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님, 잠시 이야기를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프린은 흥, 하고 콧소리를 냈다.
"님 자(字)는 붙이지 마. 나는 네 스승도 아무것도 아니니까."
프린은 마지못해 소녀에게 손을 내밀어 일어서도록 도와주었다.
"이제 나를 쫒아오진 마. 그리고 빨리 마을로 돌아가!"
소녀는 옷에 묻은 소나무 잎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그것은 잘 떨어지지 않았다. 소녀는 우물쭈물하면서 말을 꺼냈다.
"제 이름은……."
"네 이름이 무엇이든지, 네가 누구든지. 내가 알 바가 아니야!"
프린은 냉정하게 말했다.
"나는 다만 네가 돌아가기를 바랄 분이야. 그렇지 않으면 여기에 묶어서 늑대들의 먹이가 되게 만들어 줄까? 내 영역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집까지 쫓아올 생각이냐?!"
프린은 주위의 숲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나를 그냥 내버려 둬!"
소녀는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윽고 생각에 잠겼다. 프린은 이유도 없이 소녀의 시선에서 얼굴을 돌리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 대신에 분노가 담긴 목소리로 반복해서 말했다.
"나를 그냥 내버려 둬!"
그래도 소녀는 프린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소녀는 언제나 프린을 따라다니며 떨어지지 않는 그 말을 아무런 주저도 없이 했다.
"하지만 당신은 용감한 프린이지요? 당신에 대해서는 어릴 때에 아버지한테서 빠짐없이 들었어요. 나는 꼭 <세 개의 태양> 기사단에 들어가고 싶어요. 당신이라면 틀림없이 내가 기사가 되는데 도와줄 것 이라고 생각했어요."
프린은 소녀를 노려본 채, 반쯤 소녀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 소녀는 마을에서 남의 상거래에 참견하고, 자신을 집까지 쫓아다니고, 게다가 나를 신(神)처럼 숭배한다. 어느 한 가지로도 책망하기 충분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마지막 것이다. 그러한 제멋대로의 존경은 프린에게 괴로운 과거를 생각나게 할 뿐이었다. 프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소녀의 천진스러운 회색 눈동자를 보고 있자 프린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아플 정도로 전달되어 왔다. 이 소녀가 용감한 프린의 영웅담을 듣고, 어떤 찬가를 듣고 자랐을 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 p.34~36
"프린님, 잠시 이야기를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프린은 흥, 하고 콧소리를 냈다.
"님 자(字)는 붙이지 마. 나는 네 스승도 아무것도 아니니까."
프린은 마지못해 소녀에게 손을 내밀어 일어서도록 도와주었다.
"이제 나를 쫒아오진 마. 그리고 빨리 마을로 돌아가!"
소녀는 옷에 묻은 소나무 잎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그것은 잘 떨어지지 않았다. 소녀는 우물쭈물하면서 말을 꺼냈다.
"제 이름은……."
"네 이름이 무엇이든지, 네가 누구든지. 내가 알 바가 아니야!"
프린은 냉정하게 말했다.
"나는 다만 네가 돌아가기를 바랄 분이야. 그렇지 않으면 여기에 묶어서 늑대들의 먹이가 되게 만들어 줄까? 내 영역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부족해서 집까지 쫓아올 생각이냐?!"
프린은 주위의 숲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나를 그냥 내버려 둬!"
소녀는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이윽고 생각에 잠겼다. 프린은 이유도 없이 소녀의 시선에서 얼굴을 돌리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 대신에 분노가 담긴 목소리로 반복해서 말했다.
"나를 그냥 내버려 둬!"
그래도 소녀는 프린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소녀는 언제나 프린을 따라다니며 떨어지지 않는 그 말을 아무런 주저도 없이 했다.
"하지만 당신은 용감한 프린이지요? 당신에 대해서는 어릴 때에 아버지한테서 빠짐없이 들었어요. 나는 꼭 <세 개의 태양> 기사단에 들어가고 싶어요. 당신이라면 틀림없이 내가 기사가 되는데 도와줄 것 이라고 생각했어요."
프린은 소녀를 노려본 채, 반쯤 소녀에게서 등을 돌렸다. 이 소녀는 마을에서 남의 상거래에 참견하고, 자신을 집까지 쫓아다니고, 게다가 나를 신(神)처럼 숭배한다. 어느 한 가지로도 책망하기 충분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마지막 것이다. 그러한 제멋대로의 존경은 프린에게 괴로운 과거를 생각나게 할 뿐이었다. 프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소녀의 천진스러운 회색 눈동자를 보고 있자 프린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아플 정도로 전달되어 왔다. 이 소녀가 용감한 프린의 영웅담을 듣고, 어떤 찬가를 듣고 자랐을 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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