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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6년 02월 2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86쪽 | 582g | 크기확인중 |
| ISBN13 | 9788957515075 |
| ISBN10 | 8957515070 |
사랑해도 좋습니까?
한승주 저
|
눈과마음
|
2006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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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한승주
2002년 8월, '한승주'로 온라인 작가 활동 시작. 출간작으로 『약속의 숲』 『초대받지 못한 결혼식』 『그대 내게 다시』 등이 있으며, 현재 『동구 밖 과수원 집, 그 녀석』과 『사랑하니까』 외 다수의 글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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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셔츠를 입은 남자를 따라갈 것. 흰색 셔츠를…… 따라왔다!"
이준은 입식 변기 앞에 서서 지퍼를 내리려다 여자 목소리에 기겁해 다시 올렸다. 황당한 표정이 된 그와 달리 어기적거리며 들어온 여자는 천진하기 이를 데 없었다. 여자가 허리를 90도로 접어 인사를 해왔다.
"실례합니다."
발그레한 볼에 유난히 초롱초롱한 눈을 한 십자매 같은 여자였다. 그것도 둥지에서 반나절은 뒹굴고 뭉개다 깃털이 새집이 된 십자매.
잔뜩 술기운이 돈 여자의 비틀거림에 이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업(業)을 하다 보니 진귀하지도 않은 광경이다. 인상을 쓴 그는 볼일을 보기 위해 다시 지퍼를 내렸다. 그러다 어딘지 낯익은 여자를 돌아보았다. 여자는 어눌한 동작으로 화장실 셋째 칸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기억을 더듬는 그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눈에 익는다 했더니 입구 쪽 테이블에서 자신을 노골적으로 쳐다보던 여자다. 열린 문을 닫을 정신도 없는지 문은 열린 채였다. 이준은 인상을 쓰며 볼일을 봤다. 자장가와 흡사한 흥얼거림이 셋째 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형편없는 음정과 박자다.
"꽃집에 아가씨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음음, 꽃집에 아가씨……."
효안은 바이킹을 타듯 앞뒤로 흔들리는 몸의 중심을 잡느라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배를 내민 자세로 바지 벨트를 풀었다. 생각처럼 벨트가 쉽게 풀리지 않자 소변이 마려워 몸이 꼬였다.
"아이 씨, 이게 왜 이렇게 안 풀려. 끄윽."
변기에 앉기 전 '푸' 하고 술기운을 뿜은 효안은 감기는 눈을 비볐다.
"아, 됐다."
반쯤 감긴 눈으로 비데에 앉아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그녀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음, 꽃집에 아가씨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그녀만 만나면…… 음음. 그녀만 만나면 내 가슴 울렁울렁거려. 꽃집의 아가씨는 미워요. 그렇게 미울 수가 없어요. 너무나 새침해서…… 너무나 새침해서…… 으음……."
바지 지퍼를 올린 이준은 활짝 열린 문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여자의 작태에 인상을 썼다. 여자는 볼일을 보면서 반쯤 졸고 있었다.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부스스한 머리에 제 몸보다 큰 셔츠를 입고 있는 여자는 사내아이처럼 볼륨 없는 밋밋한 몸매를 갖고 있었다. 바지가 화장실 바닥에 떨어져 있었지만 여자는 그 사실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음, 꽃집에 아가씨는 예뻐…… 음……."
이준은 입식 변기 앞에 서서 지퍼를 내리려다 여자 목소리에 기겁해 다시 올렸다. 황당한 표정이 된 그와 달리 어기적거리며 들어온 여자는 천진하기 이를 데 없었다. 여자가 허리를 90도로 접어 인사를 해왔다.
"실례합니다."
발그레한 볼에 유난히 초롱초롱한 눈을 한 십자매 같은 여자였다. 그것도 둥지에서 반나절은 뒹굴고 뭉개다 깃털이 새집이 된 십자매.
잔뜩 술기운이 돈 여자의 비틀거림에 이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런 업(業)을 하다 보니 진귀하지도 않은 광경이다. 인상을 쓴 그는 볼일을 보기 위해 다시 지퍼를 내렸다. 그러다 어딘지 낯익은 여자를 돌아보았다. 여자는 어눌한 동작으로 화장실 셋째 칸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기억을 더듬는 그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눈에 익는다 했더니 입구 쪽 테이블에서 자신을 노골적으로 쳐다보던 여자다. 열린 문을 닫을 정신도 없는지 문은 열린 채였다. 이준은 인상을 쓰며 볼일을 봤다. 자장가와 흡사한 흥얼거림이 셋째 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형편없는 음정과 박자다.
"꽃집에 아가씨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음음, 꽃집에 아가씨……."
효안은 바이킹을 타듯 앞뒤로 흔들리는 몸의 중심을 잡느라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배를 내민 자세로 바지 벨트를 풀었다. 생각처럼 벨트가 쉽게 풀리지 않자 소변이 마려워 몸이 꼬였다.
"아이 씨, 이게 왜 이렇게 안 풀려. 끄윽."
변기에 앉기 전 '푸' 하고 술기운을 뿜은 효안은 감기는 눈을 비볐다.
"아, 됐다."
반쯤 감긴 눈으로 비데에 앉아 생리 현상을 해결하는 그녀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음, 꽃집에 아가씨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그녀만 만나면…… 음음. 그녀만 만나면 내 가슴 울렁울렁거려. 꽃집의 아가씨는 미워요. 그렇게 미울 수가 없어요. 너무나 새침해서…… 너무나 새침해서…… 으음……."
바지 지퍼를 올린 이준은 활짝 열린 문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여자의 작태에 인상을 썼다. 여자는 볼일을 보면서 반쯤 졸고 있었다.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부스스한 머리에 제 몸보다 큰 셔츠를 입고 있는 여자는 사내아이처럼 볼륨 없는 밋밋한 몸매를 갖고 있었다. 바지가 화장실 바닥에 떨어져 있었지만 여자는 그 사실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음, 꽃집에 아가씨는 예뻐…… 음……."
--- pp.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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