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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나는 삶을 얘기할 수 있겠네

이제야 나는 삶을 얘기할 수 있겠네

이연규 | 은행나무 | 2001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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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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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2쪽 | 385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976815
ISBN10 8987976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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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연규
1955년 경기도 김포군 양서면 송정리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중동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삼성생명에 입사해 장기 근속한 "영원한 보험인"이다. 펑범한 샐러리맨으로 단란한 가정을 꾸렸고, 그 누구보다도 삶을 사랑하며 치열하게 살아왔으나, 세 번에 걸쳐 찾아온 암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이 글을 쓰면서 그는 긴 투병생활의 극심한 고통과 절망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고 한다. 암이 아니었더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는데, 이 글은 자신의 삶의 편린들이 녹아 있는 솔직한 기록이자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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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의 종소리를 기다리고 있소. 묵은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오고 있는 것이지. 작년 이 시간에는 광화문 네거리에 있었지. 새천년을 맞이한다는 벅찬 감정으로 생전 처음 광화문 네거리로 뛰쳐 나간 기억이 나는군. 그 많은 인파 속에서 맞았던 새해가 또 그렇게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거야.

당신, 올해도 참 고마웠소. 괴롭고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내 준 당신이 너무 고맙소.

당신과 함께 한 세월이 벌써 18년인가. 참 빠르구려. 당신의 곱던 그 얼굴에, 그 사랑스런 눈가에 잔주림이 늘어가니……. 그래도 단란하게 살아왔잖소. 아이들도 이제 제법 커서, 제 앞가림은 충분히 할 터이고. 이제 당신과의 시간을 더 충분히 갖고 싶었는데…….

여보, 우리 참으로 어렵게 시작했지?

재산이라곤 사랑뿐이었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던 나를 믿고 단칸방에 보금자리를 튼 당신,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소. 그때나 지금이나 당신한테는 미안한 심정뿐이오. 그래도 18년 전이나 지금이나 당신을 한결같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줬으면 하오.

우리 그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지! 어려운 가운데서도 알뜰살뜰 살림을 꾸렸지. 어느덧 살림살이가 하나씩 늘었고, 딸과 아들을 연년생으로 낳아 정말 잘 키웠잖아. 이 모든 것이 다 당신의 사랑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하오.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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