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사토씨가 좀 놀랄지도 모를 얘기를 해보지요. 지금까지 미국 경제 이야기를 하는 동안 '산업'이라는 말을 몇 번 썼는데 좀 심하게 부풀려 말하면 미국 경제학에는 '산업'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S 미국에 산업이라는 말이 없다구요?
T 우선 '업계 단체'라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곧 시장이 있고 그 위에 기업이 있지요. 극단적으로 말하면 그것뿐입니다. 일본의 '통산산업성'처럼 '산업(Industry)'이라는 이름이 붙은 관청이 미국에는 없습니다. Department of Commerce, US Trade Representative…… 무역이나 상업 같은 개념은 있지만 산업이라는 말이 붙은 곳은 없지요. 미국에는 없는데 일본에는 왜 있느냐…… 후발 주자인 일본으로서는 산업이라는 것을 한 묶음으로 단숨에 발전시켜야 했던 사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pp.127~128
주식회사의 효시라면?
아마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동인도 회사입니다.
세계사 교과서에 나오는 동인도 회사말입니까?
동인도 회사는 무역과 식민지 경영을 주로 하던 회사입니다. 그런데 동인도 회사가 유럽 각국에 있었다는 걸 아십니까?
네? 하나가 아니구요?
유명한 것만 들어도 우선 1600년에 설립되어 18세기 말 인도를 식민지로 지배한 영국의 동인도 회사와 1602년에 창설된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가 있습니다.
--- p.36
“사토 씨, 경제학을 영어로 ‘이코노믹스’라고 하죠. ‘이코노믹스’란 본래 그리스어 ‘오이코노미코스(oikonomikos)’에서 온 말입니다. 그럼 오이코노미코스가 무슨 뜻이냐, ‘바람직한 공동체상’이라는 뜻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개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하게 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을 발단으로 시작된 학문이 경제학이라는 얘기였다. 경제학이란, 사람들의 이기적인 이익 추구 행동을 이론화하는 학문일 뿐이라고 생각하던 나로서는 그의 얘기가 적잖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이제까지 되도록 가까이 하지 않으려 했던 주식이니 투자니 혹은 세금이니 하는 것들이 그 경제학자의 말 한마디로 갑자기 내게도 관계가 있는 것처럼 생각됐다. 주식이나 세금도, 이 세상을 제대로 움직여나가기 위해 우리 조상들이 생각해낸 것이라는 데 공감이 갔다.
그날 저녁 내 머릿속에는 처음으로 경제라는 영역이 생겨났고, 나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주앉은 경제학자 다케나카 헤이조 씨에게 갖가지 세상사를 쉴새없이 물었다. 다케나카 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내 소박하기 짝이 없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주었다. 대담이 끝난 뒤에도 경제학에 대한 나의 흥미와 그로 인한 흥분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경제학을 오이코노미코스, ‘바람직한 공동체상’을 추구하는 학문이라고 보는 관점에서 다케나카 씨와 경제에 관해 좀더 얘기해보고 싶었다.
--- p.67
“사토 씨, 경제학을 영어로 ‘이코노믹스’라고 하죠. ‘이코노믹스’란 본래 그리스어 ‘오이코노미코스(oikonomikos)’에서 온 말입니다. 그럼 오이코노미코스가 무슨 뜻이냐, ‘바람직한 공동체상’이라는 뜻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개인뿐만 아니라 모두가 행복하게 될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을 발단으로 시작된 학문이 경제학이라는 얘기였다. 경제학이란, 사람들의 이기적인 이익 추구 행동을 이론화하는 학문일 뿐이라고 생각하던 나로서는 그의 얘기가 적잖이 감동적이기까지 했다.이제까지 되도록 가까이 하지 않으려 했던 주식이니 투자니 혹은 세금이니 하는 것들이 그 경제학자의 말 한마디로 갑자기 내게도 관계가 있는 것처럼 생각됐다. 주식이나 세금도, 이 세상을 제대로 움직여나가기 위해 우리 조상들이 생각해낸 것이라는 데 공감이 갔다.
그날 저녁 내 머릿속에는 처음으로 경제라는 영역이 생겨났고, 나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마주앉은 경제학자 다케나카 헤이조 씨에게 갖가지 세상사를 쉴새없이 물었다. 다케나카 씨는 싱글벙글 웃으며 내 소박하기 짝이 없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주었다. 대담이 끝난 뒤에도 경제학에 대한 나의 흥미와 그로 인한 흥분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경제학을 오이코노미코스, ‘바람직한 공동체상’을 추구하는 학문이라고 보는 관점에서 다케나카 씨와 경제에 관해 좀더 얘기해보고 싶었다.
--- 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