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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140*210*30mm
ISBN13 9788962803501
ISBN10 89628035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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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런데 이번 케이스에서는 서류 송치 후 나라지검에 오사카지검의 특수검사가 합류해 전담반을 설치하는, 뜻하지 않는 사태로 발전했다. 현경 안에서는 “배신당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법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방침 전환은 지검 수준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여론을 배려한 오사카 고검의 강한 의사가 움직였다”는 가정이 배후에 있는 듯하다.
어쨌든 나라현경의 전 경시가 사망함으로써 사건 해명에 있어서 큰 구멍이 생겼다. 수사당국끼리의 엇박자 사이에서 사건 당사자가 사망한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정보를 전혀 모르는 일반 시민일 것이다.
--- p. 12~13

JR환상선 쓰루바시(鶴橋) 역에서 남쪽으로 10분쯤 걸어, 미유키도로 상점가에 도착했다. 그곳은 재일한국인의 마을이었다. 김치와 한국의 식재료를 파는 식품점, 한복 같은 전통의상 가게와 갈비집이 빼곡했다. 대구포와 고추를 진열한 건어물 가게 앞에 서있는 아주머니들은 한국말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문득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니노미야는 작년 구와바라와 함께 북한으로 도망간 희대의 사기꾼을 쫓아 평양, 나진·선봉직할시, 중국 국경을 넘나들었었다. 목숨을 건 추격전이었는데 지금 와서는 재미있는 추억이 됐다.
--- p. 15~16

-선물 사갈까?
-아니, 됐다. 조심해서 돌아와라.
그리고 전화가 끊겼다. 오키나와에서 뭘 하는지, 왜 돈이 필요한지, 어머니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걱정은 해도 겉으로는 굳이 표현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일곱이나 된 다 큰 아들이 환갑을 넘긴 어머니에게 용돈을 못 줄망정 돈을 달라고 하는 것만큼 한심한 일도 없었다. 마음속으로 불효를 사과했다.
--- p. 136

“니미럴. 참말로 덫이였구마잉.”
구와바라가 낮게 말했다.
“잘도 알아채셨어요.”
“한심한 덫잉께. 우덜이 네마의 휴대폰을 갖고 있단 것을 알아채고잉 히가시헌티 연기를 시킨 거제. 착신이력을 보고 니가 전화를 헐 것잉께. 고것이 노림수였어야.”
“그대로 걸려들었네요.”
“남 야그 하듯 하누마잉. 저 녀석들헌티 걸렸으믄 기냥 죽은 목숨이여.”
“…….”
그 생각을 하자 온몸에 핏기가 가셨다.
“이라고 촌구석의 코티지로 우덜을 끌어들인 것은 반쯤 죽여 갖고 입을 열게 헐 생각이었겄제. 워째서 오키나와에 왔냐, 워째 소센회를 의심허냐, 워쩌케 히가시를 숨긴 걸 알았냐, 워째서 아오키를 쫓냐 허믄서 물어보고 잡은 것을 다 묻고는 60미터 절벽에서 떨어뜨려불라고잉. 니허고 나는 손을 꼭 잡고 같이 비명횡사해부렀을 거여.”
등골이 서늘했다. 이런 힘이 넘치는 역병신과 함께 죽는다면 영겁의 시간 동안 지옥을 헤매고 다닐 것 같았다.
--- p. 167

“이틀만 빨리 아오키를 잡았으믄 통장을 손에 넣는 것인디.”
“7,000만 엔이라……. 도망친 물고기는 무척 크게 느껴지네요.”
“니 뭐여? 시방 남의 일이여? 니도 700만이나 날렸음시롱.”
“그걸 생각하니 힘이 빠져요.”
7,000만 엔에 리얼리티는 없었지만 700만 엔에는 있었다. 연수입보다 조금 더 큰돈을 달랑 이틀 차이로 날린 것이었다.
--- p. 298

니노미야는 시거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선루프를 향해 연기를 뿜어냈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스릴 이즈 곤(The Thrill is Gone)’의 기타소리가 흘러나왔다. 구와바라의 벨소리였다. 구와바라가 휴대폰을 꺼냈다.
“구와바라입니…… 누구쇼? ……아, 기다리고 있었지라. ……그라요. 개 산책을 함께 혔는디. ……아아, 그래서. ……알겄소잉. 한 시간 안에 가제.”
구와바라가 전화를 끊었다.
“오치아이입니까?”
니노미야가 물었다. 구와바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 악당의 등장이여. 비즈니스 기회가 왔구먼.”
--- p. 300

“자네 다케우치도 만났나?”
“전무가 당신을 잔 싫어해부는 것 같더라고잉. 나라 도자이의 자산과 차입금을 계산해설랑 오치아이헌티 철저히 변제를 요구하겄다, 하는 고런 말도 들었당께.”
“젠장…….”
오치아이는 이를 악물고 뭐라고 혼잣말을 했다. 야스오카와 호소야는 그저 묵묵히 구와바라와 오치아이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저그 말이요잉, 오치아이 씨. 도자이 택배가 가와자카 본가와 연결되아 있는 것은 공공연히 누구나 잘 알고 있단 말이요잉. 그라믄 내가 칩과 CD를 다케우치헌티 건네불믄 워쩌코롬 된다고 생각허요. 당신, 본가 쪽 야쿠자헌티 쫓겨갖고 똥구녁의 털까정 몽땅 뽑혀분 다음, 요시노 워디 산속에서 지렁이 밥이 되불겄어!”
“1억 엔의 감액 교섭 가능성은?”
--- p. 306

“시바타허고 아오키만이 아니여. 나라 도자이는 오치아이와 가와데맹키로 경찰 출신덜이 들러붙어 갖고는 온통 갈가리 파묵고 있잖여. 여그 본사도 마찬가지 아니겄어? 니맹키로 효고현 찌끄래기를 데려다 총무 섭외담당으로 야쿠자 대책을 하고 있응께.”
구와바라는 다리를 벌리고 양손을 늘어뜨린 채 나카도를 노려봤다.
“니도 다케우치의 걸레 짓은 인자 고만 허고, 이 회사를 묵어치워불 생각 아니여?”
“구와바라 씨, 하고 싶은 얘기 다 했습니까?”
나카도는 낯빛 하나 바뀌지 않았다.
“당신 용건은 알겠습니다. 다케우치 전무가 출장에서 돌아오면 전해드리죠. 그러니 여기서는 얌전히 물러나주시죠.”
“이런 등신, 본론은 인자부터여.”
--- p. 319

구와바라는 벌떡 일어나 히가시의 얼굴에 박치기를 하고 사타구니에 무릎을 힘껏 박았다. 뒤로 넘어간 목에 주먹을 날리자 히가시는 허리부터 무너져 내렸다.
이케사키가 구와바라에게 달려들었다. 구와바라는 물러서지 않고 쇼트 훅을 날렸다. 둘은 서로 엉키면서 소파에 쓰러졌다. 구와바라는 몸을 돌려 이케사키의 관자놀이에 팔꿈치를 내려쳤다. 몸에 올라타 이케사키를 때리는 구와바라의 머리에 세노오가 꽃병을 내리쳤다. 꽃병이 산산조각 났다. 구와바라는 쓰러지지 않고 이케사키의 머리를 붙잡고 계속 때렸다. 세노오가 구와바라의 목에 팔을 감았다.
니노미야는 캐비닛에 기대어 일어나 권총을 찾았다. 책상 밑에 떨어져 있었다. 무릎걸음으로 팔을 뻗어 총을 잡았을 때 뒷머리에 충격을 받았다. 니노미야의 시야는 까매졌다.
--- p.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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