였다. 갑자기 어디선가 또 다른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여자의 흐느낌이었다. 나는 무시하려고 애썼지만 너무나 비통한 그 울음소리에 침대에서 일어나 그 소리에 귀 기울였다. 그 소리는 멀리서 들려오는 것이 아닌 건물 안에서 나는 소리였다. 약 30분간 나는 온 신경을 그 소리에 집중했는데, 그 울음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저 괘종시계 종소리와 담쟁이덩굴 잎들이 바람과 벽에 닿으며 사그락거리는 소리뿐이었다. -본문89~90쪽
푸른색 한 가운데서 갈색 물체 하나가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이리저리 몸을 버둥거리고 있었는데, 그 긴 목에서부터 내뿜는 끔찍한 울음소리가 황야 전체에 울려 퍼졌다. 스테이플턴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았지만 나는 그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사라졌군요! 늪이 삼켜 버렸어요. 이틀 동안 두 마리, 아니 아마도 더 많이 죽었을 겁니다. 동물들은 건기면 저곳으로 모이거든요. 늪이 그 동물들을 움켜쥐고 삼키기 전까지는 다른 곳과의 차이를 절대 알 수 없지요. 정말 그림펜 늪은 거대하고 끔찍합니다.” -본문 99~100쪽
내 말이 끝나자마자 그자의 모습이 나타났네. 촛불이 타고 있는 바위틈 사이에서 누런 얼굴을 드러냈는데, 검은 욕망이 가득한, 무서운 짐승의 얼굴이었네. 더럽고 덥수룩하게 자란 턱수염과 헝클어진 머리를 한 모습이 꼭 언덕에 굴을 파고 살았던 선사시대 사람 같았지. 발치에 놓인 촛불에 놈의 얼굴이 훤히 드러났는데, 사냥꾼의 발자국 소리를 들은 영악하고 사나운 짐승처럼 눈을 굴리며 주위를 살피고 있었어. -본문 143쪽
왓슨 선생이 쿰 트레이시에 갔습니다. 나는 이게 무슨 뜻인지 한참을 생각해야만 했다. 이 정체불명의 남자가 미행했던 사람은 헨리 경이 아니라 바로 나였던 것이다. 이 남자가 직접 나를 미행하지는 않았으니 그 소년이 이 남자를 대신해 나를 감시했던 것이다. 그러면 이것은 소년이 보낸 보고서이다. 쿰 트레이시에서 온 후로 황야에 들어올 때까지 내가 움직이지 않았기에 특별히 관찰하거나 보고할 내용이 없었으리라. 항상 어떤 기운이 느껴졌던 것은 이것이었다. 헤어날 수 없는 미세한 그물이 우리를 붙들고 있는 느낌을 받기는 했었다. 하지만 너무도 가볍게 그물을 들어 올려서 오직 그물에 걸린 사람이 그 사실을 깨닫게 되는 때는, 그것이 드러나는 그 순간뿐이다. -본문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