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이문열과 김용옥 (하)

이문열과 김용옥 (하)

리뷰 총점6.7 리뷰 10건 | 판매지수 12
베스트
과학자/지식인 top20 23주
정가
8,500
판매가
7,65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38g | 153*224*20mm
ISBN13 9788988410516
ISBN10 898841051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문열은 자주 뜨거운 정치적 발언으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린다. 아니 오르내리는 정도가 아니다. 노골적인 언어폭력으로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한다. 소설가로선 더 바랄 게 없을 만큼 대성공을 거둔 이문열이 그렇게 논란을 만들어내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모든 가능성을 탐색해 보기로 하자. 이론적으로 다음과 같은 10가지 답이 가능하지 않을까?

첫째, 지식인으로서 자신의 양심과 신념에 따른 애국충정이다. 둘째, 과거 독재정권에 호의적이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한 정당화 전략이다. 셋째, 자신을 키워준 수구신문들에 대한 보은이다. 넷째, 그런 보은과 더불어 "문학권력의 자궁은 신문이다"는 원칙에 따른 미래에 대한 투자다. 다섯째, 양반의 후예로서 소설가가 된 것에 대해 조상들께 죄스러워하는 마음 때문에 갖게 된 "어떻게 해서든 정치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강박증이다. 여섯째, 그런 강박증과 더불어 늘 대선만 가까워오면 도지는,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정치중독증이다. 일곱째, 최근 자신의 소설 판매의 부진에 따른 고차원적인 '판촉 전략'이다. 여덟째, 그간 느슨해진 수구 기득권 세력의 자신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아홉째, 불행했던 과거로 인해 갖게 된 세상에 대한 원망을 '성공 이데올로기'로 바꾸면서 파생된 치열한 대결 의식이다. 열째, 어떻게 해서든 큰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켜 그 한가운데에 서야만 한다는 '대인(大人) 콤플렉스'다.

이문열이 위 10가지 가운데 도대체 어떤 이유들 때문에 '나치'니 '홍위병'이니 하는 극언들을 쏟아놓은 것인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나는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믿는다. 세상 웬만큼 산 분이라면 알겠지만, 우리가 어떤 중요한 행동을 취할 때 그 행동의 이면에 깔린 이유는 꼭 한 가지가 아니다.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표면적이거나 근본적인, 단기적이거나 장기적인, 서로 다른 여러 유형의 이유들이 동시에 작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몹시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유'라기보다는 '책임'에 관한 것이다. 이문열은 자신의 극언이 '곡학아세'라는 비판에 대해 "정치인의 잣대로 문화인을 폄하하지 말라"고 항변한다. 우리는 이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말은 몇 가지 전제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인은 정치인에 비해 도덕적 우월성을 갖고 있으며 정략적이지 않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는 게 아닐까? 그런데 과연 그런가?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문화권력은 정치경제적 권력처럼 거대하지도 추하지도 않고 거친 폭력을 행사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똑같은 잘못을 저질러도 정치경제적 권력에겐 혹독한 응징을 요구하면서도 문화권력에겐 매우 관대한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게 언제적 이야긴가? 나는 이와 같은 '문화특권주의'가 한국 정치를 망치는 주범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정치경제적 권력에겐 '책임'이라는 게 있다. 대통령도 재벌 회장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문화권력에겐 도무지 책임이라는 게 없다. 이들이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선 정치경제적 권력을 능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건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이문열은 순수한 애국충정에서 문제의 발언을 했을 수도 있고 다른 뜻으로 그 발언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십수 년 전부터 그가 해온 모든 정치적 발언들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해 온 나로서는 우리 사회에 문화권력도 책임지는 풍토가 조성돼 있다면 이문열이 지금과 같은 문화권력으로 행세할 수 없었으리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 pp.185-187
어찌됐건, 김용옥이 김우중을 '성인'으로 모신 건 그의 어린아이 같은 유치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어떤 이들은 그걸 아주 사악하게 보는데, 세상에 그런 바보 같은 사악함이있을 수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게 어떨까 한다.
어린애와 같은 김용옥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에겐 무조건 감격한다. 반면 자기를 몰라주는 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간에 경멸하고 증오한다. 어린애와 같은 김용옥은 그런 사실마저 숨기지 않고 그게 무슨 자랑이라고 되는 양 발설한다. 김용옥은 『대화』에서 이렇게 말한다.
"난 날 못 알아보는 자들을 경멸하는 엘리티즘이 뼛속까지 깊게 물들어져 있다. 그리고 날 알아보는 자들에게 감격하는 치정주의가 있다."
김용옥이 김우중을 우러러본 이유도 매우 단순하다. 어린애들이 맛있는 거 사주는 어른을 좋아하는 이유와 똑같다. 그 아저씨가 어떤 아저씨인지 그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맛있는 걸 사 주었다는 사실만이 중요한 것이다. 김용옥은 김우중이 사준 '맛있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 회장이 나에게 인사를 한 탣는 제스처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진실한 공손이 감추어져 있었다. 나는 사실 감격했다. …… 이 세상을 사는 데 가장 신나는 일은 자기를 인정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일이다. …… 나는 여태껏 이 사회의 이스태블리쉬먼트 지도급인사로부터 과감한 인정을 받아본 적이 없다. 주변의 어린아이들, 나의 원광대학 학우들까지도 김용옥이라는 인물을 처음부터 깔보고 들어오려고 애를 쓴다. 그 기쓰는 모습들이 처량하다. 단지 내가 학생이라는 이유 때문에 학생으로서의 모든 것을 강요당해야만 하는 내 자신의 모습이 비애롭다. 이런 피해 망상증에 걸려있는 나의 의식에 김우중 회장의 행위는 정말 정직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과연 그게 전부였을까? 그렇진 않다. 어린애들도 때론 매우 영악하다. 김용옥은 "고대 철학과 교수로 있을 때 대회사 회장실 다니면서 제 연구에 일 년에 천만 원만 투자하라고 구걸하러 다니면서 면박당했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연구도 연구지만 그의 궁극적인 꿈은 자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학을 하나 만드는 거다. 나는 김용옥이 김우중에게서 그 꿈의 실현 가능성을 꿈꾸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닌게 아니라 김우중은 김용옥에게 지원을 약속했고 두 사람 사이에선 대학의이름을 두 사람의 호와 이름을 따 '도우서원'으로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까지 오고 갔다. 비록 실현되진 못했지만, 김용옥으로선 김우중을 '성인'으로 떠받들 충분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 pp.120-121
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권위주의적인 지식인들이 적잖이 있다는 걸잘 알고 있다. 이젠 그런 풍토는 끝장 내야 한다. 우리 모두 한국 지식인들의 문화특권주의 박탈하고 지식폭력 척결해 명랑사회 이룩하자.
--- p.296
"난 중, 고, 대학 시절을 상당한 열등의식 속에서 보냈습니다. 형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큰형의 애들이 5남매인데 거기서 딸 하나만 빼고 아들 넷이 전부 경기중학교를 들어갔거든요. 큰형도 경기였고, 그래서 5부자가 모두 경기 출신이예요. 그 당시는 그게 쉬운 게 아니죠. 영국의 이튼스쿨보다 더 어려운 게 경기였으니까. 집안에는 조카들의 찬란한 경기뺏지가 우르르르…… 난 그때 큰형집에서 살았는데, 나 혼자만 보성 출신에다가 서울대 뺏지를 못 달았습니다. 그러니깐 내가 이런 환경 속에선 주눅들어 살 수밖에 없었죠. 안 그렇겠습니까? 그 중에 큰 조카 한둘은 나와 나이가 비슷해서 지금도 나를 잘 이해 못해요. 저 새끼는 보성에서도 공부 못한 새낀데 지금 폼 잡어봐야 얼마나 잡겠니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걔들이 내 실체를 볼 수 없는 것은 좀 운명적일 것 같애요."

