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성장하는 사람 나무’라고 할 수 있다. ‘人(사람 인)’은 대략 35개의 기본 부수를 파생시켰고, 이 부수들은 다시 500여 개의 한자를 파생시켰다. 여기에는 아기, 어린이, 성인, 노인에 관한 한자도 있고, 여자에 관한 한자도 있으며, 각종 자세를 취한 사람에 관한 한자도 있다. ---「한자나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 : 18쪽」중에서
‘한자나무’는 나무 모양의 그림으로 한자의 파생 관계를 알려준다. 이 관계도를 이용하면 외국인이나 아이에게 한자가 파생되어 만들어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할 수 있다. 한자나무는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한자의 발전 맥락은 물론 부수까지 배울 수 있는 도구이고, 더불어 중국 문화의 정수까지 맛보게 해준다. 독자들은 한자나무를 통해서 모든 한자의 부수가 가지는 뜻을 알 수 있고, 또한 한자에 숨어 있는 고대 문명을 이해할 수 있다. ---「한자나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 : 20쪽」중에서
한나라 때 옛 서체 대신에 예서(?書)를 본격적으로 쓰게 된 이후에 갑골문(甲骨文), 금문(金文)에 있는 그림의 뜻이 많이 사라졌다. 때문에 갑골문과 금문을 본 적 없는 동한(東漢)의 문자학 권위자 허신(許愼)은 《설문해자(說文解字)》(이하 《설문》)를 쓸 때 적잖은 실수를 저질렀다. 2000여 년 동안 중국인들은 날마다 한자를 읽어왔지만 대부분 하나의 큰 한자를 구성하는 여러 개의 작은 한자들의 뜻을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은 중국인들이 오랫동안 가져왔던 한자에 대한 궁금증을 체계적으로 풀이했다.---「한자나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 : 20쪽]
2000여 년 동안 지속된 한자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필자는 과학기술과 열정으로 10여 년 동안 옛 한자들을 광범위하게 비교 분석해 마침내 옛 한자들이 가졌던 뜻을 확인하고 일련의 한자나무를 만들어냈다. 이밖에 독자들이 한자만 봐도 뜻을 알 수 있게 그림으로 된 한자를 개발했다. 책 속의 ‘그림 문자’는 독자들이 한자의 뜻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갑골문 및 금문에 있는 부호로 만든 것이다. 그림 문자는 옛 한자들에 있던 부호의 뜻을 그대로 살렸고, 옛 한자들 사이에서 일치하지 않는 것은 사용하지 않았으며, 현대 한자와 자형이 비슷해 옛 한자와 현대 한자를 동시에 알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한자나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 : 20~21쪽」중에서
예를 들어 ‘方(방위 방)’은 자주 쓰이는 한자이지만 기원에 관한 설은 분분하다. 동한의 허신은 《설문》에서 ‘方’을 두 대의 배가 나란히 놓인 것이라고 해석했지만 갑골문, 금문 등의 자형은 전혀 다르게 생겼다. 근대에 일부 학자들은 ‘方’을 흙을 파는 삽이라고 해석했지만 뒷받침하는 근거가 없다. 어떤 학자는 멜대를 멘 것이라고 해석하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사각형을 그리는 도구라고 해석하는데, 조작 방법을 설명하지 못한다. 허신 이후에 ‘方’은 이렇게 많은 학자들을 곤란한 상황에 빠트렸다.
