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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페란사의 골짜기

에스페란사의 골짜기

아침이슬 청소년-00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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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277쪽 | 415g | 148*209*20mm
ISBN13 9788988996591
ISBN10 898899659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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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걸 두려워하지 마라. 이 할미도 바로 네 나이 때 어머니, 아버지, 언니들과 함께 스페인을 떠났지. 어떤 멕시코 관리가 우리 아버지한테 멕시코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주선을 해 주었던 거야. 그래서 이곳으로 오게 됐지. 여기까지 오는 데 배를 몇 번이나 갈아탔는지 모른단다. 하여간 몇 달이 걸렸으니까. 그러나 도착하고 나서도 우리에게 약속된 건 아무것도 없었단다. 어려운 고비도 많았지. 하지만 인생이란 역시나 짜릿한 거야. 그리고 우리에겐 서로가 있지 않니? 에스페란사, 불사조 얘기 기억하니? 스스로 타 죽은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그 사랑스런 어린 새 말이다."
--- pp. 57~58
“자, 담요의 이 지그재그 무늬를 보거라. 산봉우리도 있고 골짜기도 있잖니? 지금 너는 이 골짜기 제일 깊숙한 곳에 추락해 있지. 그래서 네 앞에 닥친 문제들이 더 크게 보일 거야. 하지만 너는 다시금 산 정상에 서게 될 게다. 그리고 네가 많은 산봉우리와 골짜기를 경험하고 나면 그때 다시 모여 살 수 있을 거야.”
--- p.99
에스페란사는 잠을 이루려고 애를 썼지만 낮에 있었던 일들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았다.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게 기뻤고 자기가 둥지를 튼 막사가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데 감사했다. 하지만 사정이 달랐더라면 자신이 버스에 실릴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엄마라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했을까?’

에스페란사는 생각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오늘 버스에 실린 몇몇 사람들은 그래서는 안 될 사람들이었다. 미국이란 나라가 어떻게 멕시코에는 가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을 그곳으로 보낼 수 있단 말인가?
마르타에 대한 생각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에스페란사가 마르타의 뜻에 동의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의 가족이 서로 생이별하는 사태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마르타가 붙잡히지 않고 파업자들이 모여 있던 농장으로 무사히 되돌아갔을까? 그래서 엄마를 만나기는 한 것일까?’
--- pp. 222~223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화려한 드레스, 아름다운 집, 광활한 대농장과 수많은 하인들……. 어린 소녀라면 누구나 꿈꾸는 온갖 소중한 것들을 누리며 사는 에스페란사는 장차 엄마처럼 농장의 안주인이 되어 수천 에이커에 이르는 대농장 엘 란초 데 라스 로사스를 다스리게 될 터였다. 하지만 열세 번째 생일을 앞둔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아버지의 죽음과 화재, 재산과 사회적 평판을 목적으로 엄마와 재혼하려는 삼촌들의 흑심 때문에 에스페란사와 엄마는 농장에 하인으로 있던 미구엘 가족과 함께 도망치듯 미국으로 이주한다.

마침내 멕시코인들이 모여 사는 캘리포니아의 기업 농장에 정착한 두 모녀는 하루아침에 귀부인과 소공녀에서 농장 노동자로 전락하게 된다. 농장 막사의 열악한 환경, 하루하루 품을 팔아야 하는 고된 일상, 낯선 나라, 낯선 계층에 적응하는 문제, 인종 차별, 대공황이 야기한 경제적 어려움, 엄마를 덮친 무시무시한 골짜기 열병 등 갖가지 문제에 봉착한 에스페란사는 자신이 깊은 골짜기에 떨어진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에스페란사는 아버지가 들려준 대지에 대한 사랑에서 힘을 얻고 잿더미 속에서 다시 부활하는 불사조처럼 골짜기를 벗어나 다시 날아오른다. 기다림과 고통의 터널을 지나 산꼭대기로 날아오른 에스페란사는 외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상실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얻은 진정한 가족애, 부당한 사회 현실에 대한 자각, 이웃에 대한 관심과 애정 같은 내적인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어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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