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하다'는 여자의 뇌 안에서 본능적인 성욕, 수면, 식욕을 관장하는 구피질과 그 위에 있는 신피질이 영향을 주고 있는데 특히 '기억'을 관장하는 부분이 원인이라는 설도 있다. 기억을 관장하는 부분을 자극하는 남성에게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다. 과거 그녀의 기억 속에 있던, 자기가 좋아하던 이성과 겹쳐졌을 때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남자와 닮았어, 내가 늘 머릿속에 그려오던 이상형이 바로 저 남자와 닮았다구, 하는 내가 가진 기억 속의 무엇과 부합되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첫눈에 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는 동물적인 '발정', '발정기의 충동'에 의해서 첫눈에 반하고 캐주얼섹스로 옮아가는 패턴이 많다. 이 때의 남자의 뇌에서는 구피질의 본능적인 부분이 반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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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뇌와 우뇌에는 각각의 특징이 있다. 예를 들면 좌뇌는 언어의 세계, 복잡한 계산이나 논리적인 사고 분야를 맡고 있고 우뇌는 이미지나 공간 인식, '순간적인 착상'이나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와 같은 '육감'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아내가 술을 먹고 돌아오는 남편을 현관 앞에서 맞이하며 '어느 술집에서 무슨 술을 먹고 얼마의 돈을 쓰고 왔는지'를 정확하게 맞힐 때마다 남편은 혀를 내두르며 아내의 능력을 두려워한다. 남자로서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직감'의 경지인 것이다. 남자들은 '내가 같이 사는 건 인간이 아닌가벼. 아마도 귀신인가벼.'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우뇌가 발달한 여성들에게 이런 일들은 그저 평범한 일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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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경우는 대뇌의 복잡한 정서를 조종하고 있는 부분이 남자의 뇌에 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여자가 화장을 하고 가슴에 두꺼운 패드를 넣으며 스타일에 신경을 쓰는 것은 남자의 마음을 끌려는 기본전략인 것이다.
남자들은 여자의 순수한 얼굴을 사랑한다. 그러나 여자의 복잡한 뇌는 보다 예쁘게 치장을 함으로써 남자들의 시선을 끌라고 명령한다. 남자가 "넌 화장 안 해도 예뻐"라고 아무리 되 뇌여도 여자는 남자를 만나러 오기 수 시간 전부터 조금 더 예뻐 보이기 위해 진물 나게 거울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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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초조해 한다. 남자들의 무표정에. 얼굴 안쪽에 숨겨진 감정에. 남자들의 얼굴엔 희노애락이 여자들만큼 없다. 표현력이 부족하다. 감정의 기복이 보이지 않는다. 남자들은 이것을 두고 스스로를 '과묵하다'라고 하지만 여자들은 이것을 두고 '미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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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외모중시형 경향도 시대변화의 일환이다.
호세이(法政)대학 사회학부 교수인 이나마시 다츠오(稻增龍夫)는 이렇게 분석하고 있다.
"겉모습에 치중한다는 것은 언뜻 보기에는 안이한 행위 같지만 이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굴절된 '자기 찾기'의 수단인지도 모른다. 옛날 같으면 무리하게 자기와 대치하지 않아도 '남자가 살 길'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진지하게 나는 무엇일까를 생각해야만 하는 요즘에는 우선 알기 쉬운 '겉모습'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이다."
현대는 '남자니까' 해야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 목적을 잃은 남자 뇌가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일이 '다리의 털 제거하기'라니 너무나 슬픈 일이다. 남자들은 어쩌면 용맹함만이 남자의 미덕이었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석양이 지는 창문 앞에서 하염없이 털을 뽑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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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뇌는 좌뇌와 우뇌를 이어주는 뇌량이 여자에 비해 가늘어서 좌우의 뇌가 교환할 수 있는 정보량이 적다. 따라서 사물을 끝까지 외곬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정신적 타격에 대한 회복이 더디다는 약점이 있다. 아주 오래 전, 사냥꾼이었던 남자의 스트레스는 '오늘은 잡은 게 없어'가 전부였다. 남자 뇌는 그런 단순한 스트레스에는 대처할 수 있지만 복잡한 인간관계가 얽혀 있는 현대의 스트레스에는 약하다. 일찍이 남자의 우울함을 달래주는 것은 주로 술이 었지만 이제는 거기에 수다가 더해졌다.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수다를 떨어야 할 정도로 남자 뇌는 궁지에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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