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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

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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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200g | 128*188*11mm
ISBN13 9788960212428
ISBN10 896021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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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랑 소리

물은 소리로 길을 낸다

농사를 천직처럼 짓고 살았던 아버지
겨울 기침은 언제나 봄까지 왔다
병원비 몇 푼이 아까워 가지 못하고
파종기를 앞두고 눕고 말았다

봄비는 갈증이 지난 다음에 왔다
빗소리를 듣자 아버지는 벌떡 일어나
지팡이 짚고 논둑길을 걸어
물꼬를 트고 돌아왔다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 듣고 간다더니
물소리가 가는 길을 내어 주었는지
오월 찔레꽃 피는 날
물 흐르듯 서쪽으로 가셨다

아버지는 그 먼 곳에서
논둑길을 같이 걸었던 아들에게
해마다 물고랑 소리 겨울나기 쌀을 보내온다


허공을 잡다

온 천지가 허공인데
서로 차지하려고 생존경쟁이다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무한대, 그 다음의 세계
누구도 가보지 못한 그곳을 향하여
나무는 목을 내밀고 키를 늘려간다
그늘에는
하늘을 한 점 베어 물지 못한 작은 나무들이
앉은키로 살아간다

어느 가지 사이 빈틈을 비집고
내려온 가난한 빛 한 줄기
잎들은 살찐 웃음으로 반기며
맛을 보려고 부산하다
사랑의 힘은 좁은 곳을 통해 온다

모두 떠난 텅 빈 재개발지구
키 작은 담쟁이는 벽을 타고 올라
가지런히 손바닥을 펴고 허공을 잡는다

늦은 밤
낮은 키로 빈틈을 비집던 한 사내가
담쟁이 벽 속으로 들어간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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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랑 시인은 찔레순처럼 순한 성정을 지닌 분이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시편들은 한결같이 애틋하고 선하고 따뜻하다. 굴곡 심한 개인사를 드러낼 때도 그의 언어는 모가 나지 않는다. 전통 서정문법에 충실한 그의 시편들 속에는 다양한 사연들이 들어 있다. 그 다양한 사연들을 크게 말하지 않고 마치 연인과의 대화처럼 조근조근 들려주고 있다. 시인은 남다른 시안으로 언어를 구사하여 갈증 난 꽃에 물을 주듯 삶과 세계에 생명력을 준다. 그는 천성적으로 시의 감성을 가지고 있다. 그의 시편들을 접한 독자들은 기꺼이 그의 신자가 되어 주리라. 그의 시적 앞날이 창대하길 바란다.
― 이재무 (시인)

최태랑 시편에는 하염없이 무언가를 기다리는 고독과 침잠의 시간이 있다. 그 안에는 시간의 불가역성과 인간 존재의 유한함에 대한 쓸쓸한 자각이 깊이 담겨 있지만, 한편으로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사라져가는 시간을 통해 구현하는 아름다운 기억의 원리가 녹아 있다. 지금까지 “누군가 불어넣은 부력으로 높이 날 수”(「빠져나가다」) 있었던 그의 생애는, 이처럼 오래고도 눈부신 기억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소리”(「따뜻한 도마」)에까지 이른 것이다. 이어서 시인은 “곁을 떠나니 달려드는 그리움”(「지도」)으로 자신의 삶에 오래도록 “따뜻한 밥상이 있고/ 마주할 무릎이 있을 것”(「저녁 연기」)을 상상해가는데, 이러한 믿음은 대상을 향한 헌신의 마음을 내포하게 된다. 그래서 시인은 가없는 그리움을 표현할 때도 궁극적 존재에 대한 열망과 헌신의 마음을 충일하게 보여주면서, 스스로 “강 건너 나를 찾아와/ 내 시를 읊어줄 그 사람”(「내가 나에게」)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구체적 사물 속에서 그가 발견한 긍정적 사유의 편린들을 통해, 연만할 때까지 정결하게 살아온 한 단단하고도 아름다운 삶을 바라보게 된다. 동시에 우리가 잊고 살았던 가장 깊은 삶의 근원적 표지들을 순간적으로 탈환하게 된다.

유성호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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