‘方’은 무엇일까? 선진시대의 사서(史書)를 보고 다시 갑골문, 금문, 전서를 대조하면 ‘方’이 ‘국경 밖의 사람들’을 가리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해석은 ‘方’이 포함된 한자 및 사서의 기록을 합리적으로 만들어준다. 주나라 고전의 기록에 따르면 상나라 사람들은 변경 밖에 사는 민족을 ‘方’이라고 불렀다. 예를 들어 당시에 북방 민족은 귀방(鬼方), 토방(土方), 서방 민족은 강방(姜方), 동방 민족은 인방(人方)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方’은 이웃 국가의 사람들을 가리킨다. ‘方’의 갑골문은 ‘人(사람 인)’ 위에 가로획을 하나 더해 변경에 사는 사람임을 나타냈다. ---「한자나무에 대한 간단한 소개 : 25쪽」중에서
巳(뱀·태아 사): 태아 또는 신생아
갑골문부터 전서까지 모두 머리만 있고 사지가 없는 생물을 묘사했는데, 손발이 포대기에 싸여서 머리만 있고 손발이 없는 신체로 표시했다. ‘巳’의 뜻에서 包(쌀 포), 妃(왕비 비), ?(아름다울 이), 祀(제사 사), 起(일어날 기)가 파생되었고, 이 다섯 개의 한자는 모두 아기와 관계있다. ‘巳’는 단독으로 쓰일 때 시진(時辰, 옛날의 시간 단위) 중의 하나인 사시(巳時)를 나타낸다. 오전 9시에서 11시까지를 가리키는 사시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기에 가장 적합한 시간대이다. [제1장 人한 : 31쪽」중에서
孟(맏 맹): 대야에서 목욕하는 아이
중국 역대 왕위 계승자는 주로 적장자(嫡長子, 정실이 낳은 맏아들)였고, 이 방식은 상나라 후기의 제왕들이 만들었다. 왕위 계승자인 장자는 비교적 많은 특권을 가졌다. 예를 들어 장자는 제사를 지내는 대표권이 있어서 제를 올리기 전에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고대 중국인들은 물이 부족한 북쪽 지역에 살았기 때문에 농작물도 가뭄을 잘 이기는 보리를 심었고, 목욕 또한 자주 하지 못했다. 따라서 대야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하는 사치스러운 향유는 거의 장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옛 사람들은 孟(맏 맹), 仲(버금 중), 季(끝·계절 계)로 삼형제나 달의 순서를 나타냈다. 예를 들어 공자의 형은 첫째라서 이름이 맹피(孟皮)였고, 공자는 둘째라서 이름이 중니(仲尼)였다. 《설문》은 ‘孟’을 ‘첫 번째 순서’로 풀이했다. ---「제1장 人 : 50~51쪽」중에서
사람이나 동물의 외모는 어떻게 묘사할까? 길짐승은 몸은 긴 털로 뒤덮였지만 얼굴 부분은 털이 짧다. 사람도 다른 부위는 모두 옷에 가려지지만 얼굴은 밖으로 드러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白(흰 백)’으로 얼굴을 표현하고 ‘?’(모양 모)를 만들었다. 그럼 나쁜 사람의 얼굴은 어떻게 묘사했을까? ‘나쁘다’는 추상적인 개념이지만 현명한 옛 사람들은 나쁜 인상으로 험악한 사람을 재치 있게 암시하고, ‘兇’(흉악할 흉)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남은 도전 과제가 있었으니, 귀신의 얼굴은 어떻게 묘사하나였다. ---「제2장 사람의 자세 변화 : 81쪽」중에서
服(옷 복): 사람을 잡고(又) 배(舟)에 태워 노예(?)로 삼다
상나라는 무수한 이민족을 정복했고, 전쟁에서 패하고 포로로 끌려온 각 지역의 오랑캐는 상나라에 압송된 뒤에 노예로 살았다. 사서(史書)에 따르면 상나라의 주왕은 70만 명의 노예 대군을 가졌고, 《좌전(左傳)》에도 “주왕은 억조의 오랑캐를 가졌다”라고 나온다. 노예는 주로 귀족을 위해서 일하거나 높고 화려한 궁전을 지었다. 그럼 이 많은 노예들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
갑골문 금문은 모두 노예를 잡아 배에 태운 것을 표현했다. 그래서 ‘服’은 ‘사람을 굴복시키다’라는 의미를 낳았고, 이땐 정복(征服), 복종(服從) 등의 표현에 쓰인다. 또한 정복한 이민족들이 저마다 독특한 옷을 입은 점 때문에 ‘의복’이라는 의미도 낳았다. ‘服’의 자형은 예서(?書) 때 ‘舟(배 주)’를 ‘月(달 월)’로 간단하게 만들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제2장 사람의 자세 변화 : 89, 92쪽」중에서
放(놓을 방): 손에 채찍을 들고(?칠 복) 사람을 국경 밖 이웃 국가(方방위 방)로 몰아내다
《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순임금은 어질고 후덕하게 천하를 통치했고, 사형 대신에 유배를 보냈다. 《상서》 〈순전(舜典)〉에도 “공공을 유주로 내쫓고, 환두를 송산으로 내쫓았다”라고 나온다. 《설문》은 “放은 내쫓는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제2장 사람의 자세 변화 : 159쪽」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