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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앤더슨 저 / 정효정 역 | 현대문화센타 | 2001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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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60쪽 | 673g | 148*210*30mm
ISBN13 9788974281625
ISBN10 897428162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정효정
1962년 생. 경희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현재(주) 앤터스코리아에서 전문 프리랜서로 활동 중. 번역서로는 『사랑이 머무는 자리』『이별 그후』외 다수가 있다.
저자 : 캐서린 앤더슨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공감할 수 잇는 등장인물, 그리고 속도감 넘치는 구성으로 발표하는 작품이다. 베스트셀러를 석권하는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 캐서린 앤더슨. 그녀는 로맨스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심리묘사와 결코 잊을 수 없는 등장인물의 삶을 그려내 독자들에게도 온기, 열정, 눈물, 웃음, 그리고 기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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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았지만 메기으 몸은 좋아지지 않았고, 떠나겠다는 레이프의 의지도 약해졌다. 레이프는 불굴의 정신과 상처받기 쉬운 섬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그녀에 대한 감정을 이겨낼 수 없었다.

그는 녹색 비닐이 깔린 의자에서 몸을 뒤틀고 하품을 하면서 일어나 옆에서 자고 있는 제이미를 생각했다. 헝클어진 칼라에 턱이 닿았다. 오랫동안 위스키 냄새가 났었는데 이제는 아이의 냄새가 희미하게나마 났다.

하룻밤 동안 아이를 돌보면 아이와 쉽게 친근해질 수 있다. 따라서 그 아이를 지극 정성으로 사랑하는 젊은 엄마와도 감정적으로 거리를 가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레이프는 밤새 불평 한마디 없이, 매기가 제이미에게 젖을 줄 때면 그녀의 품안에 아이를 안겨주었다. 레이프는 아이가 젖을 빨 때마다 그녀가 몹시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매기는 그런 것을 최대한 숨기려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한마디 없이 그 고통을 이겨냈다.

제이미를 팔에 안을 때 부드러움과 사랑이 잔뜩 묻어난 그녀의 표정을 읽으면서, 레이프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일었다.

그녀는 그날 밤 잠꼬대를 하면서 꿈을 꿨다. 레이프는 그녀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알아들을 수는 없었으나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들었다.

매기는 론니라는 사람에게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었다. 론니라는 사람이 그녀를 때린 남자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만일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을 지켜줄 사람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그리고 자신이 그녀 곁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큰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여자를 이렇게 폭행하는 놈은 죽도록 맞아야 당연했다.

안타깝게도 레이프는 상당히 흥분해 있었다. 매기에 대한 보호본능은 이성이 마비될 정도로 커져 자신을 자제할 수 없었다.

그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마치 자신이 그녀를 돌보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는 숨이 끊어질 때까지 사랑한다고 수잔에게 맹세했고, 다른 사람이 자기 마음 속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도 받아주지 못했다.

아침 식사를 주문하기 위해 전화를 거는데 손이 심하게 떨려 다이얼을 제대로 돌리지 못했다. 술 생각은 어제부터 간절했지만, 이제는 거의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 되었다.

주문한 음식을 가지러 식당으로 가는 동안 면도날같이 날카로운 겨울 햇살에 눈이 부셨다. 레이프는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숨을 깊이 들이켰다. 하지만 찬바람이 들어가 오히려 속이 쓰렸다. 술집 앞에 섰지만 제이미가 마음에 걸렸다. 만일 술을 마시면 제이미를 돌볼 수 없다. 이내 마음을 굳히고 레이프는 곧바로 백화점으로가 매기가 입을 블라우스와 파카, 그리고 제이미 잠옷과 몇 가지 속옷 및 겨울옷을 샀다. 이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떠나고 나더라도 그들은 따뜻하게 지내리라.
--- p.98~99
그는 눈보라가 심하게 몰아치는 가운데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면서 말 수송용 트레일러에 있었고, 그 뒤를 왜건이 따라오고 있었다. 왜건에는 수잔과 아이들 대신 매기와 제이미가 타고 있었다. 꿈속에서는 영원처럼 긴, 짧은 순간에 왜건이 벼랑으로 떨어졌고 운전사의 얼굴이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얼굴은 놀랍게도 수잔의 얼굴도 아니고, 매기의 얼굴도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깔깔거리며 웃고 있는 론니 보일의 얼굴이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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