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어린이 표』가 두아이를 기르는 작가 황선미의 경험과 상상력이 결합된 아동 문학만으로 존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실제로 비슷한 경험을 했고, 그래서 상처를 받았던 많은 어린이들에게 힘과 용기와 위한을 줄 수 있었다면 그 힘은 문학적 감동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벌어지는 제도의 문제, 현실의 문제를 작가가 제대로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의 소재가 된 '나쁜 어린이 표'는 체벌 금지를 둘러싼 사회적 파문이후 급속하게 모든 학교에 퍼진 새로운 훈육방법이다. 1999년 서울,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 교사가 체벌을 가하는 데 불만을 품은 학생이 112로 신고를 하기도 했고, 체벌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하는 등 교권과 학생들의 인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었다. 학생처벌 조항은 1997년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개혁위원회에서 '교육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행해야 한다'고 시행령을 명시한 다음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 이후 교사의 체벌로 사회적 물의가 잇따르자 더 이상 되바라진 아이들을 매로 다스릴 수 없게 된 선생님들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스티커 제도다.
많은 어린이들이 보내온 『나쁜 어린이 표』독후감에는 공통적으로 자신의 학교에서 시행하는 스티커 제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는데, 이로 미뤄 짐작해보면 이 제도가 전국적으로 널리 정착됐음을 알 수 있다.
교사에 대한 존경과 권위가 땅에 떨어진 요즘 세태를 생각해보면 오죽했으면 스티커라는 새로운 훈육방법을 시행했을까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체벌의 관행과 습관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다시 체벌과 아름없는 권위주의적이고 편의주의적 제도를 여전히 활용하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학생들을 꾹꾹 눌러놔야 교사생활이 편재진다는 논리가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교육 방법의 폐단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체벌이나 훈육 같은 손쉬운 도구로 아이들을 길들이는 편한 방법을 택하는 동안 학생들이 배운 것은 폭력에 굴복하고 순종하는 법이다. 아이들이 지닌 소중한 가능성과 기회를 권위로 뭉개고 얻은 것은 학교교육이 실패했다는 사실 외에 다른 무엇이 있을까? 아이들은 편의를 위한 제도와 규율에 얽매어 자신들에게 주어진 소중한 꿈이나 기회들을 잃거나 마음을 다치게 된다. 어린 시절 겪은 강압적 권위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아이의 성격이나 인생관을 바꿀 수도 있다.
--- p.116~117
『나쁜 어린이 표』가 두아이를 기르는 작가 황선미의 경험과 상상력이 결합된 아동 문학만으로 존재하는 데 머물지 않고, 실제로 비슷한 경험을 했고, 그래서 상처를 받았던 많은 어린이들에게 힘과 용기와 위한을 줄 수 있었다면 그 힘은 문학적 감동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벌어지는 제도의 문제, 현실의 문제를 작가가 제대로 그려냈기 때문일 것이다.
작품의 소재가 된 '나쁜 어린이 표'는 체벌 금지를 둘러싼 사회적 파문이후 급속하게 모든 학교에 퍼진 새로운 훈육방법이다. 1999년 서울, 인천 등 일부 지역에서 교사가 체벌을 가하는 데 불만을 품은 학생이 112로 신고를 하기도 했고, 체벌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하는 등 교권과 학생들의 인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었다. 학생처벌 조항은 1997년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개혁위원회에서 '교육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아니하는 훈육.훈계 등의 방법으로 행해야 한다'고 시행령을 명시한 다음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 이후 교사의 체벌로 사회적 물의가 잇따르자 더 이상 되바라진 아이들을 매로 다스릴 수 없게 된 선생님들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스티커 제도다.
많은 어린이들이 보내온 『나쁜 어린이 표』독후감에는 공통적으로 자신의 학교에서 시행하는 스티커 제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는데, 이로 미뤄 짐작해보면 이 제도가 전국적으로 널리 정착됐음을 알 수 있다.
교사에 대한 존경과 권위가 땅에 떨어진 요즘 세태를 생각해보면 오죽했으면 스티커라는 새로운 훈육방법을 시행했을까 이해 못하는 바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체벌의 관행과 습관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다시 체벌과 아름없는 권위주의적이고 편의주의적 제도를 여전히 활용하는 것은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학생들을 꾹꾹 눌러놔야 교사생활이 편재진다는 논리가 존재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교육 방법의 폐단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체벌이나 훈육 같은 손쉬운 도구로 아이들을 길들이는 편한 방법을 택하는 동안 학생들이 배운 것은 폭력에 굴복하고 순종하는 법이다. 아이들이 지닌 소중한 가능성과 기회를 권위로 뭉개고 얻은 것은 학교교육이 실패했다는 사실 외에 다른 무엇이 있을까? 아이들은 편의를 위한 제도와 규율에 얽매어 자신들에게 주어진 소중한 꿈이나 기회들을 잃거나 마음을 다치게 된다. 어린 시절 겪은 강압적 권위는 아이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고 아이의 성격이나 인생관을 바꿀 수도 있다.
--- p.116~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