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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과일가게

행복한 과일가게

이명랑 | 샘터 | 2001년 03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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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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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06쪽 | 40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46413221
ISBN10 894641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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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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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명랑
낮에는 수완 좋은 과일 장수로, 밤에는 작품에 몰입하는 소설가로 살아가는 조금은 '특이한' 이력의 이명랑은 1973년 서울 영등포에서 태어나 1999년 이화여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97년 문학 무크지 '새로운' 제1호에 '에피스와르의 꽃' 외 2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다양한 체험과 풍부한 서사성을 바탕으로 삶의 허위와 진실을 날카롭게 포착해 내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시장 사람들의 아이로 자라고 어른이 되어 시장에서의 삶을 기쁘게 선택한 그녀는 과일가게를 하면서 고향사람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다. 끊임없이 솟아나는 삶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 거침없는 입담과 솔직함,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 대담성과 한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부지런함, 처음 만난 사람을 압도하는 매력 등 그녀가 갖고 있는 성격의 모든 면들이 시장 사람들에게서 물려받은 유산 같은 것이다. 무뚝뚝하지만 속 깊은 남편을 만나 얼마 전 두 아이의 엄마가 됐으며 대학원까지 나와 사치스런 장사냐는 주위의 불평을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그녀, 오늘도 영등포 시장에가면 사람들 틈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이명랑을 만날 수 있다.

1998년 장편소설 『꽃을 던지고 싶다』를 펴냈으며 현재는 본업으로 돌아가 소설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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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돌아와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갈 때까지 엄마의 식당에서, 형부의 과일가게에서 접하게 되는 시장 사람들의 소박하지만 거친 입담과 투박한 행동들, 과사무실 조교로 근무하면서 모시던 교수님들의 정제된 언동, 같이 근무하는 다른 조교들의 사근사근한 말투와 얌전한 걸음걸이, 나는 그렇게 하루에도 너무나 다른 두 세상을 여과도 없이 건너다녔다. 그러면서 내 몸에 밴 시장 사람들의 냄새를, 투박함을, 내 혈관을 타고 흐르고 있을 가난의 찌꺼기를 모두, 온전히, 몰아내 버리자고 얼마나 이를 악물었는지 모른다. 하루 여섯 시간, 목이 쉴 때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번 아르바이트비로 다른 조교들이나 대학원생들이 들고 다니는 것과 똑같은 메이커의 핸드백과 외제 화장품을 사기도 했다. 내가 향유해 보지 못한 문화, 그 문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라 온 사람들과 같아지려는 노력, 그것은 눈물겨웠지만 결국 나는 실패하고 말았다. 나는 나를 조금도 변화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 p.
최서방과 박스 할머니

시장에 나와 과일 장사를 시작한 뒤로 내가 자주 듣는 말은 두 가지다. '닥치면 다하는 거죠.'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일이여,'라는 말이다. 언뜻 들으면 부정적인 말로 들리지만. 시장시림들의 삶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나와 같은 줄에서 소매를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최서방 이라는 아저씨가 있다. 어찌나 말랐는지 최서방이 걸어다니는 걸 보면 나무 젓가락 두 개가 맨 땅에 헤딩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돈복이라고는 하나도 없게 생겼다. 그런데 그 생김새와는 달리 우리 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사람이 바로 이 최서방이다. 최서방이 시장에 나와 장사를 하기 시작한 건 4년도 채 되지 않았다. 전기 기술자였던 그는 IMF가 닥치자 실직을 하게 되었고 그날도 소주병 하나를 옆구리에 끼고 시장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며칠째 밥도 못 먹었다는 최서방에게 그럼 우리 가게 앞에 서 소매라도 해 보게 하고 조건 없이 자리를 내 준 사람은 중매인 황씨 아저씨였다.

한때는 기술자였다가 어느 날 갑자기 거지꼴이 되었다가 오늘은 또 과일 장사꾼이 된 최서방. 그 뒤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 일이여'란 말은 최서방의 입버릇이 되었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아무렇게나 살자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사람 인생이니까 오늘 열심히 일해서 많이 벌어 둬야 한다는 것이 최서방의 인생 신조다. 그래서 그런지 최서방은 여름이고 겨울이고 언제나 딱 두 시간만 잔다. 잠잘 시간이 어디 있냐는 거다. 소매를 해도 새벽 일찍 나와 시장을 한 바퀴 돌아다녀 봐야 오늘 시세가 어떤지, 누구네 과일이 제일 싸고 좋은 지를 알 수 있다는 거다.

