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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진짜 친구

시인의 진짜 친구

: 우상, 청성, 형암, 연암의 기이한 우정론

설흔 | 단비 | 2015년 10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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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274g | 147*212*20mm
ISBN13 9791185099712
ISBN10 1185099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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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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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중은 일본에서 돌아온 이래 그를 만날 때마다 이언진이라는 이름을 빼놓지 않았으니까. 어떤 날은 칭찬을 하고 어떤 날은 흉을 보았다. 우리가 주고받는 피 튀길 정도로 격렬하고 직설적인 ‘뒷다마’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성품 좋은 성대중인 만큼 흉이라도 노골적인 흉은 아니었다. 그저 이야기 끝에 지나가는 말로 사람 마음도 모르고, 하고 가벼운 탄식을 내뱉는 정도였다. 그런 까닭에 오늘도 이언진의 이름을 꺼내리라고 짐작은 했지만 지금 들은 건 생각 밖이다. 듣자마자 비명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그는 속으로 혼잣말을 한다.
‘무엇이 그리 급했나. 조금만 기다렸더라면 좋았을 것을.’
무슨 뜻인가? 그 또한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건가? 어떤 면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성대중에게만 소식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천생 책상물림 선비인 그에게도 소식통이 있기는 있다. 성대중의 소식통은 발 빠르고 냉정하지만 그의 소식통은 정확하고 날카롭다. 성대중에게 이언진의 이름을 들은 후 호기심을 느낀 그는 그들과 함께 일본에 다녀온 윤가기尹可基에게 이언진의 이름을 댔다. 윤가기는 짧고 굵게 말했다.
“기가 막히더군.”
얼마 후 윤가기는 이언진이 일본에서 쓴 시 몇 편과 일기를 구해서 보여주었다. 결론만 말하자. 그는 깜짝 놀랐다. 이언진의 시는 기이하면서도 참신했다. 이언진의 일기는 진솔하면서도 따뜻했다. 그야말로 강바닥에 숨겨져 있던 금덩어리였다. 그는 쾌재를 불렀다.
‘이 좁고 황폐한 조선 땅에도 이런 이가 있었구나.’
---「제2장 3. 이덕무의 집」중에서

몇 해 전 그는 시 몇 편을 들고 이용휴를 불쑥 찾아갔다. 달처럼 맑은 눈망울을 지닌 이용휴는 그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묻지 않았다. 안으로 들이곤 그저 소리 없이 시만 읽었다. 그리 길지도 않은 시를 경전 읽듯 꼼꼼히 오랫동안 읽었다. 시를 다 읽은 후엔 그의 얼굴을 한참 바라보았다. (중략)
“한 구간을 가야만 비로소 한 구간을 알 수 있다네. 갈림길에 이르렀으면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네. 그래야 그다음 길을 찾을 수 있지.”
묘한 말이었다. 하지만 스승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다.
‘한 구간을 가야 다음 길을 찾을 수 있지. 그러니 가보게나.’
스승의 그 말에 그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박지원에게 시를 보냈고 지금 그는 골목길 끝에 서서 큰길을 보고 머리 큰 데카르트처럼 회의, 또 회의하기에 이르렀다.
---「제2장 4. 이언진의 골목길」중에서

‘과구’와 ‘혜경’이란 용어가 바로 그것! ‘과구’와 ‘혜경’은 원굉도가 의고파를 비난하기 위해 즐겨 쓰던 용어인 것! 그런 의미에서 이언진이 자신의 시를 받고도 내내 묵묵부답이던 박지원에게 이 시를 골라 보낸 건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언진이 이 시를 통해 박지원에게 하고자 한 말은 이렇다. ‘당신과 나는 실은 뿌리가 같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나를 거부하지 마십시오.’
박지원과 이언진에게는 원굉도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뜻이다. 문장에서는 형제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그러니 자신을 버리지 말고 받아달라는 뜻이다. (중략)
이언진의 민낯을 본 박지원은 어떻게 했나? 박지원은 즉각적으로 이언진을 거부했다. ‘오농세타’라는 표현을 통해 자신이 원굉도의 수하가 아님을 밝혔다. 무슨 뜻인가? 이언진에게 더 이상 수작부리지 말라고 통보한 것이다. 진심마저 무참히 밟힌 이언진은 참으로 비통했으리라. 끓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으리라. 그래서 나온 표현이 바로 ‘창부’다. 하지만 창부를 단순한 격정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면 그건 이언진의 속내를 잘못 읽은 것이리라. 이언진은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박지원의 약점을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그러니까 창부라는 표현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문장은 이렇다.
‘너의 뿌리가 공안파에 있는 걸 내가 다 아는데 왜 거짓말을 하고 부인하고 난리를 치느냐?’
---「제2장 9. 이덕무의 사념思念 혹은 사념邪念」중에서

“난 이언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잘 모르오. 하지만 문인의 숙명에 대해서는 잘 아오. 한때의 환호에 흥분하면 그걸로 끝이라오. 환호하던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등을 돌리고 나를 욕하오. 나는 그 이유를 모르오. 하긴, 환호하던 이유 또한 모르긴 마찬가지지. (중략) 이언진의 시는 독특했소. 하지만 그는 인정받고 싶어 안달복달하고 있었소. 꼭 몇 년 전의 나처럼. (중략) 시인은 평생 시를 쓰는 사람이라오. 환호와 칭찬은 비난과 혹평이 그렇듯 시인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소. 어쩌면 조맹은 내가 아닌 이언진이었소. 안타깝게도 그는 자신이 그린 그림에서 한 걸음도 벗어나지 못했소. 나를 벽으로 여기고 아예 넘어설 생각도 하지 않았소. 나는 그를 막아선 적도 없는데 말이오. 이언진과 나의 뿌리가 같다는 말은 틀린 말은 아니오. 사실 그대와 나의 뿌리도 같소. 우리들 글 쓰는 이들은 다 뿌리가 같소. 일종의 숙명이지. 그러니 뿌리 운운하는 그 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소? 키워나가는 건 각자의 몫이오.
---「제2장 12. 이덕무의 선택」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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