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8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831157
ISBN10	893783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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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살이 되어서야 자폐의 일종인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은 던 프린스-휴즈(Dawn Prince- Hughes, Ph.D.)는 남다른 감각과 사고방식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행복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거친 세상을 헤매던 어느 날, 그녀는 동물원 고릴라들과의 만남을 통해 세상에 녹아드는 법을 익히기 시작한다.
프린스-휴즈는 스위스 헤리사우 대학의 인류학 협동과정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고릴라 연구를 위해 웨스턴워싱턴 대학(Western Washington University)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자신의 아름다운 경험을 자폐에 대한 자신의 의견과 동물원의 고릴라들이 우리에게 지니는 의미 등을 독특한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는 저자는 비영리단체 ‘에이프넷ApeNet’의 간부이기도 하다.
또 다른 저서로는 『아쿠아마린 블루5Aquamarine Blue 5』, 『테릭을 기다리며Expecting Teryk』, 『인간 속의 고릴라Gorillas Among Us』 등이 있다.

역자 : 윤상운

성신여자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돌고래에게 배운다』, 『오쇼의 명상여행』, 『사스전쟁』, 『차라리 직업을 옮겨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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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서른여섯이 되어서야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아동기에 그런 진단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면 내가 서른여섯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기적에 가깝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의식한 채 소외되고 단절되고 상처받으며 긴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내가 그 시간을 어떻게 견디었는지, 남들과 다르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찾기까지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p.43

