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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

왕의 남자

: MOVIE STORY BOOK

왕의남자 원안 / 김현정 | 예담 | 2006년 08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0 리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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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8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77쪽 | 539g | 153*224*20mm
ISBN13 9788959131662
ISBN10 895913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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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악! 장생이 부채를 펼쳤다. 짚신에 쓸리고 돌에 찢겨 상처투성이가 된 맨발이 어둠에 먹혀버린 눈동자를 대신하여 줄을 밟으며 방향을 가늠했다.
“어릴 적 광대패를 처음 보고는 그 장단에 눈이 멀고.”
기둥을 휘감은 오색 천이 갑자기 세진 바람을 맞아 휘날렸다. 장생도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나뭇잎처럼 바람에 휘청거렸지만 용케 균형을 잡으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광대 짓을 할 때는 어느 광대 놈과 짝 맞추어 노는 게 어찌나 신이 나던지…….”
쏟아지는 햇빛이 그대로 통과해버릴 것처럼 투명하도록 새하얘진 공길이 어깨를 들썩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소매 끝에서, 옷깃 사이에서 공길이 삼켜버린 눈물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듯했다.
장생은 거의 떨어질 것처럼 휘청댔지만 무릎을 굽히고 부채를 흔들어 간신히 균형을 되찾았다. 그럼에도 사설은 막힘없이 흘러나왔다.
“…… 그 신명에 눈이 멀고!”
살랑살랑 부채가 흔들리며 장생도 다시 몸을 곧게 펴기 시작했다.
“한양 와서는 저잣거리 구경꾼들이 던져주는 엽전에 눈이 멀었지.”
공길과 함께 살아온 숱한 세월이 장생의 사설에 실려 자기 뒤를 돌아보았다. 눈물과 웃음을 뿌리며 오직 서로만 믿고 의지한 채 굽이굽이 돌아 나온 길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 길을 되짚어 가기엔 너무 늦어버렸다.
“얼떨결에 궁에 들어와서는, 와서는…….”
바람이 멎었는데도 장생의 몸이 좌우로 흔들렸다. 장생은 목이 막혔다.
“……그렇게 눈이 멀어, 볼 걸 못 보고, 어느 잡놈이 그놈 마음을 훔쳐가는 걸 못 보고.”
……
기둥을 잡은 장생이 몸을 둘려 세우며 다음 대목을 뽑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 눈이 멀어 아래를 못 보니 그저 허공이네그려.”
붉은 핏자국 위로 흘러내린 검은 머리카락에도 핏빛이 비쳤다. 검은색과 붉은색이 뒤섞여 무참해진 검붉은 그림자를 빚어냈다.
“이 맛을 알았으면 진작에 맹인이 될 것을.”
어깨 위로 곱게 늘어뜨린 공길의 머리카락도 선명한 붉은 덧저고리에 비쳐 흔들렸다.
새하얀 얼굴, 새하얀 입술에 눈두덩만 갈색으로 그늘이 진 공길이 울음 섞인 소리를 외쳤다.
“그래, 이 잡놈아!”
외침이 들려온 쪽을 찾아 장생이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앞 못 보는 눈동자에 웃음이 스미고, 터지고 갈라진 입술도 웃음을 띠는 듯했다. 공길이 마저 소리를 질렀다.
“맹인이 되니 그리 좋으냐!”
아직도 울음기를 털어버리지 못했지만 있는 힘을 다 실은 공길의 목소리는 드넓은 연회장을 매우고도 남을 만큼 힘찼다.
장생의 얼굴과 어깨가 희열을 맞은 듯 벅차게 들썩였다. 장생이 사설을 받았다.
“그래, 좋다! 좋아 죽겠다, 이년아!”
……
웃음과 울음이 뒤섞인 목소리로 공길이 사설을 비틀어 다른 이야기를 시작했다.
“너는 죽어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프냐?”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에 오색 소매와 붉은 비단이 눈이 부셨다.
“양반으로 나면 좋으련?”
장생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아니, 싫다!”
계집처런 고운 목소리로 공길이 다시 물었다.
“그럼, 왕으로 나면 좋으련?”
장생이 고개를 저었다. 노랫가락을 뽑듯 꺾이고 휘어지는 가락을 타며 장생이 목청을 높였다.
“아니, 그것도 싫다! 난 광대로 다시 태어날란다!”
장생의 가슴에 북받친 환희가 허공을 건너 공길에게 가서 닿았다.
“이놈아! 광대 짓에 목숨을 팔고도 또 광대냐.”
공길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말끝에 눈물방울이 매달린 듯했지만 공길은 신명을 놓치지 않았다. 장생이 부채를 들어올리며 질문을 되받아 물었다. 땀에 젖은 핏자국이 다시금 번들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는 네년은 뭐가 되고프냐?”
“나?”
공길의 얼굴에 스민 웃음이 눈물을 몰아내려 했다. 입술을 한 번 꼭 깨물더니 공길이 신이 나서 외쳤다.
“나야 두말할 것 없이 광대! 광대지!”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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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무엇보다 <왕의남자>가 여러 층위의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기쁩니다. 이 영화가 어떠한 도구로 쓰이든, 비난을 받든 칭찬을 받든, 다각적으로 논의가 되고 소비가 된다는 것은 감독으로서 즐거운 일입니다. 원작인 연극 <이>와 영화인 <왕의남자>가 매체에 따라 다른 특성을 갖듯이, 무비스토리북 역시 또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준익 (영화 <왕의 남자> 감독)
영화가 흥행가도를 달릴 즈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과연 흥행 요인이 무엇인가?’와 ‘이렇게 성공할 줄 알았는가?’입니다. 저의 일관된 대답은 ‘잘 모르겠다’였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한 가지를 들라면 그것은 ‘탄탄한 스토리 라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무비스토리북이 영화를 봐주신 여러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의미를 새롭게 하는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
정진완 (영화 <왕의남자> 제작자, 이글픽쳐스 대표)
제게 있어 <왕의남자>는 이준기가 아닌 ‘공길’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한 영화입니다. 무엇보다 모호한 느낌의 공길의 감정을 이해하고 몰입하고자 많이 연구하고 노력했습니다. 한 세상 징하게 놀다간 공길이 여러분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준기 (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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