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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마 행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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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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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10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380쪽 | 428g | 137*210*30mm
ISBN13 9788952775016
ISBN10 895277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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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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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목인
작곡가, 싱어송라이터. 밴드 ‘캐비넷 싱얼롱즈’와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의 멤버로도 활동해왔다. 잭 케루악의 작품들에 대한 오랜 관심에서 번역을 시작했다. 음반으로 〈음악가 자신의 노래〉, 〈한 다발의 시선〉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피렌체 특강》, 지은 책으로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공저), 《22세기 사어 수집가》(공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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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리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는 뜬금없는 요들 소리를 내곤 했는데, 그건 우리가 모험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되었다. 그저 단순한 ‘요들레이히’였지만, 가장 어색한 순간, 가장 뜻밖의 상황에서 튀어나와 가령, 그의 중국인 친구들과 독일인 친구들이 조용히 둘러앉아 있었을 때라든가 나중에 차 안에서 우리와 바짝 붙어 앉아 있을 때 “요들레이히!”, 그리고 차에서 내려 술집으로 들어갈 때도 역시 “요들레이히!”였다. 자, 이번에는 잠에서 깬 제피가 동이 튼 걸 확인하고는 침낭에서 벌떡 일어나 장작을 구해 와 아직 희미한 모닥불 곁에서 으슬으슬 떨고 있을 때쯤, 몰리가 신경질적이었던 짧은 새벽잠에서 깨어나 하품을 하더니 “요들레이히!”를 외치니, 소리가 멀리 골짜기까지 메아리쳤다. --- p.76

그러나 어느 날 밤, 난 저녁을 먹고 바람 부는 추운 마당의 어둠을 쳐다보다 그만 너무 우울해져 땅에 몸을 던져 울고 말았다. “난 죽을 거야!” 이 황량하고 야박한 지상의 추위와 외로움 속에서는 아무것도 할 게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는데, 그 순간 자비로운 깨달음의 은총이 눈꺼풀 안에 우유처럼 고이며 따뜻해졌다. --- p.196

어느 날 밤에는 우비를 입고 엄청난 소나기를 맞으며 앉아, 내 비닐 후드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비와 어울리는 조그만 노래까지 만들어냈다. “빗방울들은 황홀경, 빗방울들은 황홀경과 다르지 않지, 빗방울과 다른 황홀경도 없고, 예! 황홀경은 빗방울, 비야 계속 내려라, 오 구름아!” 이 정도였으니 교차로 상점에서 입담배를 씹으며 막대기를 깎는 어르신들이 언젠가 죽어 사라질 내 기벽에 대해 뭔 얘길 하든, 내가 신경이나 썼겠는가, 어차피 우린 모두 무덤 속에서 껌이 될 운명인 것을. --- p.200

이제 슬프게도 도시로 돌아갈 시간이고, 난 두 달은 더 자랐고, 저 밑에는 그 모든 인간적인 것들이 있겠지. 술집들과 익살스러운 쇼, 껄끄러운 사랑, 그 모든 게 거꾸로 허공에 매달려 신의 축복을 받고 있겠지. 하지만 제피, 너와 나, 우리는 영원히 알고 있지. 언제나 젊고, 언제나 눈물겨운 무언가를.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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