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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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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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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2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94쪽 | 358g | 148*210*20mm
ISBN13 9788952709820
ISBN10 8952709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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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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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유진희
전주에서 태어나 홍익 대학교 미술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도들마루의 깨비』『그림을 그리는 아이 김홍도』『뒤죽박죽 동물』『왜가리야 어디 가니?』『말이 너무 많아』『수경이』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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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수민이는 그곳으로 가고 있었다. 뒷동산 밑에 있는 언덕배기 보리밭이었다. 언덕배기 보리밭이라 파도처럼 바람에 출렁거리는 들이 한눈에 잡혔다. 밭머리에는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솟아 있었다. 가지가 동산나무만큼 많지는 않았지만 제법 큰 나무였다. 수민이는 이 보리밭이 마음에 꼭 들었다. 수민이는 보리밭속을 '초록색 상상의방'이라고 했고, 큰 소나무를 '상상의 나무'라고 이름붙였다. 초록색 상상의방에 누우면 참 편했다. 상상의 나무가 적당히 그늘도 만들어 주었다. 가지가 많지 않아 파란 하늘도 맘껏 볼수 있었다.
--- p.
다음 날부터 수민이는 자연스럽게 꽃뱀과 잠을 잤다. 꽃뱀에게 수다를 떨다 보면 졸음이 왔다. 잠을 자면서도 꽃뱀을 만졌다. 한 번은 눈을 떴는 데 손아귀에 꽃뱀 허리가 쥐어져 있었다. 수민이는 놀라지 않았다. 꽃뱀은 수민이 팔에다 턱을 받치고 자기도 하였다.

꽃뱀하고 친해질수록 수민이 마음도 무거워졌다. 이제 꽃뱀을 묶어 둘만한 이유가 없어졌다. 만일 꽃뱀이 풀어 달라고 하면 무조건 풀어 줘야 했다. 아직까지 꽃뱀은 불편하다는 표정조차 짓지 않았다. 꽃뱀은 정말 불편하지 않을까? 나라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싶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풀어 주기는 싫었다. 줄을 풀어 주면 어디론가 사라질 테니까. 수민이는 꽃뱀과 헤어짐이 두려웠다.

오늘은 상상의 방에서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다. 낮꿈은 처음이었다. 수민이는 꿈 속에 나타난 꽃뱀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pp.119~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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