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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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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8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354g | 128*188*20mm
ISBN13 9791131934418
ISBN10 113193441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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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문 좀 받지.”
테이블을 닦던 성아가 몸을 돌렸다. 놀란 눈동자가 동그랬다. 촉촉하게 젖은 입술이 유난히 반짝였다. 아마 립스틱 때문이겠지. 옅은 분홍색, 아니 그보다는 주황색, 아니 그 둘을 적절하게 섞은 것 같은 오묘한 색. 어떻게 저런 색을 낼 수 있을까. 성아이기에 가능한 걸까. 우물쭈물.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찾지 못한 성아는 그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하얀 행주와 분무기를 손에 쥔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떤 목소리를 낼까. 어떤 표정으로 바라볼까. 어떤 눈을 하고, 또 말을 할 때 어떻게 입술을 움직이며, 어떻게 웃고 또 어떻게 화를 낼까. 몇 번이고 상상하고 그렸던 성아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건을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감각이 하나둘씩 반전되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더 견디긴 힘들었다. 어머니와 함께 서 있던 성아의 모습이 하나의 장면이 되어 계속해서 건을 괴롭혔다. 순간은 그대로 멈춰서 더는 흐르지도, 거꾸로 사라지지도 않았다. 이제 그 실마리를 풀어야 했다. 더는 기다릴 힘이 없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게 비가 미치도록 퍼붓던 날. 그 뜨거운 여름날. 시원하게 내리던 비보다 더욱 차갑고 영롱했던 파란 우산을 손에 든 여자. 이 용기를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민했는지 차마 그녀는 알지 못할 테다.
“설마 귀가 먹었을 리는 없고. 말을 못해?”
“지금 무슨…….”
“말은 할 줄 아네. 주문 좀 받아.”
말이 생각을 타지 못하고 먼저 튀어나왔다. 하지만 당황한 것은 비단 건뿐만이 아니었다. 성아가 놀란 눈을 했다. 당황한 낯빛이 예뻤다.
“주문은 저쪽에서 하시면 됩니다.”
성아가 훈련생이 서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설마 내가 그걸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죄송하지만 제가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뭘 말씀하시는 건지…….”
“저 여자가 내 음료를 만든다고 생각하니까 비위에 거슬려서 말이야. 그쪽이 대신 주문을 받아달라는 뜻이야. 아직도 상황이 이해가 안 돼? 한 번 더 설명해 줘야 하나?”
“아뇨.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진상이라면 수도 없이 만났다. 서비스직이라는 게 그랬다. 사람들은 가끔 상상을 초월하는 행동과 말로 점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몇 년을 서비스직에 몸담았던 성아가 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기술을 살려 성아가 최대한 침착하게 데스크 앞에 섰다.
“주문, 도와 드리겠습니다.”
성아의 올라선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처음 카페에 취직했을 때 받았던 서비스 훈련이 떠올랐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미소를 입가에, 말은 공손하게. 목소리는 언제나 ‘솔’ 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쉬울 리 없었다. 잔뜩 일그러진 표정의 훈련생이 건을 노려보았지만, 그것까지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엇으로 하시겠어요?”
“글쎄. 그쪽은 주로 뭘 마시지?”
대뜸 건이 물었다. 그의 질문은 그야말로 기가 찼다.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보아하니 여기 콘셉트는 말을 두 번씩 시키는 것 같은데, 별로 좋아하는 취미는 아닌데 말…….”
“다시 한 번 죄송하지만 정확한 메뉴를 말씀해 주셔야 주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건의 말이 자연스레 끊겼다. 아주 가끔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는 경훈을 제외하고는 건의 말을 끊어 버리는 사람은 드물었다. 아마 경훈이 이 모습을 어디선가 보고 있다면 배꼽을 잡고 웃었을 테지.
“내 요구는 하나야.”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당신이 시키고 싶은 걸 시켜. 그게 내가 원하는 거니까.”
심장이 미친 듯이 펌프질을 해댔다. 두통이 차례대로 밀려와 온 뇌를 잠식해 버렸다. 토악질이 날 듯했다. 요 며칠 내내 경훈과 짰던 시나리오를 한 번에 날려 버렸다.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이 모든 것은 눈앞에 서 있는 여자가 지나치게 아름다운 탓이다.

***

“그래서 뭘 주던가요?”
“아줌마! 여기 차가운 냉수 한 잔!”
건이 갑작스레 소리를 질렀다. 그 바람에 건의 얼굴 가까이에 몸을 밀착시키고 있던 경훈이 놀라 인상을 찌푸렸다. 금방이라도 귀가 먹을 것처럼 먹먹해졌다.
“아, 진짜. 정말 말 안 해 주실…….”
“아이스 모카 캐러멜 마키아토.”
갑자기 치고 들어온 건의 말에 경훈이 입을 다물었다. 귀를 의심했다.
“잠깐만요. 다시 한 번. 뭐라고요? 뭘 줬다고요?”
“두 번은 말 안 해.”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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