고릴라의 세상에서 그것은 이상한 행동이 아니었다. 어느 날, 콩고와 나는 동물원의 사무실 뒤쪽에 있는 고릴라의 야간침실에 단둘이 있었다. 그때 콩고는 지푸라기 하나와 사과 한 개를 바꾸려고 했다. 나는 그것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나는 콩고에게 사과를 그냥 주려고 했다. 하지만 콩고는 자신이 건네는 지푸라기를 내가 먼저 받기 전에는 사과를 받지 않을 태도였다. 콩고의 행동이 쓸데없는 짓처럼 보였다- 콩고가 나를 존중하고 내 감정을 배려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는. 콩고는 나도 어떤 것을 가져야 공평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내가 집어든 조약돌처럼 콩고가 가진 것은 지푸라기가 전부였다. 그제서야 콩고가 무엇을 하는 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러한 모든 행위-고릴라들 사이에서든, 사람들 사이에서든, 아니면 고릴라와 사람 사이에 일어난 일이든-에 새겨진 신성하고 세련된 감성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p.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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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고통을 딛고 세상으로 날아오른 한 인류학 교수의 이야기 『고릴라 왕국에서 온 아이』의 저자 던 프린스-휴즈는 아스퍼거 증후군 진단을 받은 자폐인이다. 서른여섯에 그 진단을 받기까지 그녀는 자신이 남과 왜 다른지 알지 못한 채 절망과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또래들의 따돌림과 멸시와 폭력에 시달리던 끝에 결국 고등학교를 중퇴한 그녀는 노숙자로 이곳저곳을 떠돌다가 스트립 댄서가 되었고 가까운 관계를 맺은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았다. 낯설고 어지러운 ‘정상인’들의 세상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리벽에 갇힌 마음을 풀어주는 운명적인 만남 그러던 어느 날, 기적처럼 그녀는 고릴라들의 세상에 발을 들어놓는다. 그곳에는 고대 인류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그들의 왕국이 숨쉬고 있었다. 인간들과 달리 고릴라들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었다. 오랫동안 참혹한 환경에서 살았음에도 다정하고 너그러운 고릴라 콩고와 각자 개성이 뚜렷한 고릴라 가족들 덕분에 그녀는 다양한 감정의 본질과 규칙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파악하는 법을 배운다. 고릴라들과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드디어 인간과, 자기 자신과 소통하는 법도 배우게 된다. 오래 전에 잊고 있던 자신의 꿈도 되살려낸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릴라들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힘들고 고달프지만 즐겁고도 희망에 찬 여정에 오른 그녀는 결국 가슴 벅찬 승리를 경험한다. 교수이자 연구자로서, 작가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인간들의 세상에 들어선 것이다. 그렇다고 그녀의 자폐증이 깨끗이 치유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그녀는 여전히 자폐인이다. 여전히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두려워하고 여전히 예민한 감각 탓에 불안감에 시달리고 여전히 인간의 방식에 서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증상이 치유되기만을 바라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조적이고도 아름다운 또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나의 종족, 나의 스승―고릴라 이 책은 저자 자신의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성장기를 되돌아보는 Part 1, 고릴라들과의 운명적인 만남과 그들의 생동감 있는 모습을 재기발랄하게 담은 Part 2, 그리고 인간세상에서 새로 찾은 희망적인 삶의 모습을 담은 Part 3으로 이루어진다. 한 사람의 자폐인으로서 살아가는 모습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저자가 지켜보는 고릴라들의 모습이다. 원시의 생동감이 넘치는 고릴라들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담긴 묘사 저자는 고릴라 우리 앞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느낀다. 고릴라들 안에서는 잊혀졌던 ‘고대 인류’가 숨쉬고 있었고, 저자는 오로지 그들로부터 이해받고 구원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느낀다. 고릴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을 짓누르는 감각들과 싸우고, 사람들을 다시 접하며, 접었던 꿈을 되찾는다. 아스퍼거 증후군의 특성 탓에 관찰력과 집중력만큼은 따라올 사람이 없는 던 프린스-휴즈는 이 책의 상당 부분을 고릴라에 대한 애정과 유머가 넘치는 묘사로 채워놓았다. ‘길고 낯선 노래’라는 장에서 우리는 시애틀 우드랜드 동물원의 고릴라 가족들을 만난다. 저자의 눈에 비친 그들은 숭고하고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임과 동시에, 인간들의 원형에 다름 아니다. 유머, 분노, 애정 등을 드러내는 방식과 할로윈 호박을 둘러싼 각 고릴라들의 행태는 읽는 사람들에게 예기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저자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우리는 고릴라들의 모습을 통해서 인간 정서의 순수한 본질과 법칙을 되돌아보게 된다. 물론 삶에는 가슴 아픈 이별도 있게 마련이다. 저자에게 인생의 빛이 되어준 위대한 고릴라 ‘콩고’는 동물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마지막을 앞두고 저자는 ‘유 아 마이 선샤인 You Are My Sunshine’을 불러준다. 그리고 해부되어 미국 전역으로 이송된 콩고의 유해 대신 한줌의 털을 가지고 아프리카로 가서 그의 영혼을 되돌려주고 온다. 사라져 가는 것의 아름다움이 담긴 ‘고릴라 왕국의 노래’프린스-휴즈는 바로 고릴라다 고릴라, 침팬지 등 인류와 공동 조상을 가지고 있는 영장류들을 가까이서 연구하고 보호하고 있는 학자들은 여럿 있다. 제인 구달, 다이안 포시 등 저명한 연구자들이 자기 삶의 일부를 기꺼이 그들을 위해 내주었고, 거룩한 업적을 이뤄냈다. 프린스-휴즈 역시 고릴라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에 대해 연구한다. 하지만 다른 것이 하나 있다. 다른 위대한 연구자들이 인간이 아닌 다른 영장류들의 친구이자 구원자였다면, 던 프린스-휴즈는 그 자신이 바로 고릴라다. 자폐인처럼 고릴라들도 많은 오해를 ‘받는다. 그들은 비열한 인간성을 풍자하는 캐리커처로, 시대착오적인 무가치한 세상에 갇혀 사는 미완의 추한 짐승으로 여겨진다. …… / 아이들의 그런 행동은 언제나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고릴라들도 이와 똑같은 학대에 직면한다. 인간은 고릴라 우리를 둘러싼 유리벽 앞으로 으스대며 걸어와서는 오만하고 위협적으로 우뚝 서서 점잖은 고릴라들을 빤히 내려다본다. 고릴라들은 너무 예의바르고 너무 여려서 인간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하지 못한다.(본문 중에서) 저자와 고릴라는 여러 면에서 똑같다. 보통의 인간들은 알아차릴 수 없는 ‘유리벽’ 안에 갇혀 있다는 점에서, 거칠고 포악하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자신들이야말로 다른 종족의 행복에 필요한 존재이며, 혹은 인간의 행복은 다른 모든 종족의 행복보다 우선한다는 독선과 편견에 빠져 있는 인간들은 “유인원 왕국의 백성들이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것이 크나큰 선물임을 알아야 한다.”(참고로, 최근 리메이크작 《킹콩》의 모델은 동아프리카 비룽가 산악지대에 700여 마리 남아 있는 산악고릴라들이다. 이 영화는 ‘괴수’영화의 특성이 강했던 오리지널과 달리 자기 종족의 ‘마지막’ 생존자인 킹콩의 비애와 고독에 상당 부분 초점을 맞춘다. 미녀와의 사랑은 세상에서 이질적인 존재들끼리 느끼는 일종의 동질감으로 비춰져, 이 책에서 전하는 시각과 일맥상통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시로 고대 인류의 흔적을 간직한 고릴라들을 찬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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