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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1년 04월 30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86쪽 | 428g | 153*224*20mm |
| ISBN13 | 9788988945148 |
| ISBN10 | 898894514X |
(세상속으로소설선집) 블루 애비뉴
백훈 저
|
세상속으로
|
2001년 0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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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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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백훈
서울에서 태어나 서경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정보통신부 산하단체인 '별정우체국 중앙회'에 근무하면서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1997년 미국으로 이주해 지금은 '샌디에고한인방송'의 운영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문예지 '시와 시론'에 단편소설 『밀물의 바다』와『도시일기』가 추천되어 등단했으며 월간 '조선문학'에 장편소설『브람스의 추억』을 연재해 '제10회 동백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주작가연맹','문학지평','비탈'의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문예지에 시, 소설, 꽁트, 수필들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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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마치고 나는 두 번이나 대학입시에 실패했다. 그리고 스무살이 되었다.
"내가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니?"
나를 옆에 앉아 놓고 어머니는 묻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어머니의 얼굴조차 마주보지 않는다. 나는 대답한다.
"그냥 나를 버리세요."
한숨을 삼키며 방을 나가는 어머니.
"나는 네가 어떤 목표를 가졌으면 좋겠다. 기술을 배우던가....아버지의 장사를 배워보겠니?"
아버지는 늘 나의 장래가 걱정이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나는 마지못해 대답한다.
"아무튼 나는 너를 믿는다. 마음먹기가 어려운 것이지 한번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잘 할 테니까....., 네 엄마를 좀 생각하렴."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 내 인생의 근본도 모르는데 어디에서부터 시작을 할 수가 있을까. 무엇보다도 내 정신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것을 해결해야만 할 것 같았다. 아니면 이것으로부터 도망이라도 가야할 것 같았다. 그때 내게 군대 소집영장이 날아들었고 아쉬움과 망설임도 없이, 조그만 두려움도 없이 나는 군대로 달려갔다. 어깨를 두드려 주시던 아버지, 그리고 기차가 떠나는 플랫폼에서 눈물짓는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던가. 이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 따뜻하고 다정하기만 했던 나의 부모님. 내가 마음에 상처라도 입을까 봐 극히 제한된 친척들의 방문만을 허용하던 어머니. 나의 끝없는 절망과 좌절, 그리고 하염없는 방황을 오히려 당신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오래도록 참고 기다리던 어머니에게 나는 한번도 기쁨을 안겨주지 못했다.
석 달 여의 기간을 보내고 첫 면회가 허락되던 날 나를 보기 위해 전방의 부대로 달려오던 부모님은 철원 부근의 한 국도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현장에서......나를 용서한다는 말씀도 없이......그리고 나는 의가사 제대병이 되어 돌아왔다.
"내가 어떻게 해주었으면 좋겠니?"
나를 옆에 앉아 놓고 어머니는 묻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어머니의 얼굴조차 마주보지 않는다. 나는 대답한다.
"그냥 나를 버리세요."
한숨을 삼키며 방을 나가는 어머니.
"나는 네가 어떤 목표를 가졌으면 좋겠다. 기술을 배우던가....아버지의 장사를 배워보겠니?"
아버지는 늘 나의 장래가 걱정이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나는 마지못해 대답한다.
"아무튼 나는 너를 믿는다. 마음먹기가 어려운 것이지 한번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잘 할 테니까....., 네 엄마를 좀 생각하렴."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할 수가 있을까. 내 인생의 근본도 모르는데 어디에서부터 시작을 할 수가 있을까. 무엇보다도 내 정신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것을 해결해야만 할 것 같았다. 아니면 이것으로부터 도망이라도 가야할 것 같았다. 그때 내게 군대 소집영장이 날아들었고 아쉬움과 망설임도 없이, 조그만 두려움도 없이 나는 군대로 달려갔다. 어깨를 두드려 주시던 아버지, 그리고 기차가 떠나는 플랫폼에서 눈물짓는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부모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도라던가. 이 생각을 할 때마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 따뜻하고 다정하기만 했던 나의 부모님. 내가 마음에 상처라도 입을까 봐 극히 제한된 친척들의 방문만을 허용하던 어머니. 나의 끝없는 절망과 좌절, 그리고 하염없는 방황을 오히려 당신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오래도록 참고 기다리던 어머니에게 나는 한번도 기쁨을 안겨주지 못했다.
석 달 여의 기간을 보내고 첫 면회가 허락되던 날 나를 보기 위해 전방의 부대로 달려오던 부모님은 철원 부근의 한 국도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 말았다. 현장에서......나를 용서한다는 말씀도 없이......그리고 나는 의가사 제대병이 되어 돌아왔다.
--- p.10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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