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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바람의 딸

: 감성소설 부문 수상작

제1회 디지털문학대상-01이동
이금조 | 실천문학사 | 2001년 02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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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3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9204058
ISBN10 893920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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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금조
1971년 부산 출생. 1995년 프랑스로 유학, 1998년 파리패션학교 스튜디오 베르소를 졸업하였다. 런던 Saint Martin Art & Design college에서 'Fashion design & Marketing' 과정을 수료하였고 현재 패션디자이너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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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그녀를 노려보던 그가 즐겁다는 듯 짧은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떼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그의 눈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고집이 센 계집이로군. 겁이 없기도 하고. 내 앞에서 눈을 똑바로 뜨고 쳐다보다니. 내가 두렵지 않나?'
'당신은 두렵지 않아요. 내가 두려운 건 하늘이죠.'
--- p.31
아리는 밤하늘에 무수하게 박힌 별들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별구경을 하는구나. 그도 지금 이 별을 보고 있을까.

방금 전 저녁을 마치고 각자 잠자리를 편 사내들은 보초를 남기고는 이미 다 잠에 빠져들었다. 지나친 여정으로 지친 그녀의 몸은 음식을 쉬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아기를 생각해서 조금이라도 먹으려 애썼다, 유하가 있었다면 걱정해서 주위의 모든 사람을 다 괴롭혔을 거야. 그를 생각하자 그녀의 파리한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아명은 지극정성으로 그녀를 돌봤다. 부드러운 음식을 챙겨주었고, 그녀의 잠자리를 봐주었으며 그녀가 추울까 봐 자신의 몫으로 받은 털가죽까지 그녀에게 양보했다. 가을밤의 노숙은 장정들에게도 힘든 것이었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에 떨면서도 아리는 아명이 걱정되었다. 자신도 이렇게 추운데 겉옷만으로 버티는 그가 안쓰러웠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그녀에게서 털가죽을 돌려받기를 거부했다. 그 모습을 보고 여연이 한마디했다.

"흥, 눈물나는군. 정성이 갸륵하지 않아? 어때, 저 애 소원 한 번 들어주는 게. 아직 어려 기교는 무시후 나리 정도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사내니 구실은 하겠지."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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