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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신입사원 3

위험한 신입사원 3

[ 완결 ]
박수정 | 가하 | 2015년 10월 0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7 리뷰 7건 | 판매지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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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408쪽 | 512g | 148*200*18mm
ISBN13 9791129528490
ISBN10 1129528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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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로 돌아갈 것 없이 여기서 바로 퇴근하죠. 정 대리님은 이만 들어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예. 팀장님께서는……”
“난 잠깐 더 앉아서 정리 좀 하고 들어가겠습니다.”

승현이 미소를 지으며 유림을 향해 고개를 까딱했다.

“오늘 수고 많았어요. 내일 사무실에서 봅시다.”
“예, 팀장님.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유림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일어서서 카페를 나왔다.

바깥으로 나오자 여태껏 참고 있던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휴우.”

함께 있는 동안에는 잘 몰랐는데, 어지간히 긴장하고 있었나 보다. 길을 걷는데 다리가 다 후들거렸다.

하루 종일 함께 있는 동안 승현은 사적인 말은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사무적인 말투와 태도에서, 확실히 그가 자신과의 일을 다 털어버렸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긴 헤어질 때도 그랬지.’

헤어지자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놓고 후회스러워 어쩔 줄 몰랐던 자신과 달리 승현은 쿨했다. 헤어지기로 결심하자마자 바로 말했고, 말한 후로는 두 번 다시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

사실 유림은, 전화로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후에도 한동안은 계속 기다렸었다. 시간이 지나면 승현이 연락해 올 거라고 믿었다.

화가 나서 그만 잘못 생각했다고, 보고 싶다고, 우리 헤어지지 말자고.

하지만 승현에게서는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었다. 그제야 유림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끝이라고 했던 그 순간, 그때 이미 끝난 거였다는 사실을.

1월 초, 겨울 해는 너무나 짧았다. 이제 겨우 6시 반도 안 됐는데 이미 주위는 어둡고, 거리는 네온사인으로 흘러넘치고 있었다.

‘내가 데려다줄게요. 여자 혼자 밤길 다니는 거 아니에요.’

예전 같으면 그렇게 우겨서 강제로라도 집에 데려다주었을 남자는,

‘오늘 수고 많았어요. 내일 사무실에서 봅시다.’

그렇게 말하고 아무렇지 않게 고개를 돌렸다.

사랑이 끝났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제로 확인당하는 기분은, 오늘 마신 커피를 다 합친 것보다도 훨씬 더 쓰디쓴 것이었다.

◇ ◆ ◇

물론 거짓말이었다.

어떻게 편할 수가 있을까. 유림의 얼굴을 본 그 순간부터 이렇게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는데.

“하아…….”

유림이 자리를 뜨자 내내 경직되어 있던 승현의 어깨에서 그제야 힘이 빠져나갔다.
하루 종일 함께 있는 내내 얼마나 이를 악물고 견뎠는지 모른다.
긴장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서, 와락 껴안고 싶은 걸 참기 위해서.

‘보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요.’

진심을 말해버리지 않기 위해서.

얼마 전에 버스 정류장에서 보았을 때도 느꼈지만, 2년 전에 비해 유림은 훨씬 더 매력적인 여자가 되어 있었다. 외모는 물론이고 그 외의 부분에서도.

예전에 비하면 한결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어쩌면 그건 사랑을 해본 여자로서의 변화일지도 몰랐다. 유림이 지난 2년 동안 애인 없이 지냈다는 게 마치 기적처럼 느껴졌다.

승현은 혜인에게 마음 깊이 감사했다.

「지사장님, 정말 저한테 절하셔야 돼요. 유림 씨한테 붙는 남자들 막느라 제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세요」

며칠 전에 통화했을 때, 혜인이 그렇게 푸념했던 것이 사무치게 이해가 되었다.

문제는 유림이 자신에 대한 마음을 모두 접어버렸다는 거였다.

「지사장님 얘기만 나와도 질색을 해요. 아마 쉽지만은 않을 것 같아요.」

혜인은 걱정스럽게 말했었다.

그렇지 않아도 승현은 천천히 다가가자고 다짐하고 있었다. 속마음을 숨긴 채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다시 한 번 유림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 생각이었다.

‘내가 다가갈게요. 밀어내지만 마요.’

속으로 그렇게 뇌까리며, 승현은 오늘 몇 잔째인지 모를 커피를 입 안에 머금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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