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로 접어들면서 과학박물관과 과학 센터는 또다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뒤에는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이 갖게 된 본질적인 이중성이 있다. 과학기술은 지난 200년 동안 어려운 질병과 빈곤 퇴치, 풍요로운 먹거리와 편리한 생활 등을 가져다주며 인류의 삶을 질적으로 크게 향상시켰다. 하지만 동시에 기후변화, 물 부족, 새로운 질병, 에너지 고갈, 식량의 불균형이라는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를 새로 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과학기술이 유일하지는 않지만 매우 결정적인 열쇠라는 사실이다. 바로 이 사실 때문에 과학박물관과 과학 센터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바로 필즈-온(Feels-On Science) 개념이다. 이는 과학기술이 단순히 보거나(Eyes-On) 즐기거나(Hands-On) 이해하는(Minds-On) 대상만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 참여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과학기술이 우리의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기 때문에 과학박물관과 과학 센터는 시민들에게 과학적인 소양 함양을 그리고 청소년에게는 과학 교육을 위한 장으로 변모되어야 하는 것이다. 곳곳에서 기후변화나 물 부족 등을 주제로 한 특별 전시회가 기획되고 개최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것이다. --- pp.24-25
런던 과학박물관 2층에 마련된 ‘조지 3세 컬렉션’에는 18세기에 사용되었던 과학 기구와 19세기 영국의 뛰어난 과학자들이 제작하였던 수학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영국 왕들 중 남자로서는 제일 오랜 기간인 59년이나 재임한 조지 3세는 어렸을 적부터 약간의 정신 질환을 앓았다고 한다. 대신 그는 과학 기구 등을 제작하고 모으는 일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는데, 조지 왕이 직접 제작을 의뢰하거나 수집한 수학과 과학 관련 기구들은 원래 왕의 천문대가 있던 큐가든 천문대에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에 천문대를 운영할 비용이 충분치 않자 빅토리아 여왕은 수집품을 모두 런던 대학교 킹스 칼리지에 기증했고, 1843년에 앨버트 공이 조지 3세 박물관을 정식 개관하게 되었으며, 1926년에는 오늘날처럼 런던 과학박물관 2층으로 완전히 이전되었다. 찰스 휘트스톤과 찰스 배비지는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놀라운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을 이끈 핵심적인 인물들이다. --- pp.90-91
부모와 자식이 수상한 경우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례는 아무래도 4명의 수상자가 모두 혈연이자 결혼으로 엮여서 모두 5차례나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퀴리 가문일 것이다. 1903년 폴란드 태생의 마리 퀴리(Marie Curie)와 그의 남편 피에르 퀴리(Pierre Curie)는 물리학 분야에서 방사능 물질의 발견으로 노벨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그로부터 8년 동안 열정과 끈기로 연구 활동을 수행한 그들은 앞서서 발견한 라듐(radium)과 폴로늄(polonium)으로 화학 분야에서 다시금 단독으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후 한 세대가 지난 1935년에는 그들의 딸과 사위인 이렌느 졸리오 퀴리(Irene Joliot Curie)와 프레데릭 졸리오(Frederic Joliot)가 새로운 방사능 원소의 합성에 관한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 p.132
미라이칸의 비전은 인간과 21세기의 새로운 지식을 직접 연결해 주는 것이며, 일본의 첨단 과학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쇼윈도가 되는 것이다. ‘세상을 보는 렌즈로써의 과학’을 표방하는 미라이칸의 가장 대표적인 전시물로는 입구 정면에 등장하는 거대한 지구인 ‘지오 코스모스(Geo-Cosmos)’다. 5층 건물의 천장에 매달린 지오 코스모스는 마치 우주에 떠 있는 지구를 연상시킨다. 우주 공간에서의 지구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 주겠다는 취지에서 제작된 지오 코스모스는 직경이 약 6m지구의 200만 분의 1 크기, 무게가 13t에 달하며 1만여 개의 LED로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구형 디스플레이 전시물이다. 또한 위성으로부터 실시간으로 화상 데이터를 받는 최첨단 IT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푸른색과 붉은색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지구의 온도를 표현하는 이 지오 코스모스는 24시간 전에 NASA가 촬영한 실측 데이터를 전송받아 지구의 실제 모습뿐만 아니라 세계의 기온 변화를 보여 준다. 또한 앞으로 계속 지구온난화가 진행된다면 2100년의 지구 기온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 줌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워 주기도 한다. 특히 지오 코스모스 주변에는 류이치 사카모토가 작곡한 신비한 우주 음악이 잔잔히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