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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수아레스

루이스 수아레스

: 마이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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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2쪽 | 590g | 152*225*19mm
ISBN13 9788997125838
ISBN10 899712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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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경기 후 우루과이 국가대표팀의 오스카 타바레즈 감독, ‘엘 마에스트로’는 탈의실에서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리 팀 동료들을 똑바로 쳐다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마에스트로 역시 쳐다볼 수 없었다. 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조차도 할 수가 없었다. 마에스트로는 경기가 끝난 후 수많은 기자들이 사건에 대해 질문 공세를 해왔지만 자신은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는 대답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 p.7

나는 집으로 돌아와 2010년에 PSV 아인트호벤의 미드필더 오트반 바칼을 깨문 영상을 보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딸 델피나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무엇보다 아이가 자라서 내가 이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까 봐 신경이 쓰였다. 아내 소피아는 당시 관중석에 있었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영상을 보고서야 나에게 물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야?”
나는 스스로 그 답의 질문을 찾으려고 노력해야만 했다. --- p.11

친구들은 길거리나 인근 디스코텍에서 놀았기 때문에 나도 그들과 어울리고 싶었다. 그런 일탈이 축구 선수인 나에게는 해롭다는 것을 알았지만 어린 10대 때는 내 인생의 중요한 기로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때 내가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었던 데는 소피아의 영향이 컸다. 소피아를 만나지 못했다면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지 모르겠다. --- p.29

우리 어머니 산드라는 시간이 허락될 때면 우리와 동행했지만 트레스 크루세스의 버스 터미널에서 청소부로 일하시느라 무척 바쁘셨다. 아버지 루돌포는 가끔씩 시합을 보러 오시기는 했지만 역시 일이 바쁘다보니 훈련 때는 전혀 오실 수가 없었다. 전직 군인이셨던 아버지는 제대 후 일거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셨다. 비스킷 공장에서도 일하셨고 나중에는 경비원으로도 일하셨으며 월세 낼 돈이나 신세질 곳이 없을 때는 아파트 건물 안에서 노숙도 하셨다. 부모님이 자식들을 키우느라 갖은 고생을 하신 것을 잘 알고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워낙 먹고 살기 힘들다보니 부모님은 자식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 p.30

굶주림이 차이를 만들고 원하는 것을 손쉽게 얻어서 굶주림을 알지 못하는 선수들은 경기에서도 티가 난다. 내가 우루과이에서 루스볼을 누구보다 빨리 가로채는 선수였던 것도 성공에 대한 굶주림 때문이었다. 지금도 나는 경기에서 단 1초라도 낭비하는 것은 생각조차 하기 싫다. 후반 89분에 스로인된 볼이라도 악착같이 쫓아간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축구의 방식이다. 나는 선수들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볼을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롭다. 언제나 속에서 승부욕이 타오르는 나로서는 쉽게 포기하는 선수들을 볼 때마다 힘들었다. --- p.68

그 청문회는 나라는 인간의 인성에 오점을 남겼다. 에브라는 무고한 피해자가 되었고 나는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낙인이 찍혔다.
나는 리버풀이 내 편을 들어준 것에 언제나 감사할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잘하는 선수니까 편 들어주는 거야. 그러지 않을 수가 없지”라고 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리버풀이 내 편을 들어준 것은 나에 대해 잘 알기 때문이었다. 리버풀은 내가 탈의실 안에서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 내가 가족에게 어떻게 하는 사람인지도 알았다. 내가 경기장 밖에서 어떤 인간인지도.
리버풀은 나를 알았다. 내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 p.191

스티븐 제라드가 말문을 열기도 전에 그의 눈가에 눈물이 고여 있는 것이 보였다. 우리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알았다. 그리고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도. 너무도 현실적이고 생생한 순간이었다. 그는 남들에게 보여주려고 눈물을 흘린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TV 카메라로부터 얼굴을 감추려고 했다.
2014년 4월 13일이었다. 우리는 막 맨시티를 3 대 2로 이겼고 정말로 리그 우승이 가능하다고 믿게 되었다. 스티비는 선수들을 끌어당겨 한 자리에 모았다. 우리는 떠나갈 듯한 환호성 속에서 안필드 한 가운데에 자그마한 원을 그리며 서로 얼싸안고 서 있었다. 몸은 지쳤지만 기분만은 날아갈 것 같았다. 그때 스티비는 지금 생각해도 감동의 전율이 느껴지는 연설을 했다. --- p.241

2013년 여름, 그토록 영국을 벗어나고 싶었던 이유는 여러 사건이 누적된 결과였다. 지난 시즌 우리는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나는 이바노비치를 깨문 사건으로 10경기 출장 금지를 받았고 또 다시 공공의 적 1호가 되었다. 어디를 가든 파파라치가 따라다녀서 딸아이를 마음 편히 공원에 데리고 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렇게 뜨거운 부정적인 관심을 제대로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상황은 나를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활에까지 피해를 주었다. 나는 로봇이 아니기에 감정이 있다. 당시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비참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을 도배하는 내 기사를 보는 것도 지쳤고 ‘수아레스는 이렇다’, ‘수아레스는 저렇다’ 이러쿵저러쿵 하는 소리에도 지쳐 있었다. 사방에서 거들먹거리는 태도로 나와 내 행동을 못마땅해 하는 것도 지쳤다. 영국 총리로도 모자라 이 팀 저 팀 감독들의 비난이 쏟아져서 ‘더 이상 못 견디겠다. 벗어나고 싶어’라고 생각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저 영국을 떠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소피아와 아이들에게도 영국만 아니라면 어디든지 지금보다 나을 것 같았다. --- p.242

이유는 달랐지만 나도 산산조각 나 있었다.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었고 정신적으로도 완전히 지쳐 있었다. 기운이 다 빠졌지만 한편으로는 행복했다. 잉글랜드를 상대로 그런 승리를 거둔 것은 처음이었다. 월터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그는 암으로 자신의 건강과 삶을 위해 투쟁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암을 극복한 상태다. 하지만 당시에는 계속 투병 중인 상태였다. 경기 전날에는 주사까지 맞아야 했다. 나는 탈의실에서 월터를 껴안았다. 껴안고 또 껴안고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월터, 다 월터 덕분이에요, 다 월터 덕분이라고요…….”
그가 우는 모습은 그때 처음 봤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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