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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화원에 비친 햇살

비밀의 화원에 비친 햇살

김순란 | 서조 | 2001년 0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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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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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21g | 153*224*20mm
ISBN13 9788987661162
ISBN10 898766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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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순란
1960년 성주에서 태어나 성주여자고등학교를 거쳐 대구대하교 초등특수교육학과를 졸업했다. 전공에 따라 농아학교인 대구영화학교에서 3년간 교사생활을 하며 장애아들과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눴다. 결혼과 함께 평범한 전업주부의 길로 들어서 일상적인 삶과 부대끼며 한동안은 아동복 가게를 운영하기도 했다.
1990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시집가는 우렁'이가 당선된 것을 계기로 다시금 펜을 가다듬으며 창작열을 사르고 있다. 삶의 기쁨과 쓴맛을 고루 겪은 불혹의 나이에 다시 교사시험에 합격, 현재는 성주초등학교 특수학급에서 눈빛 맑은 아이들과 함박웃음을 나누며 새로운 삶의 장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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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어 편안한 일상이 안온한 평안으로 빠져들게 한다. 정해진 시간에 따라 쫓기 듯 하는 생활 속에서 날마다 허우적대지만, 어느덧 그 마저도 낯익어 망중한을 부릴 여유를 가진다. 다람쥐 쳇바퀴마냥 늘 한 자리에서 같은 일만을 반복하던 생활이 천형처럼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도대체 가슴 설레는 일이 없다는 게 노상 불만이던 적도 있었다. 나이를 먹어간다는 의미일까? 당연하게만 여겼던 낯익은 것들에 대해 새삼 정겨움을 느낀다.

이른 아침 눈을 뜨면 훤해진 창밖을 보며 새날을 확인하고, 옆으로 고개 돌리면 낯익은 얼굴이 누워있다. 결혼이란 인연으로 만나 10년 넘게 한 둥지에 살다보니 벗은 몸조차도 생경하지 않는 온몸에 익은 남편, 엉덩이를 바짝 치켜들고 자는 아들아이, 엄마 품에 안긴 듯 동그랗게 몸을 말고 자는 딸아이, 천사 같은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다 흐뭇함에 겨워 뽀뽀를 한다. 복숭아빛 뺨을 훔치고, 작 깍인 상아같은 이마를 훔치고, 말랑제리 같은 귓불을 훔친다. 품안으로 푹 기어든 아이를 안고 잠시만 하고 여유를 부리다 시간에 휘둘려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p.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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