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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세운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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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로 세운 집

: 기호학으로 스캔한 추억의 한국시 32편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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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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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30.0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4만자, 약 4.3만 단어, A4 약 103쪽?
ISBN13 978895096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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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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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반복되는 시간과 공간의 관습 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굳은살이 박인 일상적 삶의 벽이 무너질 때 비로소 나타나는 것이 그 ‘놀라움’이며 ‘시’이다.” --- 이어령

당신이 지금까지 시라고 생각해왔던 것, 그 시의 구축물이 실은 그 말의 겉모양만 보아온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야말로 당신의 시의 집은 한순간에 무너져버리고 말 테니까요. 토씨 하나 빠뜨리지 않고 “내가 이렇게 시를 좔좔 외우고 있는데 시를 모른다니.” 화를 내시겠습니까. 아니지요.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 이미 말한 대로 건축물이란 게 그렇다는 겁니다. 원래 말의 집이 갖는 당연한 속성이라는 겁니다. 벽돌집이나 말의 집이나 다 같이 내부 공간을 얻기 위해서 지어진 것이면서도 누구나 그리고 언제나 그 외형밖에는 바라볼 수 없도록 되어 있는 숙명 때문인 거죠. 숫제 내면 공간이라는 것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탑이나 기념물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기뻐할 차례지요.
---「 책을 펴내며」중에서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의 시적 언술은 ‘강변에 살자’라는 여성 공간의 희망적 메시지 속에 ‘강변에서는 도저히 살 수 없는’ 남성 공간의 절망적 언어가 깔려 있다. 자연 속에서 살려고 하면서도 끝없이 자연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문명 속의 인간?음과 양처럼 양면성을 지닌 인간의 현 존재가 강변이라는 경계 영역 위에 통합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강변에 살자고 호소하면 호소할수록 ‘강변에 살 수 없는’ 반대의 현실 고백을 듣는 것 같다. 그리고 강변의 아름다운 묘사가 짙을수록 우리의 마음속에 떠오르고 있는 것은 우리가 상실한 산수화이며 공해에 찌든 살벌한 도시의 풍경이다. 그래서 시 「엄마야 누나야」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한 노래처럼 들리면서도 다른 목가와는 달리 슬픔을 지닌 여운으로 울려온다.
---「 시의 숨은 공간 찾기(「엄마야 누나야」, 김소월」중에서

항상 시는 모순어법을 통해서, 일상적인 것에서 일탈(deviation)함으로써 시적 긴장을 만들어낸다. 긴장이 없는 시는 맹물 같은 시라고 한다. 이렇게 음운적 레벨, 구문적 레벨, 의미적 레벨이 모여 하나의 시적 레벨을 이루면서 시적 긴장을 자아내는 것이 정지용 시의 맛이다. 이렇게 외부와 단절된 닫힌 공간과 그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만이 문을 열고 바깥세상과 ‘이마받이’를 하는 행복한 충격을 얻을 수가 있다. 그리고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다”는 지금껏 어느 누구도 느끼지도 말하지도 못하던 소원을 품게 된다. 그러한 소망의 원형이 바로 ‘봄눈’이며 ‘꽃샘추위’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용에 의해서 한국 시의 역사상 처음으로 ‘봄의 훼방꾼’이었던 ‘봄눈’과 ‘꽃샘’이 봄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시학(詩學)의 주인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 봄의 詩는 꽃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춘설」, 정지용」중에서

그러니까 광야라는 공간은 ‘지금’이라는 말과 짝을 이루는 ‘여기’로서 인간이 살고 있는 현존성을 가리키는 장소이다. 기독교 같으면 에덴의 동쪽인 실낙원이나 세례 요한이 외치고 예수가 기도를 올렸던 그 광야일 것이다. 불교 같으면 고해라고 불리는 사바세계, 현해탄에 몸을 던진 윤심덕이라면 “황막한 광야에 달리는 인생아!”라고 노래 부른 그 광야인 것이다. 그러나 이육사의 그 광야는 천지개벽할 때에도 산맥들이 범하지 못한 원초적인 공간으로서 천지의 여백으로 남아 있는 ‘비결정적’ 공간이다. 강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는 말에서도 암시되어 있듯이 아직 형성되어 있지 않는 미완의 땅이다. 그러한 광야를 가지고 있기에 인간은 그 위에 노래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자유를 부여받는다. ‘나?여기?지금(moi?ici?maintenant)’의 실존적 세계를 영원하고 무한한 우주로 확산시켜가는 행동. 그것이 바로 ‘광야’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광야」는 ‘시로 쓴 시론’으로 이른바 ‘메타 시’에 속하는 시라고 할 수 있다.
---「 천지의 여백으로 남아 있는 ‘비결정적’ 공간(「광야」, 이육사」중에서

