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사람의 인생을 바꿉니다. 이런 사실은 여러분도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랑을 싹트게 한 기본 배경이 뇌 속의 기억장치 때문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 p.19
우리의 뇌에는 우리가 만들고 표현하는 모든 것들에게 색깔을 불어넣는 감정신경들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통의 편지를 쓸 때도 다양한 감정들을 실을 수 있고, 같은 의미를 가진 단어들을 사용해 똑같은 문장을 쓰더라도 전혀 다른 표현이 될 수 있지요. 같은 문장이라도 감정의 농도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 p.22
자기 자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거추장스럽고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변화를 시도하게 되는 때가 사춘기입니다. 그 나이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자신의 두려움을 치료해 보려는 것이지요. 그래서 청소년들은 옷이나 화장, 피어싱 등 외모의 결점을 감추는 치장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_ 49쪽 광란(혹은 광기)과 정상 사이에는 강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안전장비도, 보호망도 없는 상태에서 그 강을 건너야 할 상황에 놓일 수도 있습니다. --- p.86
폭력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두려움이 무엇인지, 아픔이 무엇인지도 알아야 합니다. 제 마음속에도 고통이 들어 있고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고통이 감춰져 있지요. 이 고통들이 어느 순간 우리의 미래와 희망마저 흐릿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 p.93
고통스러울 때는 먼저 고통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느끼는 고통을 단지 두려워만 하지 말고 부모님께 털어놓으십시오. 눈물이 나올 것 같으면 스스럼없이 우세요. 천 마디 말로도 전달할 수 없는 것들이 눈물 한 방울도 다 표현될 때가 있으니까요. --- p.99
한 번의 포옹이 학자들이 쓴 고통에 대한 논문이나 심리학 이론보다 훨씬 나을 때가 있습니다. 사실 아버지가 돼본 적도 없는 학자들이 아버지들에게 충고하는 경우도 꽤 많으니까요. --- p.100
인간은 육체라는 물리적 구조와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두 가지 요소를 통해 각자의 생활패턴이 만들어지고 타인과의 관계도 맺게 되는 것입니다. (…) 성기는 육체와 관계가 있고, 또 사람이라는 인격체와 관계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냥 살덩어리일 뿐이지만 마음도 담겨 있고 감정도 담겨 있습니다. --- p.108-9
영혼은 다른 기관들처럼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의미 자체를 포괄하는 것, 즉 모든 인체기관의 기능을 초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나’라는 인간의 모든 조직을 조합하여 타인과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 바로 영혼입니다. --- p.110
타협을 모르는 과격한 금욕주의가 지나칠 경우에도 극단적인 행동을 낳을 수 있고, 자유주의를 내세워 부주의하고 맹목적인 행동을 할 경우에도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 p. 135
시계로 따지는 시간만 강조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시계가 말해주는 시간만 중요시한다는 것이 제겐 왠지 너무 차갑고 비인간적으로 느껴집니다. 물론 물리적인 차원에서 인생을 정리해보는 것도 필요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복잡한 존재에 대한 연구를 하다 보면 시간이라는 것이 불규칙한 리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현실적인 시간을 표현할 때보다 감정적인 시간들을 집어낼 낼 때 훨씬 더 흥분이 됩니다. --- p.140
여러분은 시계가 보여주는 시간과 현실 속의 공간에서 벗어나 정신적인 공간에서 미래를 상상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를 즐길 수 있고 그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 p.145
현실 속의 ‘나’와 이상 속의 ‘나’, 오늘날의 나의 모습과 내가 원하는 모습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들을 극복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고, 또 이 계획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내일의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 p.147
“영웅이 필요 없는 사회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 p.159
저는 여러분이 영웅을 미워하고 한순간에 갇힌 삶을 미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계획을 많이 세워서 하늘 높이 날아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을 바꿔줄 행운이나 복권 같은 것에 여러분의 마음이 끌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 p.164
저는 청소년들이 이념에 애착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인생과 이 사회를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이념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처럼 가난한 사람들은 너무 많고, 부유한 사람들은 너무 적은 이런 세상을 만들지 않겠다는 꿈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 p.166
이 열등감이라는 괴물을 이겨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면의 동굴에 감춰둔 치부를 밖으로 끌어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봐야 합니다. 그러면 그것이 그렇게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반드시 없애버려야 할 것도, 또 감추어야 할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다만 청소년기이기 때문에, 사춘기이기 때문에 수치스럽게 느껴졌을 뿐입니다. --- p.172
성기는 단순히 관계를 가지기 위해 필요한 기관이 아니라 사랑과 정열을 표현하기 위한 매개체입니다. (…) 성교는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감을 주고 서로를 사랑하고 있고 서로를 선택했다는 느낌을 주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지금까지 감추고 있었던 것들, 스스로도 모르고 있었던 것들을 확인하고 지금까지 부끄럽게만 느껴지던 것이 이제는 소중한 것이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는 이런 것을 드러내고 보여주어도 전혀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관계를 갖게 되면 아주 어린 아기 때처럼 공생관계를 이루어 최대한의 안정감을 얻고 싶어 합니다. --- p.198-9
신비는 이성적이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이성은 인간의 삶과 이 세상의 원칙을 규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치지만, 신비는 이성으로 풀어낼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비롭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 이 글을 읽으면서 여러분은 헷갈리거나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난관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가만히 멈춰서 주위를 둘러보세요. 그런 다음 눈을 감고 여러분이라는 인간의 내면을, 그 안에 있는 무엇인가를 들여다보십시오. 아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무엇인가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신비, 인간의 신비입니다.
--- p.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