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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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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362g | 142*205*18mm
ISBN13 9788925557359
ISBN10 892555735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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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커는 차량관리국으로 가서 기다란 나무 탁자 앞에 자리를 잡고 서서, 잉크를 찍어 쓰는 구식 만년필로 운전면허증 양식을 채워 넣었다. 그러고 나서 조심스럽게 종이를 접어 지갑에 끼워 넣었다. 갈색 가죽 재질로 된 지갑이었는데, 안은 땡전 한 푼 없이 비어 있었다.
그는 차량관리국을 나와 연방 정부 관할에 속하는 우체국으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볼펜이 갖춰져 있었다. 그는 면허증을 꺼내서 그 위로 몸을 구부리고 주(州) 스탬프가 찍혀 있어야 할 자리에 재빨리 스탬프 모양을 위조해 그려 넣기 시작했다. 볼펜의 색깔은 딱 적당했고, 머릿속에 저장해두었던 스탬프 모양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다 끝마쳤을 때는 세심하게 들여다보지 않는 한 누구도 위조라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진짜 같았다. 고무도장에 잉크를 골고루 묻히지 않았거나 종이에 눌러 찍을 때 흔들려서 잘못 찍힌 것처럼 보였다. 파커는 손가락으로 축축한 잉크를 살짝 뭉개서 좀 더 흐려지게 하고는, 손가락에 묻은 잉크를 깨끗하게 빨아먹었다. 그리고 면허증을 다시 지갑 안에 넣고 양손으로 지갑을 구겼다가 이리저리 구부린 후 뒷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 p.21

“필이 그러는데, 자네에게 우리가 도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군. 맞나?”
말이 침을 꿀꺽 삼켰다. 좋은 시작은 아닌 듯했다.
“예, 개인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만약 놈이 계속해서 주둥이를 들이밀고 킁킁거리면 아웃핏에도 피해가 갈 것 같습니다.”
카터가 양 손가락을 마주 대고 천막 모양을 만들었다.
“그건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하지.” 그가 말했다. “이 상황을 다루는 데는 세 가지 가능한 방법이 있네.” 그가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며 말했다. “첫째, 자네가 청하는 도움을 우리가 제공해줄 수도 있어. 둘째, 우리가 그 문제를 무시하고 자네 스스로 해결하도록 내버려둘 수도 있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직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그자가 정말 위험요소로 작용한다면, 우린 자네를 조직에서 내쳐버릴 수도 있네.”
말은 눈만 끔뻑이며 본능적으로 시선을 어깨 너머로 돌려 구석에 앉아 있는, 몸수색을 하던 사내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여전히 무표정하게 앉아 있었다.
“세 가지 가능성 모두 각각의 이점이 있지.” 카터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 p.119~120

“내가 경찰처럼 보여?”
여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니, 절대 경찰은 아니야. 그렇지만 여자를 찾아내서 괴롭히려는 걸지도 모르잖아. 걔가 자기한테 무좀을 옮겼다거나, 뭐 그런 것 때문에.”
“난 여동생을 찾는 거야.” 파커는 거짓말했다. “연락이 끊긴 지 한참 됐어. 그런데 의사가 내 목에 작은 암 덩어리가 자라고 있대. 그래서 동생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어. 내 심정이 어떤지 당신도 이해할 거야. 이번이 동생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여자가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침울하게 말했다.
“어머, 세상에. 정말 안됐다. 미안해, 자기.”
파커가 어깨를 으쓱했다.
“난 후회 없는 삶을 살았어. 이제 남은 시간은 6개월 정도야. 그래서 동생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지. 가족이라고는 동생과 숙모 한 분뿐이거든. 그런데 설령 내 암을 치료해준다고 해도, 숙모는 다시 만나보고 싶지 않아.”
--- p.174~175

“말 레스닉이 내게 거짓말한 모양이군.”
“놈이 뭐라고 했는데?”
“자기가 당신을 총으로 쏴 죽였고, 현금수송차량을 턴 돈을 독차지해서 당신 아내와 함께 도망쳤다고 했지.”
“한 가지는 거짓말이 확실하군. 날 쏜 건 내 아내였으니까.”
“그래?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겠군.” 카터가 비어 있는 총 양옆으로 손바닥을 펴서 갖다 댔다. “나한테 뭘 원하는 거지?”
“말이 당신네 조직에 8만 달러를 가져다줬을 거야.”
“지불금을 준 거지. 빚이 있었거든.”
“그중 4만5천 달러는 내 몫이야. 그걸 돌려받으려고 왔어.”
카터의 얼굴에 살짝 떠올랐던 미소가 사라졌다. 그가 눈을 깜빡이고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부하를 다시 바라보더니 말했다.
“진담은 아니겠지.”
“그건 내 돈이었어.”
“조직은 말에게 받을 돈이 있었어.” 카터가 말했다. “그래서 받았을 뿐이야. 레스닉이 자네에게 빚진 건 그의 죽음과 함께 다 사라진 거지. 적어도 조직 입장에서 보기에는 그렇군. 우린 조직원 개인의 빚까지 떠안지는 않아.”
“당신네 조직원이 내 돈 4만5천 달러를 가져갔어. 그러니 조직에서 그걸 돌려줘야겠어.”
--- p. 226~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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