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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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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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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3쪽 | 31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8505342
ISBN10 898850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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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당신은 당신의 시들이 좋은 시인지 아닌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당신은 이번에는 저한테 묻고 있습니다. 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똑같은 것을 물었겠지요. 당신은 그 시들을 잡지사에 보내겠지요. 당신은 당신의 시를 남의 시와 비교해보기도 하고, 잡지의 편집인들이 당신의 노력을 받아들여주지 않으면 불안해서 안절부절못하겠죠. 저는 이제 당신에게 그 모든 것을 제발 그만 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눈길을 외부로만 향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그것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충고하고 당신을 도울 수 없습니다. 그 누두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신에게는 한가지 길 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 가십시오. 당신에게 글을 쓰도록 명하는 그 근거를 캐보십시오. 그 근거가 당신의 심장 가장 가까운 곳까지 뿌리를 드리우고 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 p.19-20
1902년 늦가을이었다. 나는 빈에 있는 노이슈타트 육군사관학교 정원의 늙은 마로니에 나무들 아래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얼마나 책에 깊이 빠져 있었던지 우리 사관학교 교수진 중에서 유일한 민간인으로서 사관학교 내에서 학식 있고 마음씨 좋기로 소문난 호라체크 목사님이 내 곁에 와서 앉는 것도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분은 내 손에서 책을 뺏아가더니 한참 동안 표지를 들여다보았다. 그러더니 머리를 흔들면서 뭔가 생각에 잠긴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물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집인가?” 그는 책의 이곳 저곳을 뒤적거리면서 듬성듬성 몇 줄씩 훑어보고 나서 골똘히 생각에 잠겨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옛날의 생도 르네 릴케가 시인이 됐구먼.”그리하여 나는, 그 당시로부터 약 15년 전 장교가 되기 위해 부모님에 의해 장크트 텐 육군유년학교에 보내졌던 그 가냘프고 창백한 얼굴의 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그 당시 호라체크 목사님은 그 군사유년학교의 교목(校牧)으로 재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목사님은 예전에 자신의 제자였던 그 학생을 아직도 자세히 기억하고 있었다. 목사님은 그를 조용하고 진지하며 재능이 뛰어난 소년으로 묘사했다. 생도 릴케는 혼자 있기를 좋아했으며 기숙사 생활의 억압적인 분위기를 4년 동안이나 잘 참아낸 후 다른 생도들과 함께 메리쉬-바이스키르헨에 있는 육군고등실업학교로 진학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곳으로 진학하고부터 그의 체질이 그 모든 긴장을 견디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으며 그런 까닭에 그의 부모님은 그를 군사학교에서 자퇴시켜 고향 프라하에서 계속 공부를 하도록 하였다고 선생님은 말했다. 그 후로 그의 외적인 삶이 어떠한 행로를 그렸는지, 호라체크 선생님은 더 이상 이야기할 수 없었다.

바로 그때 나는 내가 쓴 습작 시들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에게 보내 그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결심했다. 호라체크 목사님으로부터 그 모든 이야기를 들은 나로서는 그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당시 나는 스무 살이 채 안 된 나이로 나의 타고난 소질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직업의 문턱 쪽으로 자꾸만 다가가고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서 이해를 구하고 싶어했던 나는 《나의 축제를 위하여》를 쓴 그 시인에게 문의를 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그때 나는 처음에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나의 시들에 덧붙여 내 속마음을 털어놓는 편지를 한 통 쓰게 되었다. 남에게 나의 마음을 그처럼 발가벗겨 보여준 것은 나로서는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몇 주가 지나서야 그에게서 답장이 왔다. 파란 소인(消印)이 찍힌 편지의 겉봉은 발신지가 파리 우체국임을 알려주었다. 편지를 손에 들자 묵직하게 느껴졌다. 편지 겉봉의 깔끔하고도 또렷한 아름다운 필체가 눈에 띄었다. 편지글도 첫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그와 똑같은 필체로 적혀 있었다. 그때부터 나와 릴케 사이에는 편지들이 규칙적으로 오갔다. 그런 식으로 1908년까지 이어지던 서신왕래는 점차 시들해지다가 이후로 완전히 끊기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 시인이 행여 내가 빠져들까 봐 따뜻하고 정성어린 마음으로 애써 만류하던 바로 그 영역 속으로 나의 삶이 마구 빠져들어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여기에 소개하는 10통의 편지들이다. 이 편지들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삶과 창작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또한 무럭무럭 자라나 성숙해 가는 오늘과 내일의 많은 젊은이들을 위해서도 중요한 것들이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 위대한 시인의 이야기를 우리의 젊은이들은 묵묵히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1929년 6월, 베를린에서
프란츠 크사버 카푸스
--- pp.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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