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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영 소설선집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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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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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6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662g | 153*224*30mm
ISBN13 9788990994424
ISBN10 899099442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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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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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도둑들이 쳐들어 왔다. 아버지와 그의 형제들은 쳐들어오는 적을 먼저 막을 생각은 않고 저희들끼리 의견이 엇갈려 다투기만 하다가 그만 도둑들에게 그 좋은 전토를 다 빼앗기고 말았다. 도둑들은 전답만 빼앗은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주인들을 모조리 잡아 죽이고 부녀자들과 아이들에게는 노예의 탈을 씌웠다. 몇십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도둑들 역시 내분으로 멸망해 버리고 그들은 주인 없는 노예로 방치되었다. 이 노예의 탈만 벗어 던지면 당장 주인 행세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들었다. 그러나 몇십 년 동안 쓰고 자라온 무쇠탈은 살 속까지 깊이 파고들어서 이제는 그들의 얼굴 아닌 얼굴로 탈바꿈 되었다. 그래서 그 탈을 벗는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로 여겨졌다. 살 속 깊이 파고든 무쇠탈을 완전히 벗어던지려면 살을 찢는 고통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이 치욕의 탈을 쓰고 지낼 수는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무슨 수를 쓰든지 이 노예의 무쇠탈만은 벗어 던지자고 그는 동료들에게 호소했다.
“동지들이여. 이 무쇠탈을 벗어던지지 못하는 한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우리일 수가 없고 나는 진정한 의미의 나일 수가 없습니다. 진정한 우리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서도 우리는 이 무쇠탈을 벗어 던져야만 하겠습니다.” 그는 목청이 터져라 하고 외쳤다. 그러나 누구도 무쇠탈을 벗어 던질 수 없었다. 마음은 원이로되 각자의 힘만으로는 도저히 벗어 던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 탈을 벗어 던지고 이 땅의 주인이 되어 그에게 치욕을 안겨준 도둑의 무리를 응징하는 것이 자신에게 맡겨진 하늘의 소명이라는 자각을 갖고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이 무쇠탈 벗어 던지는 일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다짐한다.
동료 중의 하나가 말했다.
“강형, 이 무쇠탈은 그렇게 간단히 벗어 던질 수 없을 거요. 이 무쇠는 보통 쇠가 아니란 말요. 그 도둑의 무리에게 아첨하는 쓸개 빠진 우리 쪽 사람들이 숱하게 가담했으니까. 순전히 도둑의 힘만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쉽사리 부술 수 있지만 우리의 생리를 너무나 잘 아는 그 사람들이 그 작업에 가담했기 때문에 깨부술 수 없게 아주 견고하게 만들었단 말요.”
“그렇다고 너는 이 일을 단념하고 영원히 남의 노예로 만족하겠단 말이냐. 안된다 안돼. 나는 무슨 일이 있든지 이 무쇠탈을, 노예의 탈을 벗어 던지고야 말 테야. 자아, 동지들 내 뜻에 동조하는 사람은 다 내 뒤를 따르시오.”
그는 이렇게 외쳤다. 동지들이 하나 둘 그의 뒤를 따른다. 그는 생각했다. 제아무리 무쇠탈이 강하다고 해도 자기 내부에서 팽창되어 오는 무서운 잠재력을 당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그는 가졌다. 그것은 마치 견고한 지각을 뚫고 솟아오르는 새싹처럼 인위적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자연의 섭리라고 그에게는 생각되었다. 이때 두 마리의 개가 서로 이를 잡느라고 등짝을 서로 씹어주는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드디어 번쩍하고 그의 뇌리를 스치는 예지가 있었다.
‘서로가 서로의 탈을 벗겨주면 되느니라’ 이 한마디가 마치 복음처럼 그의 고막을 두드린다.
“자아 동지들! 자알 들으시오. 우리는 등잔 밑이 어둡다고 가장 손쉬운 방법을 지금껏 모르고 있었소. 이제부터 제각기 혼자 힘으로만 자기의 무쇠탈을 벗으려고 할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탈을 벗겨 주면 될 것이오!”
