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바보같은 남자애들 대탐험!
이 책은 남자애를 소재로 한 카툰 책이다. 또한 남자애에 대한 사용설명서이자, 남자애들의 특성을 알고 손쉽게 다루는 방법 등을 이야기하는 작은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의 캐릭터는 단순하지만 '바보같고 어리숙한' 남자애들의 속성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남자애'에 대한 솔직하고 과격하고, 극단적이기까지 한 묘사와 그림들은 보는 이에게 남자애들을 골려먹는 듯한 대리만족을 준다. 단순함 그 자체인 '남자애들'의 모습을 보면서 남자들은 속으로, 여자들은 손뼉을 치면서 '맞아, 맞아'하고 수긍할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캐릭터(boy)는 이미 미국에서는 대중적인 캐릭터이다. 이 책의 저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남자이다. 그는 이 책을 쓰기 이전에 이미 캐릭터로 유명해졌다. 이 책의 캐릭터의 모델이자 개발자인 토드 해리스 골드만은 이 책에 나오는 그림들을 티셔츠에 그려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림이 인쇄된 티셔츠는 미국에서 100만 개 이상 팔렸으며, ‘남자애(boy)'와 ’여자애(Trandy Wendy)' 캐릭터가 그려진 잠옷, 달력, 다이어리 등의 상품이 만들어져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책은 요즘 말로 '비호감'인 남자애들의 속성을 과장되게 보여준다.
"남자애들에게서는 응가 냄새가 나", "남자애들은 방귀 냄새가 지독할수록 더 자랑스러워해!", "생각은 남자애들의 머리를 아프게 해", “남자애들은 심지어 노란 눈(오줌을 눠 노래진 눈)도 먹어!”, “남자애들이 이를 닦지 않는 건 좀전에 먹은 벌레맛이 별로일 것 같아서야”
때로는 남자애들을 동물처럼 묘사하기도 한다.
"남자애들은 용변 훈련이 안 됐거든... 신문지 깔아줘!", "남자애들의 유형 : 돼지, 개, 당나귀", “식사 후 20분 안에 용변을 볼 수 있게 데리고 나가야 해”
심지어 남자들의 거짓말과 속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고 웃음거리로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남자애'들은 '더럽고, 냄새나고, 길들여야 할' 존재로 묘사된다.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왠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과장과 억지 속에 '남자애들'의 특징과 공통점들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단순 명쾌한 남자애들 사용설명서!
마치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것 같은 이 책은 ‘단순함’에 방점이 있다. 슬랩스틱 코미디계의 황제였던 고(故) 이주일 씨는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를 남겼고, 그의 특별한 외모 덕분에 큰 인기를 누렸다. 언뜻 보기에는 바보 같고 멍청한 모습이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대리만족을 느낀다. 맞다. 단순하고 못 생긴 캐릭터가 주는 힘은 ‘단순함’ 그 자체에 있다.
이 책을 읽는 법 또한 단순하다. 코미디를 보듯이 본문의 그림과 글들을 아무 생각 없이 보는 것이다. 의미를 곱씹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있는 그대로, “하하하!”, “맞아, 맞아!”를 연호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만 있으면 된다. 여기에 반박할 여지도 많다. 당신이 남자라면, 자신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여유’를 주는 책이지, ‘해답’을 주는 책은 아니다. 먼저 웃고, 긍정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적극적인 희화 속에 ‘남자애’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또한 놓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남자’를 권력이나 힘의 대상이 아니라 ‘귀여운 멍청이’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남자애들을 끝까지 조롱하지만, 그 속에는 남자애들의 모습이 귀엽게 그려져 있다.
남자애들은 다 바보다, 그러니 재미있게 웃고 즐기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