동서(東西)를 가릴 것 없이 시인들은 자신의 고향을 지상이 아닌 하늘로 생각해오지 않았는가. 그래서 이태백은 자신을 땅에 귀양살이 온 시선(詩仙)이라고 불렀고, 보들레르는 밧줄에 묶여 퍼덕이는 알바트로스의 긴 날개에서 자신의 운명을 보았다. 땅(현실)에 살고 있으면서도 영원하고 무한한 하늘(이상)을 그리워하는 시인의 마음을 가시화하면 바로 공중에 매달려서 펄럭이는 그 깃발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영원한 노스탈쟈’는 ‘슬프고 애달픈 마음’으로 자연스레 이어지고 맨 처음 그러한 마음(깃발)을 공중에 매단 사람은 원초(原初)의 시인, 시인의 원조(元祖)가 되는 것이다. 시인의 경우만이 아니다. 실낙원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영원한 노스탈쟈’의 ‘하늘’(천국)을 꿈꾸며 살아가는 것은 인간 본래의 근원적인 감정이다. 세속(世俗)의 중력(重力」중에서 벗어나 한 치라도 하늘을 향해 높아지려는 발버둥과 그 처절한 초월의 의지……. 그것이 바로 ‘소리 없는 아우성’이고, 물결처럼 흐르는 ‘순정’이고, 푯대처럼 곧은 ‘이념’이고, 백로처럼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애수’이다.
---「 더 높은 곳을 향한 안타까운 몽상(「깃발」, 유치환」중에서

그런데 별이 나를 내려다보고 내가 별을 쳐다보는 그 시선이 그러한 눈싸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로 정다운 것이 되는 그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저렇게 많은 별 중에”라고 불렸던 별이 나중에 오면 “이렇게 정다운 별 하나”로 바뀌는 그 의미는 무엇인가. ‘저렇게’에서 ‘이렇게’로 변화하게 만든 그 시점은 누구의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답하는 것이 「저녁에」라는 시 읽기의 버팀목이라 할 수 있다.
---「 슬프고 아름다운 별의 패러독스(「저녁에」, 김광섭」중에서

미당은 이러한 욕망의 착종과 모순의 뜨거운 피에서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다. 그것이 붉은색으로 표현되는 피(클레오파트라와 같은 피)이고 혓바닥이고 아가리를 지닌 뱀이다. 총칭하여 슬픔으로 태어난 인간의 몸뚱아리이며 그 원죄이며 생명이다. 미당은 바로 뱀이 살고 있는 뒤안길 방초길을 시의 활주로로 이용한다. 그래서 붉은색 너머 뱀이 원통하게 물어뜯은 저 푸른 하늘의 세계로 날아오르려고 한다. 그래서 뱀의 시적 진화 과정은 바로 미당 시의 진화가 된다. 뒤안길(땅)의 뱀이 바다로 나가면 거북이 가 되고, 거기서 다시 하늘로 가면 천년 학이 된다.
---「 욕망의 착종과 모순의 뜨거운 피로부터(「화사(花蛇)」, 서정주」중에서

한용운의 시가 눈에 보이지 않는 ‘님’을 창조한 것처럼 이상화는 ‘부름의 시’의 양식으로 마돈나라는 시적 대상을 만들어냈다. 님이 무엇을 가리킨 것인지, 마돈나가 누구인지 시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한마디 말로 풀이해달라고 할 것이다. 그것이 산문적 언어로 뚜렷하게 기술될 수 있는 것이라면 왜 그렇게 시인 자신이 애타게 불렀겠는가? 마돈나는 먼동이 트면 사라지는 별처럼 일상적인 논리나 관습으로 옮겨놓으면 금세 증발되고 마는 유령 같은 존재다. 오직 이상화처럼 네 기둥으로 세운 언어의 집을 지어놓고 우리가 애타게 부를 때만이 그 대상은 나의 침실로 들어오는 것이다.
---「 부름으로서의 시(「나의 침실로」, 이상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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