최서방은 나만 보면 이렇게 말한다. “이놈의 시장이란 데가 나만 부지런하면 밥은 먹고 살어.' 그러면 또 나는 속으로 ‘밥만 먹고살기는, 아저씨는 벌써 집이 두 채나 된다면서.' 하고, 나도 내일부터는 새벽 일찍 나와 봐야겠다고 손목시계의 알람을 맞춰 놓는다. 우리 시장에는 이 최서방과 쌍벽을 이루는 사람이 한명 있는데 바로 “닥치면 다하는 거죠.'라는 말의 원조인 박스 할머니다. 가정부를 둘씩이나 두고 살았던 할머니라서 그런지 박스 할머니는 참 곱게도 늙으셨다.

이 할머니는 박스를 주우러 와서도 '이거 좀 가져가 될까요?' 하고 정중하게 허락을 구하고 가져가신다. 박스 속에 쓰레기나 과일 썩은 것들이 들어 있으면 길바닥에 붓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져온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꼭 쓰레기까지 가지고 간다. 비록 쓰레기나 다름없는 박스를 주워서 먹고사는 할머니라고 해도 그 행동 하나 하나가 그렇게 정숙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시장사람들이 박스 할머니를 대하는 태도는 참 깍듯하다. 이제는 일부러 박스를 모아두었다가 할머니가 오면 달려 나가서 주기도 한다.

어느날인가시장사람중에 누가박스 할머니에게 이런 일 하실 분으로는 안 보이는 데 어쩐 일이냐고 묻자 할머니는 씽긋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닥치면 다 하는 거죠.' 그날, 박스들을 비닐 끈으로 묶어서 머리에 이고 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박스 할머니의 말처럼 닥치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내가 체면이 있는데, 옛날에는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과거사를 들먹거리며 푸하고 있어 봐야 아무 것도 나아지는 것은 없다. 내일 또 오늘처럼 울고 앉아 신세한탄만 하 있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당장 일어나 닥치면 다 하는 거다, 소매를 걷어붙여야 할 것이다.

말 그대로 닥치면 무슨 일이든지 다하겠다는 사람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들에게 주어진 오늘 하루에 그 누구보다도 충실한 사람들. 그래서 여기 영등포 시장 사람들은 서울에 살고 있는 다른 어떤 이들보다 일찍 자리에서 일어난다. 오늘도 또 하루, 시장의 이른 아침이 그들과 함께 시작되고 있다.
--- p.41-44
중매인들 중에 누가 마감을 못하고 쩔쩔매기라도 하면 친형제도 보증은 서 주지 않는다는데 이건 보증을 서 주는 정도가 아니라 돈놀이하는 아줌마들에게는 엄마가 급히 쓸 일이 있어서 빌리는 것으로 하고 달라 빚을 얻어 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몇 번이나 돈을 떼였는지 모른다. 그런데도 엄마는 사정이 딱한 사람들만 보면 외면할 줄 모르니 정말 큰일이다.

평상시에는 밥 한 상 시켜 먹지 않다가도 마감 때만 되면 우리 엄마에게 돈 좀 어디서 구할 수 없냐고 사정하러 오는 인간들, 밥은 딴 식당에서 시켜 먹으면서 자기네 가게에서 고기를 구워 먹거나 라면을 끓여 먹을 일이 있으면 공짜 김치를 얻으러 오는 인간들, 자기네 돈은 십원도 아까워서 절절매면서 우리 엄마 돈은 돈이 아닌 줄로만 아는지 복숭아 철에는 우리 식당 수돗물로 몇 상자나 되는 복숭아를 씻어가더니 이제는 세차비 절약한다고 차까지 닦는 인간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막걸리 한 병씩 몰래 몰래 마시고 가는 인간들, 이런 염치없는 인간들을 위해서 우리 엄마가 왜? 왜 미쳤다고 이 고생을 하면서 앞으로도 계속 식당을 해야 하냐구!
---p.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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