혼자의 힘으로만 탈을 벗어 던지려고 지금껏 발버둥쳐 온 동지들이 이 말을 듣자,
“옳소. 그렇게 하면 되겠군.” 하면서 저마다 두 사람씩 조를 짜가지고 서로가 상대방의 탈을 벗겨 주는 작업을 시작한다. 역시 혼자서 애쓸 때보다는 훨씬 쉬웠다. 이 반가운 소식을 들은 무쇠탈을 쓴 동지들이 어느새 구름처럼 모여든다. 고되고 끈질긴 작업이 계속되었다. 줄칼로 쓸고 쇠톱으로 자르고 아프지 않게 조심스레 망치질을 했다. 드디어 하나둘씩 무쇠탈을 벗기 시작한다. 얼굴은 온통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제 본시의 얼굴을 찾는 동지들은 그 피투성이의 얼굴을 들고서 눈물을 흘리면서 하도 좋아서 춤들을 춘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진다.
그의 무쇠탈도 서서히 벗겨지기 시작한다. 뜨뜻한 피가 흐른다. 생살을 찢는 아픔으로 몸부림친다. 드디어 탈을 완전히 벗어던진 그는 어쩔 줄 모르고 환호성을 터뜨린다. 그는 제 소리에 놀라 퍼뜩 꿈에서 깨어난다. 온 몸이 땀으로 후줄근하다.
“아니. 이이가? 여보 가위 눌렸어요?”
옆에서 아내가 잠꼬대처럼 물어온다.
“으응? 왜?”
“자꾸만 낑낑대고 애쓰는 소리에 나도 잠이 깼단 말에요.”
“응, 그래? 미안해. 그럼, 내일을 위해 또 잠이나 푹 잡시다.”
내일을 위해서 그들은 또 잠을 청해야만 했다.
--- p.426
“흥 자꾸만 꽁무니만 빼지 말아 이놈아. 네놈들 때문에 우리 전우들이 얼마나 죽어갔는 줄 아니? 이놈아, 38선에서 무참히 죽어간 전우들을 생각하면 네놈들 간을 내어 씹어도 시원치 않겠다. 이 놈들아.”
하고 갑자기 외치면서 주먹코 사병은 개머리판으로 영우를 내리 찍으려고 덤벼들었다. 역시 장교가 만류했다. 그러자 그 사병은 실성한 사람 모양 곡을 놓고 엉엉 울어대는 것이었다. 전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대면서 그는 몸부림쳤다. 그러자 경상도 사병의 눈에서도 어느덧 닭 똥 같은 눈들이 뚝뚝 땅바닥에 떨어져 튀기는 것이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눈물이란 그리고 울음이란 어떠한 경우이든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양이다. 장교의 눈에도 이슬이 번득였다. 영우와 구섭과 제일 먼저 잡혀온 또 하나의 동료도 엉거주춤한 채 이 광경을 지켜보다가 하나하나 고개를 떨구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처음엔 조심스레 흑흑 흐느끼기만 하던 포로들도 국군들이 소리내어 울기 시작하자 어느덧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국군들은 그들 사정대로 자기들의 전우들을 생각하고 울었고, 인민군 포로들은 또 그들 나름대로 똥줄이 빠지게 2개월 동안이나 허기진 배를 안고 숱한 사선을 넘으면서 끌려다니던 끝에 이렇게 잡히자마자 억울하게 몰매까지 맞는 게 서러워서 목을 놓아 울어대는 것이었다.
“ROK officer, what's the matter with you? why?(한국군 장교님, 어떻게 된 겁니까? 도대체 왜 그러는 겁니까?)”
하고 물어왔다. 그러나 장교는 침통한 표정인 채 아무 대꾸도 없었다. 이것만은 남의 집안 문제이니 너희들이 관여할만한 일이 아니라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미군은,
“Are they your old Friends or blood?(그러면 그 포로들이 당신의 옛 친구요, 아니면 친척이라도 된단 말이요?)”
하면서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장교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퍼뜩 꿈속에서라도 깨어난 듯이 표정을 가다듬고
“No, nothing. you'll never Know what sadness we have.(아무 일도 아니오. 당신들은 우리의 슬픔을 이해 못할 거요.)”
하고 나서 생각난 듯이,
“야 이젠 가자. 너희들은 모두 손을 머리 위에 얹고. 자 빨리 가자.”
하고 나서 미군들을 보고 “오우 케이 레츠고우.(자 갑시다.)” 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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