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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만나, 이 생이 아름답다

그대를 만나, 이 생이 아름답다

: 시로 쌓아 올린 천재 시인들의 풍류와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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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376g | 150*200*20mm
ISBN13 9788965702764
ISBN10 8965702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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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칭란쯔 傾藍紫
중국 윈난성(雲南省)에서 태어나 중국예술연구원(中國藝術硏究員)에서 중국 고전 시가를 연구했다. 고전 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빼어난 감식안으로 아름다운 중국 고전 작품들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중국 평단은 그의 글에 대하여 “문체가 담백하고 우아하며, 청산의 꽃처럼 아름답고 빼어난 그림처럼 정교하다.”라고 평가한다. 주요 작품으로 《그 시절 우리가 함께 읽은 시》, 《사람은 한가롭고 계수나무 꽃잎 떨어지는데》, 《옷자락에는 술 흔적이, 시에는 글자가 있네》, 《완화 시냇가에서 수묵으로 쓴 노래》 등이 있다. 지금은 베이징에 살면서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의 글이 많은 사람을 아름다운 산수(山水)로 이끌어주는 다리가 되기를 바라는 꿈을 가지고 있다.
역자 : 정호준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두보의 시를 중심으로 당시唐詩를 연구하고 있다. 강남대학교 중국학 센터 객원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 연구소 초빙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중국 문학과 중국어 강의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중국 시의 전통과 모색》(공저), 《중국 문학의 전통과 모색》(공저), 옮긴 책으로 《장자: 그 절대적 자유를 향하여》(공역)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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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사이의 우정은 은정(恩情)이라 부를 수 있다. 그들에게 우정이 없었다면 이 세상은 쓸쓸한 황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마음에서 우러나 오랫동안 지켜온 우정은 남녀 사이의 감정보다 애틋했으며, 친척이나 친지 사이의 감정보다 깊었다. 그래서 어느 철학자는 “애정이란 무엇인가? 두 영혼이 한 신체에 깃드는 것이다. 우정이란 무엇인가? 두 신체가 한 영혼을 갖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정 안에서 우리는 영혼을 결합하여 흐르는 물을 함께 건너가고, 애정 안에서 우리는 몸을 결합하여 세상으로 함께 떨어진다. 그러므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달려 마음의 영토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지기(知己)뿐이다. 우리 마음은 형제자매를 떠날 수 있고 심지어 남편과 아내도 떠날 수 있지만, 굳게 신임하는 친구는 결코 떠날 수 없다.
풍몽룡(馮夢龍)은 이렇게 말했다. “은덕이 서로 결합한 것을 지기(知己)라 하고, 마음속 깊은 심정을 서로 비추는 것을 지심(知心)이라 하며, 음성과 기색을 서로 구하는 것을 지음(知音)이라 하는데, 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을 말한다.” --- p.7~8

사별은 사람으로 하여금 목메어 소리조차 나오지 않게 만들고, 생이별은 항상 사람을 더욱 슬프게 만든다. 두보는 열렬히 존경하고 같은 이불을 덮고 잠을 자기도 했던 이백이 이번에 떠나면 자신과 영원히 이별하여 만나지 못하게 될까 두려웠다. 그는 지금 홀로 고독하게 지낸다 해도 이백과 깊은 정을 나누던 것을 후회하지 않았고, 다만 인간 세상 달빛 아래에 그가 있기만을 바랐다. 그렇게 두보는 사흘 밤 내리 꿈에서 이백을 보았다. 꿈속에서 두보는 자신에 대한 이백의 깊은 감정을 엿보았고, 이는 이백을 존경하던 두보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 p.67

지난날 친구와 함께 상강 언덕 위에서,
이별하던 때를 생각해보네.
나의 말은 햇살 비치는 숲에서 울었고,
그대의 배는 산을 돌아 사라졌네.
말은 울며 옛길을 빙빙 도는데,
배는 사라지는 것이 번갯불 같네.
멀고 먼 강가에 궁궁이 자란 봄날,
옛 친구 이제는 보이지 않네.
- 유우석, [다시 형양에 이르러 유의조를 슬퍼하다]
--- p.121~122

맹호연은 마치 바람에 흩날리는 꽃씨처럼 사람들과 만나기도 하고 이별하기도 했는데, 그들에게 시를 써서 한 송이 꽃을 피우거나 그를 존경하는 시를 짓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게 했다. 그는 대체로 속세를 떠나 있을 때에는 마치 나뭇가지에 핀 꽃에서 잠든 새처럼 조용히 지냈고, 세속으로 나왔을 때에도 소란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세속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삶은 많은 시인들을 자신의 집으로 이끌어 소리 높여 노래 부르게 만들었다. 이백 또한 큰 소리로 그에 대한 사랑을 외쳤지만, 맹호연은 고개를 돌려 알았다는 말조차 하지 않고 무심히 떠나버렸다. --- p.146

사람은 서로 사랑하기는 한다지만,
나와 그대는 다른 사람과 달랐다네.
아침마다 편안히 밥을 먹지 못하고,
날마다 그대를 만나기를 원했다네.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근심에 차서 마음이 어지러워졌다네.
어찌하여 멀리 서로 헤어져,
각자 만 리의 구름이 되었는가?
구름은 높고 바람의 괴롭힘은 더욱 심해지니,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었다네.
하늘에도 가로막는 일이 있는데,
하물며 땅에 사는 이 몸은 어떠하랴?
- 원진, [낙천이 강주로 가는 길에 보낸 시 3수에 화답하여] 부분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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