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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물고기 1

영혼의 물고기 1

: 마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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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9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2733048
ISBN10 898273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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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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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유정
서울에서 태어나 연세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인지 공학 석사 과정 휴학중이다. 2000년 제1회 황금드래곤 문학상에『영혼의 물고기』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Psyam이라는 닉네임으로 제2회 황금드래곤 문학상의 우정연재 게시판에서 단편과『황혼의 나라-하이어리데스』를 집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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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희생을 요구하는 것, 물은 육체를 부수는 것, 그리고 물은 잔혹한 죽음. 하지만 물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어. 꽃을 피우게 하고 어린것들을 자라게 하지.'
'물이 사악한 힘이 아니라고?'
'그래. 나는 믿고 있어. 언젠가는 물은 예전의 맑고 깨끗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이 대륙에 다시 생명을 가져올 수 있을 거야.'
시논은 그녀의 말을 들으며, 기도하듯 생각했다.
'되돌릴 수는 없을까? 인간이 죽음을 모르던 때로. 아직 여신이 마신이 되지 않고 물세계가 봉인되지 않았던 때로. 인간이 물을 마시지 않던 때로.'
--- p.115
그들은 그저 아무 말 없이 춤을 추고 있었단다. 바닥에서부터 성스러운 정령의 빛이 새어나와 반딧불처럼 위로 흩날렸지. 고개 숙인 시논의 입가에 유리스의 머리를 장식한 흰꽃이 스쳤어. 그들은 손을 맞잡고 천천히 돌며 춤추었어. 느린 선율, 깊고도 아련한 노래. 사방으로 열린 천지간에 흐르는 시간속에 오직 이 순간만 존재하고 있었던 거야.

그는 유리스의 손을 놓아주었어. 그가 멈춰서자 그녀는 의아한 듯 그를 올려다보았지.
"시논?"
"음악이 끝나버렸어."
그는 낮게 말했어. 그리고 웃으며 한 발 뒤로 물러섰지. 유리스는 그를 따라 앞으로 나섰어. 아직도 춤이 끝나지 않은 듯 빙그르르 몸을 돌리자 옷자락이 펄럭이며 나부꼈어. 소녀는 별빛 아래 미소지으며 시논의 팔을 잡아끌었지.
"이번에는 경쾌한 곡이야. 추지 않아, 시논?"
"나는 이제 쉬고 싶어. 좀 피곤해."

시논은 고개를 저었어. 허무한 잿빛의 세상이 흐르고 있었지. 왠지 모르게 그는 몹시 지친 기분이 들었거든. 그러나 유리스는 붉은 입술로 속삭이고 있었어.
"춤을 춰, 시논. 밤이 끝날 때까지."
왠지 그녀가 어딘가로 사라져버릴 것만 같아, 시논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어. 그러나 그녀는 뒷걸음치듯 모닥불 근처로 가볍게 물러났지. 아득하게 유리스의 웃음소리가 울려퍼졌어.

정령들의 축제에 연주되는 유쾌한 곡이 흥을 돋구었어. 그녀는 수많은 정령들에 둘러싸여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었지. 유리스는 정말 즐거운 듯 간혹 소리내어 웃었어. 그 소리가 어떤 악기이기라도 한 양 강물 소리를 따라 멀리멀리 흘러갔지. 시논은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어. 혼자서 먼 풍경을 바라보듯이 물끄러미 보았던 거야. 웃음소리를 내며 나비처럼 옷자락을 펄럭여 춤추는 유리스의 모습은 시논의 기억 속에 그렇게, 오랫동안 남아 있었단다.
--- pp.279-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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