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사건과 인물 군상이 집약된 춘추전국시대, 거대한 ‘중국’의 기틀이 마련된 시대를 통찰하다!
춘추전국시대란 기원전 770년 주(周)나라가 융족에게 밀려 동쪽 낙양(낙읍)으로 옮겨온 시대부터 진(秦)이 전국을 통일한 기원전 221년까지 대략 550년의 기간을 말한다. 중국의 역사는 상(商)나라에서 시작되어 주나라와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며 거대한 제국으로 발전했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면서 황하를 비롯한 큰 물줄기들 주위에는 강력한 중앙집권제 국가들이 탄생했다. 또 노예를 대신하여 일반 백성들이 생산을 담당하는 농업국가의 기틀이 마련되고 국가 규모의 조세체계와 상비군이 탄생했다. 전국시대 말기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진(秦)이 경쟁자인 6국을 흡수하여 최초로 통일제국을 이루었고, 한(漢)이 이를 계승하여 오늘날 우리가 ‘중국’이라고 부르는 거대한 몸체가 탄생했다. 춘추전국시대가 ‘중국’이라는 거대한 뼈대가 탄생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며, 그 뼈대 위에 이후 역사의 살이 덧붙여져 오늘날의 중국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춘추전국이야기》는 열국의 치열한 각축과 흥망성쇠를 거시적인 흐름에서 조망한다. 끊임없이 대립, 융합, 발전하는 춘추전국의 시대상이 치밀한 현장답사와 자료 고증을 통한 저자의 노력으로 오롯이 담겨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와 미래를 통찰하는 안목을 기르고, 또한 인생의 영욕과 애환,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내는 세상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전국시대의 유세가들, 합종연횡의 전략으로 천하의 판세를 가르다 나날이 치열해지는 전국칠웅의 천하 쟁탈 과정에서 각국의 군주들은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자 했으며, 이를 잘 활용할 인재를 구하려고 애썼다.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인재로 등용될 수 있었기에 기반 없는 선비들에게 격동의 전국시대는 기회의 무대였다. 《춘추전국시대 8》은 6국 대 진(秦)의 대결 구도가 본격적으로 펼쳐진 전국시대 중후반, 뛰어난 정보력과 전략으로 군주들에게 유세하며 이름을 떨친 유세가들의 활약을 살펴본다. 유세가들은 ‘객경(客卿)’, 즉 손님으로 왔지만 경의 대우를 받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자국의 지형과 형세를 관찰한 후 그 정보를 유세 대상에게 팔면서 부와 명성을 쌓았다. 이들 중 충신(忠信)을 갖추고 각국에 위세를 떨친 대표적인 유세가로는 소진과 장의를 꼽을 수 있다. 주나라 출신 소진은 진(秦)의 공격에 6국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합종’을 내세웠다. 그는 여섯 나라가 종(縱)으로 서로 화친하여 진에게 대응하면, 위기에 처한 나라의 지형을 이용해 구원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패업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소진과 라이벌 관계인 위나라 출신 장의는 진으로 넘어가 6국을 끝장낼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진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직접 6국을 돌며 협잡과 속임수를 적절히 사용해 합종을 끊고 진과 협력할 것을 내세웠는데, 결국 합종을 격파하고 진이 더 강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밖에도 거물 정치인 제나라 맹상군, 개혁군주 조나라 무령왕, 연나라에 패자의 희망을 안긴 군사전략가 악의, 덕이 부족해 패망한 제나라 민왕 등 치열한 외교전 속 인물들의 활약상을 통해 6국의 몰락 원인과 진이 패자로 등극하게 된 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진은 어떻게 전국칠웅의 강자로 도약할 수 있었나 진이 전국칠웅의 우두머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일관성 있는 용인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진은 인재를 쓸 때 출신 지역을 따지지 않았고, 본국에서 쓸 인재는 반드시 군공으로 검증했으며, 사람을 쓰지 못할 경우에도 그의 책략을 버리지 않는다는 세 가지 원칙을 고수했다. 그리하여 상앙?공손연?장의?진진?감무?누완?위염?범저 등 실력 있는 외국 출신의 인재들을 흡수해 타국보다 군사력이나 정보력에서 앞설 수 있었다. 진이 전국시대 초기부터 강국이었던 것은 아니다. 약소국으로 평가되던 연이 한때 진과 버금간다고 평가되던 제를 멸망 직전으로 몰아넣은 것처럼, 몇 나라는 크고 강해질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전국칠웅의 결합은 수많은 경우의 수를 세어야 했다. 합종은 엄격한 상호불가침 협약이 필요한 ‘할거(割據)’를 전제로 했다. 하지만 6국은 이익관계 앞에서 이합집산하는 결과로 그치고 말았다. 반대로 진이 주도한 연횡은 천하를 하나로 합친다는 ‘일통 사상’이 깔려 있었다. 각국의 이익을 따지는 경우의 수가 적은 연횡은 쉽게 와해되지 않았고, 그 결과 진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원칙 없이 이익부터 찾는 국가는 결국 쉽게 망한다 지도자는 위기에 닥치거나 이익을 앞에 두고 경거망동해서는 안 되며, 상황에 따라 나라의 정책을 쉽게 바꿔서도 안 된다. 무한 경쟁의 전국시대에는 쓸데없이 싸워 힘을 빼는 국가가 먼저 망했다. 힘에는 힘으로 돌려준다는 식으로 원칙 없이 전쟁을 일으킨 국가 또한 기강이 무너져 망하고 말았다. 합종을 지속하지 못한 6국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음에도 이익 앞에서 이를 무시했고, 내정을 단단하게 지키지 못해 패망을 자초했다. 그 예로 초나라 회왕은 장의에게 속고 난 후 성급하게 위나라에 원정군을 보냈다가 대패했으며, 제나라 민왕은 제2의 합종으로 제나라의 부흥을 꾀했던 맹상군을 의심하고 반역자로 몰아세우다 자신의 교만함으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조나라 무령왕은 호복기사(胡服騎射)를 앞세워 20년 가까이 열국과의 전쟁에 얽히지 않고 중산 및 북방을 개척했지만,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과정에서 우유부단함을 보이다 대신 이태에 의해 비명횡사했다. 이처럼 나라를 지탱할 때는 외정은 부수적인 것이고 내정이 근본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복잡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내정을 튼튼히 지킨 나라만이 결국 천하의 주도권을 잡게 된다는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