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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대리인

신의 대리인

: 르네상스 저작집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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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74쪽 | 587g | 134*193*30mm
ISBN13 9788935601547
ISBN10 893560154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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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는 언젠가 사보나롤라가 전세계가 멸망한다 해도 자기는 굴복하지 않겠다고 말한 걸 기억하고 있나? 이 말에 사람들은 감동했지. 얼마나 진지한 사상인가. 얼마나 고결한 인품인가 하면서.

하지만 나는 그때 얼마나 이기적이고 잔인한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다네. 나 같으면 만약 내 사상을 관철하기 위해 세계가 멸망한다면 그런 사상은 당장 집어치울 걸세.

이것이 소위 이상주의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무서움일세. 자신의 주의주장을 위해 목숨을 버린다는 인간은 위험해. 나는 적어도 이것만은 확신하고 있네. 세계의 멸망은 고사하고 단 한 민족의 멸망과 맞바꿀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사상 따위는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말일세.'

-알렉산데르 6세
--- p.
인간의 마음은 약한거야.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글은 쓰거나 말을 하면, 저도 모르게 그만 우쭐해지거나 변명을 늘어놓게 되지. 우쭐해지면 현실을 보지 못하게 돼. 그리고 변명을 늘어놓으면 어떻게 되는지는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겠지. 자기 행위를 변명하기 시잘한 사람은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네.
--- p.213
그때 비오2세의 입에서 용솟음치는 듯한 외침소리가 터져나왔다.

'보아라. 저기 바다 위에 대함대가 다가오고 있다. 햇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는 것은 주 예수의 십자가다. 그 주위에서 파도치는 깃발은 빨간 바탕에 금빛문장이 새겨진 베네치아의 깃발이구나. 백 척,아니 천 척의 갤리선으로 이루어진 대선단이다. 독수리 문장도 보이는구나. 독일 황제다. 백합문동도 보인다. 프랑스 왕도 왔구나. 모두 왔다. 말이 보인다. 저기에는 밀라노 공작이 있다. 대함대다. 대함대가 마침내 왔구나. 교황이 마중을 나가야지. 총사령관인 내가 일어나지 않으면....'

로드리고도 비오 2세의 말에 글려 밤바다를 내다보았다. 그러나 바다는 달빛을 가득 받아 마치 은빛 비단을 펼쳐놓은 듯 조용할 뿐이었다.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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