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운명은 우연인가.
아니면 필연인가.

우주가 창조되고 인간이 탄생하면서 두고두고 의문부호가 그려지는 것은 바로 인간에게 운명이 어떤 것이냐에 있다고 보아도 가히 지나친 말이 아니다.

왜 이러한 화두를 내놓는가. 모택동의 아내 강청이 문화대혁명의 주인공이 되는 과정이 너무 의외적이었기 때문이다. 강청은 아무렴 혁명체질이 아니며 그저 한낱 영화배우였을 뿐이다. 또 허약한 몸이어서 늘상 잔병의 연속이었다. 그러니까 정치에는 관심도 없었고 지향할 처지도 아니었다. 국가주석이며 남편 되는 모택동은 그녀가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걸 원치 않았다. 여자를 즐기는 호색의 사나이로서 그저 잠자리의 좋은 동반자이기만을 바랐었다.

그러한 강청이 3천만 명이 넘는 인물이 처형되고 5천년 중국 역사를 30년 이상 후퇴시켜 버린 대혁명의 주인공이 되었으니, 거기다가 측천무후와 같은 중국대륙의 여황을 꿈꾸다가 옥사당하는 비극의 운명으로 마침표를 찍었으니 어찌 운명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쩌면 중국 문화대혁명의 하이라이트는 강청의 부침이나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밀레니엄 연초 전국무총리가 도쿄구상을 마치고 던진 귀국일성이 큰 충격을 주었다. <br/>'산케이신문에서 발간한 모택동 비록을 보라'<br/>이 한 마디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언론계에까지 하나의 화두가 되었다. 총선을 앞두고 한 치앞을 내다볼 수 없었던 시계제로 시점이었기에 더욱 궁금증을 더해 주었다.<br/>이미 30년이 지나버린 사건이었던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홍위병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이었을까.<br/><br/>일본 산케이신문에서는 중국에서 발간했던 250여종의 자료를 종합해서 재조명했던 것인데 베스트셀러까지 되는 마오(毛)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모택동 비사>의 저자 주치호는 이 땅에서 마오(毛)식의 권모술수와 지하공장이 있어서는 비극이라는 견해를 던져 놓았다. 소련 스탈린이 뿌려놓은 악의 씨가 모택동의 중국으로 수출이 되었고 이제 어느 땅에서 싹이 트이게 될 것인가?<br/><br/>역사는 반복되는 속성이 있고, 사상과 이념은 전염병처럼 전파되는 것이어서 마오(毛)의수법이 어디선가 발을 붙이게 될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이 글은 백신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대에 똑 떨어지는 힘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른다. 문학평론계뿐이 아니고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비평을 해주는 이유가 저자의 시각에 공감하기 때문이 아닐까.<br/><br/>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면서 문학평론가로 활약하고 있는 구인환교수는 이렇게 말한다.<br/>'나는 625전쟁을 체험한 세대이다. 1950년 6월 27일 학교에 나왔다가 북괴군의 총성을 듣고 고향으로 피난길에 올랐었다. 그 과정에서 직접 체험했던 일이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다. 홍위병의 문화대혁명은 마치 내가 겪었던 625체험과 너무 유사해서 전율이 느껴진다. 특히 필자가 소설기법으로 기술하여 리얼리티를 극대화하고 있다. 모택동을 비판한 점이 공감을 더하게 한다.'<br/><br/>소설기법은 사실 그대로 서술되기를 거부한다. 작가의시각을 통해서 새롭게 부활을 시킨다. 그 부활은 일방적인 찬양이나 미화를 터부시한다. 전경북대총장이며 문학박사인 천시권은 작품의 다양한 어휘를 찍어냈고 <현해탄은 알고 있다>의 극작가 한운사는 휴머니즘 추구에 눈길을 주고 있다. 모스크바대 교수이며 경제학박사인 유광모는 일본산케이신문사 발행본을 읽었었다며 본 작품이 차원높은 기록문임을 평가하고 있다. 시인 이재화는 모택동의 최후를 허무하다고 평하며 우리현실과 유사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