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사를 배워야 할까요?” 교단에서 종종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하는 학생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국영수 공부하기도 바쁜데 세계사는 봐야 할 분량이 너무 많아요.” “이름과 지명이 낯설고 어려워요.” “열심히 공부해도 티가 안 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하지만 세계사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되면 생각이 바뀔지도 몰라요. 또 모든 공부에는 ‘배워야 할 이유’가 있기 마련이지요. 그렇다면 세계사는 왜 배워야 할까요?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려면 세계사 지식은 필수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어요. 세계사는 우리가 즐기는 모든 문화의 뿌리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세계사를 알면 알수록 영화나 드라마를 몇 배나 더 깊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이렇게 바꿔 보고 싶네요. “아는 만큼 즐길 수 있다.”라고요.
특히 세계사 공부는 암기가 아니라 흐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세계사는 암기과목이니 외워야 한다’라는 부담감 때문에 인명이나 지명, 연도를 무조건 외우려고 애씁니다. 그러나 흐름을 이해하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그러다 보면 몇 백 년, 몇 천 년의 역사도 한눈에 꿰뚫어볼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거예요.
--- 『감수자의 글』중에서
기원전 5세기 말 무렵, 그리스 내부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원래 그리스의 군사력은 중장보병(직접 무장을 갖추어 유사시에 참전하는 용사)이 중심을 이뤘으나 이 무렵부터 보수를 받고 고용된 용병이 중심이 되어갔다.
중장보병은 아마추어이고 용병은 프로다. 그런데 정작 전쟁터에서는 용병보다 중장보병의 활약이 눈부셨다. 이는 프로인 용병이 아마추어인 중장보병보다 강할 것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뒤엎은 것인데,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돈을 벌기 위해 싸우는 용병들과 달리 중장보병들은 자신의 폴리스와 토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마다하지 않고 싸웠기 때문이다. 용병이 싸움에 목숨을 걸지 않은 것도 당연하다. 죽은 다음에야 돈이 아무리 많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게다가 용병들은 보수를 더 많이 주는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그리로 옮겨갔다. 이로 인해 그리스의 폴리스 세계는 점차 쇠퇴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 『알렉산드로스대왕이 건설한 대제국』중에서
공자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인과 예를 강조했다. ‘인’이란 내면의 진심이고, ‘예’란 사회생활의 규칙을 말한다. 다시 말해 진심으로 예를 다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예로부터 ‘스승과 길을 걸어 갈 때는 스승 뒤에서 세 걸음 물러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장자가 한 말로 장자는 유교보다는 불교 사상에 가깝지만 이 말로 설명을 해보겠다.
스승이 앞서 걷고 있다. 그 뒤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스승을 존경하는 제자는 그림자를 밟는 것도 죄스러워서 세 걸음 물러나 걸었다는 일화가 있다. 앞서 가던 스승이 “나는 네 스승이니, 그림자를 밟지 않도록 조심하라.”하고 말했을 리 없음에도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제자의 진심 어린 존경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중국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왕조』중에서
미국 북부에는 공장이 발달했고 남부에는 면화와 담배 농사를 짓는 대농장 플랜테이션이 발달했다. 북부는 흑인 노예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는데, 북부 사람들이 남부 사람들보다 마음씨가 좋아서가 아니었다. 노예제도가 유지되어야 일손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남부의 대농장과 달리 북부의 자본주의적 공장에서는 원활한 생산 활동을 위해 노동력이 자유롭게 유동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스토 부인이《톰 아저씨의 오두막집》을 통해 노예제도의 비인도성을 호소했고, 이에 노예제도 반대 여론이 고조된 탓도 있었다.
--- 『북부를 승리로 이끈 링컨의 노예해방선언』중에서
현대사를 다룬 영화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우선 진주만 공격을 그린 작품으로는, 전쟁영화라기보다는 멜로영화에 가까운 《진주만》(2001)과 미일 합작영화 《도라, 도라, 도라!》(1970)가 있다. 태평양 전쟁의 전환점이 된 미드웨이 해전을 그린 영화로는 《미드웨이》(1976)가 있다. 독소전쟁의 결전을 그린 《에너미 앳 더 게이트》(2001)도 멜로영화에 속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는 일병을 구해야 한다는 주제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쨌든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생생하게 그린 영화다.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서는 《플래툰》(1986), 《풀 메탈 자켓》(1987) 등 다수의 영화가 있는데, 두 영화 모두 침략자의 고뇌를 그리고 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1979)도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 『영화로 보는 세계사, 일곱째 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