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붉은 달의 기억

붉은 달의 기억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정가
13,800
판매가
12,4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7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139*197*30mm
ISBN13 9788997471751
ISBN10 899747175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민숙
1966년 남도의 작은 섬에서 태어났다.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연극배우로의 길을 걷다가 뒤늦게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여성들의 사회문제를 모니터 하면서 남자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는 수많은 여성들을 만났다. 남자라는 종족들. 같은 사회를 살아가지만 너무나 다르고 생소한, 남자들의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엉망인 게 인생이라지만, 나는 그 시절 정말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길을 걸었던 것 같다. 빛을 따라 쫓아가면, 어느새 어둠이 형체를 녹여 버렸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길, 어둠 속에서 뒤돌아보면 절망뿐이었다. 내가 걷는 길이 어둠 속 혼돈의 길이라도 가는 게 인생이다. 나는 어두운 길을 너무 열심히 걸어서, 어느 길을 얼마만큼 걸었는지조차 기억해 낼 수가 없다. 다만 기억나는 것은 붉디붉은 달뿐이었다.

정말 내가 아는 거라곤 녀석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과 여자를 엄청 밝힌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나는 녀석이 좋았다.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운전밖에 없는 나를, 놈은 왜 그런지 우리 부대에서 제일 좋아해 주었다. 사령부라는 특성 때문에 돈 많고 괜찮은 친구들도 꽤 있었지만, 녀석은 항상 나와만 다니고 내 돈을 쓰고 자기 돈을 나한테 나누어 주었다.

허름한 시골집 좁은 방 안에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잠들어 있다. 한 여인이 사내아이의 얼굴을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소리를 내지 않고 울고 있다. 여인은 사내아이의 손을 이불 속에 밀어 넣고 서둘러 방문을 열고 나갔다. 사내아이는 문이 닫히는 소리에 깨어 일어났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방문을 열었다. 한 여인이 저 멀리 달빛을 향해 사라지고 있었다. 사내아이는 사라지는 그 여인을 바라보며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리 소리를 내어 울어도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버스는 얼마간 곧게 난 도로를 쉬지 않고 달렸다. 버스란 한 번 올라타면 내릴 때까지는 기사가 가자는 대로 따라가야만 한다. 인기와 함께 다니면서 상호는 가끔씩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후회 섞인 한탄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한 번 선택한 길이기에 끝까지 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말이 좋든 나쁘든 간에.

그녀의 작은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과 맑은 음성, 그리고 그녀의 희고 긴 손가락이 건반을 쓰다듬을 때, 울려 나오는 소리는 마치 상호의 영혼을 몸 바깥쪽으로 끌어당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바다 한가운데에 빠진 것처럼 상호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우적댔다. 그러다가 이내 음악이 만들어 내는 파도에 몸을 맡기며, 곧 흐르는 선율과 하나가 되어 깊고 깊은 바다의 신비를 맛보고 있었다.

나는 아름다움을 모른다. 막연히 멀고 먼 곳에서부터 굽이쳐 오는 강물이나, 땅거미로 파랗게 물든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그런 게 아름답다고 말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다. 아름다움이라는 건 그런 것이 아니다. 이렇게, 지금 여기 보이는 것만으로도 내 가슴이 아파 오는 것. 내 가슴이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빠지는 것. 이것이 아름다움인 줄 이제야 알았다.

녀석을 보내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난 그냥 두고 보기로 했다. 악어는 수족관에서만 기르는 게 아니다. 가끔은 악어에게도 더 넓은 습지가 필요하다. 그러나 언젠가는 내게 돌아오리라. 따뜻한 잠자리와 기름진 음식은 아무 데나 있는 게 아니다. 습지에서 몸이 썩어 가는 고통을 느끼면 돌아오리라. 비열함보다 더 무서운 건 고생이다. 약간은 심통이 난 듯, 못 이기는 체하며 돌아오기를 바란다. 악어야.

지금이라도 문 밖에 나가면 되찾을 수 있지만, 인기에게는 일어날 힘조차 없었다. 어려서는 자신을 두고 떠나간 엄마를 따라 나설 줄 몰랐었고, 지금은 일어날 힘이 없어서 따라갈 수 없었다. 저 문 밖을 나설 때에는 분명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러면 은혜는 더욱 상실감에 휩싸여 아파하겠지. 가엾은.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10.0점 10.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4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