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숨’이란 얼마나 좋은 것인가. ‘숨’은 곧, 목숨이다. 이토록 아름답고 귀한 것이 또 어디 있을까. 깨끗한 숨을 쉴수 있는 맑은 공기가 없다면 인간은 무엇으로 위로를 얻을 수 있단 말인가. 이런 고백은 계절의 풍요에서 그치는 감상이 아니요, 공멸로 떨어지는 지구를 향한 절실한 연민이요, 통회다. ---「나는 내 숨을 쉰다」중에서
하나님과 하나 된 교회는 얼마나 아름다운 춤을 출까. 이웃과 하나가 된 교회는 얼마나 든든한 춤을 출까. 말씀과 하나 된 신자는 얼마나 거룩한 춤을 출까. 하나님과 하나 된 인간은 얼마나 어른스러운 춤을 출까. 자유의 춤이요, 천국의 춤이다. ---「천국의 춤」중에서
나무가 노래고, 냇물이 노래다. 큰 산이 노래며 바다가 노래다. 만물이 노래요, 이 세상 사람들이 노래다. 내 눈 앞에 펼쳐지는 모든 것들이 노래다. 흔들리는 나뭇잎보다 더한 춤이 어디 있을 것이요, 바람소리보다 더한 노래가 어디 있겠는가. ---「나무」중에서
은혜 속에 산다는 것은 그 분이 필요할 때 수도꼭지처럼 틀었다 잠그는 편리함에 있지 않다. 매일을 그 분의 강물에 들어가 사는 삶이다. ---「은혜의 강가로」중에서
이 부박한 시대를 건너가는 바람은 어떤 바람이 될까? 역사와 시대의 쭉정이는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안다. 오래 걸리지만 확연히 드러난다. 연민과 진심으로 흐르는 눈물의 코드나 리듬은 국경과 시대를 넘어 다르지 않다. 이 눈물이 이 시대를 지나갔으면 좋겠다. 일 할 밖에, 농부처럼 입 다물고 허리 굽혀 일 할 밖에. 아, 방금 나를 지나간 바람은 ‘어떤 바람’이 됐을까? ---「어떤 바람」중에서
「산 밑으로」는 정을 떼는 슬픔이 아니요, 있던 곳(익숙한 곳)을 떠나 저 아래 땅
(낯선 곳)에 사는 사람들을 다시 만나러 가는 학생의 발걸음이다. ---「산 밑으로」중에서
바다를 건너간 조선민들레. 흙 한줌이면 뿌리를 내리는 민들레. 흰색 갓털처럼 가벼운 삶을 사신 예수. 바람은 성령이요, 뿌리는 말씀이다. 민들레 날고 예수가 날고~ 민들레 날고 자유가 날고~! ---「민들레 날고」중에서
오늘도, 들의 꽃이 산의 나무가 말한다. 세월의 강이 침묵의 바다가 인류의 귀에 들려준다. 제 숨 쉬며 살라고 말한다. 강아지풀이 바람에 흔들린다. 다행이다. 자연만물이 (아직은)입을 완전히 다물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나처럼 사는 건」중에서
“저 아이를 좀 보라”는 것은, 아이가 바라보는 자연과 세상을 보라는 것이요, 아이 속에 숨어있는 신비한 언어를 들으라는 것이요, 아이처럼 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천국을 보라는 것이다. ---「저 아이 좀 봐」중에서
주변에서 일어나는 고통과 역사에서 맞닥뜨리는 분노를 느낄 수 없다면 이미 감각을 잃어버린 사람이다. 통증을 모르니 병이 깊어질 것이요, 신경세포는 무디어져 죽음에 이를 것이다. 고통에 중독된다면 온전한 삶은 포기해야 한다. 고통과 깊은 번민을 알아차리는 것이 도리어 살 수 있는 길이다. 국가는 백성의 소리를 들어야 하며, 지구는 우주의 눈물을 보아야 한다. ---「깊은 인생」중에서
‘대지의 눈물’은 어쩌면 ‘평화’다. 유머란 무릇 실컷 울고 난 후에 머금은 미소를 말하는 것이니, 눈물은 평화로 건너가는 강이다. 결국 이 세상은 눈물이 구원할 것이다. 깊은 연민과 가없는 자비를 품은 눈물 없이는 결코 구원은 없을 것이다. ---「대지의 눈물」중에서
개미가 지나가는 소리, 지구가 돌아가는 소리는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다. 너무 작고 너무 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인간은 그래서 어리석을 수 있다. 그러나 오늘도 꽃은 열리고 나무는 자란다. 역사는 흐르고 성령은 움직이신다. 마음과 영혼의 귀가 열렸을 때, 우주를 운행하시는 그 분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것이다. ---「소리」중에서
내가 드린 기도로 아침이 오진 않는다. 내가 드린 기도로 해가 뜨진 않는다. 내가 드리는 기도는 노동처럼 오래 걸리니 무심히 기다릴 뿐이다. 이 세상 가장 짙은 그늘 속으로 말없이 들어가는 일인 것을 알 뿐이다. 내가 드리는 기도는 노을처럼 아침을 기다릴 뿐이다. ---「내가 드린 기도로 아침이 오진 않는다」중에서
평화를 살지 않으면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무릇 주름진 얼굴과 거친 손이 없다면 평화는 없을 터, 우리의 흘린 눈물 없이 평화는 없다. 겨울을 지나간 시간 없이 평화는 오지 않을 것이다. ---「평화는 아침에 피어난 꽃처럼 오리니」중에서
---「평화는 아침에 피어난 꽃처럼 오리니」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