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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건너왔다

한 사람을 건너왔다

: 사진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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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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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7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53*224*20mm
ISBN13 9791195532711
ISBN10 119553271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길상호
1973년 충남 논산의 시골 마을에서 5남 5녀 중 아홉째로 태어났다.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시집『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눈의 심장을 받았네』를 출간했다. <현대시동인상> <이육사 젊은시인상> <천상병 시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안양예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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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이름도 붉다
‘붉다’라는 단어는 참 많은 심상을 담고 있다. 대낮부터 소주병과 함께 마루에 드러눕던 외삼촌의 얼굴도, 밤새 잠을 설치게 만들던 아기 고양이의 울음도, 몸살을 앓는 듯 좀처럼 열이 내리지 않던 고흐의 붉은 포도밭도 모두 이 단어 속에 깃들어 있다. 지독하고 간절하고 아픈 색깔, 그런데 이름부터 붉은 나무가 있다. 바로 ‘붉나무’ 다.

처음으로 이 나무를 알게 된 건 중학교 시절이다. 학교에선 가을마다 시화전을 열었는데, 어느 해인가는 국어 선생님의 아이디어로 나뭇잎에 시를 써서 전시하기로 했던 것. 시화전 준비를 위해 올라간 뒷산에서 유난히도 붉게 물든 나뭇잎이 눈에 들어왔다. 잎 모양이 옻나무인가 싶어 만지기 겁이 나기도 했지만, 그 붉은 색감은 도무지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나무, 이름을 알게 되고부터는 가을마다 마음에 가장 강렬하게 단풍이 드는 나무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 나무는 이름만 특이한 게 아니었다. 열매 껍질에 흰색 가루가 덮이는데 그 짠맛 때문에 소금 대용품으로 쓰인다는 것도, 나뭇잎에 혹처럼 벌레집이 생기는데 이를 오배자(五倍子)라 하여 이질이나 설사 치료약으로 쓰인다는 것도, 그리고 일본에서는 죽은 사람의 관에 넣는 지팡이나 시체를 화장한 뒤 뼈를 줍는 젓가락으로 사용한다는 것도…… 인간의 삶에 또 죽음에까지 이리 뜨겁게 손을 내미는 나무가 또 있을까! 알면 알수록 신비롭기만 했다.

어쩌면 어린 시절에 만났던 그 붉나무는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인지도 모른다. 앞으로 시를 쓰려면 삶과 죽음을 관통할 만큼 붉게 살아가라고. 그래서 시가 잘 되지 않는 날 나는 “붉나무 붉나무 붉나무” 그 붉은 나무의 이름을 읊조려본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지독하고 간절하고 아픈 이야기들이 배어나와 노을처럼 문장을 물들일 것 같아서. --- p.114

#55. 푸른 창
빈집의 창은 이제
어떤 풍경도 보고 싶지 않습니다.
눈에 밟히는 것들마다
당신의 체취가 묻어 있어서
마음만 더 허전합니다.
그 마음을 아는지
담쟁이가 푸른 손을 펴
빈집의 눈을 가려줍니다.
오래 앓아 뜨거웠던 유리의 이마가
오늘은 서늘합니다.
--- p.134

#49. 빈집

마룻바닥에 눌어붙은 먼지가 빈집의 주인이 되었다. 그러므로 그 집의 울음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종종 귓속에 쌓이는 흙먼지를 긁어내야 한다. 이 집에서 먹이를 찾으려던 거미는 거미줄 가득 달라붙은 먼지를 떼어내다 말고 떠나가버렸다. 담장 위로 집 안을 훔쳐보던 나팔꽃도 쉼 없이 내려앉는 먼지에 입을 비틀어 닫았다. 쉬어가려 들렀던 바람도 그새 시커먼 입술을 하고 퉤퉤 마른침을 뱉는 집. 오늘 나와 통화를 한 당신도 한동안은 뿌연 먼지에 시달릴 것이다. 내가 허물어져가기 시작한 빈집이었으므로. --- p.112

#93. 누군가 뒤에서
집으로 향하는 골목길 누군가 계속 뒤따라온다. 발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뒤돌아보아도 그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온몸이 그의 존재를 직감한다. 걸음을 서두르면 그도 속도를 내고 멈칫, 걸음을 멈추면 그도 속도를 죽인다. 가로등이 멀어질 때마다 두려움이 바짝 달라붙는다. 긴장 탓에 풀어진 다리로 집 앞에 도착해 바닥을 내려다본다. 거기 여러 겹의 검은 내가 나보다 더 두려운 얼굴로 누워 있다.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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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시를 쓴답시고 천둥벌거숭이처럼 방황하던 시절에 그의 첫 시집을 만났다. 시간이 흘러 그의 지척에 있게 되었을 때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시집과 시인의 실물을 번갈아 바라본 것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아는 ‘길상호’는 시와 노래와 삶에 대한 겸양이 한몸인 사람이다. 그와 함께 길을 걸으면 내가 모르던, 무심히 밟고 지나친 식물들의 이름이 새롭게 돋아났다. 그 세심한 보폭을 따라간 곳에서 같이 술잔을 기울이다 노래를 들었다. 앞 사람의 기색은 아랑곳하지 않고 매우 처연하고도 맑은 음색으로 부르던 〈찔레꽃〉. 다음 날 그는 그것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이 책은 그가 바람의 마음을 읽던 옛 기억의 울안에서 건넨 첫 번째 열쇠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생명의 움틈을 기민하게 살피는 이만이 가질 수 있는 계절이 있다. 누군가 남기고 간 마음으로 꽃의 눈물을 읽고, 나이테마다 노래를 덧대는 나무 한 그루가 마당에 우뚝하다. 이것은 옹이가 생길 적마다 따순 밥에 간장을 얹어 먹고 길을 떠나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정갈한 빗금이다. 그리하여 나는 아주 오래전에 그가 알려주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데도 짐짓 또 묻고야 마는 것이다. 질문을 해야만 한사코 노래를 한 기억이 없다는 빗금의 계절로 들어가는 열쇠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찔레꽃은 언제 피나요?

이은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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