이게 한두 번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책마다 자주 출몰하는 이야기다.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그럴까? 그는 1990년 9월에 쓴 글에서도 일본 학자들에게 김용옥을 욕하면서 김용옥의 일본 초청을 반대한 '서울대학 동양사학의 대가라는 민모 교수'를 욕하면서도 자신의 한을 토로하는 걸 빠뜨리지 않는다.

"네끼 이 녀석! 회의장에 나와 "끼웃거리는 그 놈의 민가 놈 쌍판때기에다가 검지와 중지의 기절골의 강한 압력을 세차게 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내 이미 마하트마 간디보다도 더 심오한 비폭력철학을 확립한 터인지라 허허 웃고 말았다. 국제적으로 그렇게 씹어대서라도 자기의 국제적 석학임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학인의 가련한 꼬라지가 한없이 연민스럽게만 보였다. 허긴 가까운 집안 내에서조차 케이-에스를 나왔다고 자만에 빠져 옛날 생각만 하고 있는 어린 학동에게 지금까지도 무시를 당하는 씁쓰름한 심정에 사로잡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닌 다음에야 내가 서울대학에게 뭘 더 바랄 게 있으랴!"(고딕체는 인용자 강조)
--- pp.19-20
"김씨는 노 대통령에게 최대의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찬사를 보낸다. 편지는 인간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얘기에서 시작된다. 김씨에 의하면 노대통령은 이미 사사로운 개인이 아니다. 개인은 개인이되 '보편사적 개인'이다. 그런 보편사적 개인인 노씨를 철학자로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용옥은 노 대통령을 '아내보다 더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역사의 대세에 휩쓸려간 카터나 레이건, 박종철과 이한열과는 달리, 노씨야말로 '새 역사의 개벽의 대운세를 결정할 수 있는 실존적 결단의 여지를 소유한', '아사달 창세기 이후 최초의 행운을 가진', '우리 조선의 자랑스러운, 위대한 대통령'이다. 또 김씨는 한국인들이 '민중혁명의 전기'를 마련한 6·29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김씨는 '이 땅의 지고한 영도자 노태우'에게 자신의 '애틋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직접 전달할 길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김씨는 '노 대통령을 절대로 비판하거나 미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하면서, '믿어 주십시오. 이 보통사람 도올의 거짓 없는 충정을!' 하고 호소한다. 미워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비판까지 포기하겠다는 말은 도대체 무엇을 뜻할까? 김씨의 '숨겨진 의도'(?)는 '민중과 학생의 욕을 얻어먹더라도 저는 당신의 아름다운 6공의 신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해가 가는 일을 저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약속에서 쉽게 드러난다."

사실 이 글은 어떤 사람들에겐 너무도 역겨워 김용옥이라는 인간의 냄새가 나는 모든 것을 다 경멸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끝까지 인내하면서 김용옥을 이해해 보련다. 김용옥은 혹 장난기가 발동했던 건 아닐까? 아니면 오히려 과잉으로 진지했던 건 아닐까? 노태우 한 사람만 마음을 바꾼다면, 그리고 내가 대통령의 마음을 바꾸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김용옥은 그런 생각을 해보면서 스스로 몸을 부르르 떨지 않았을까? 누구나 어린 시절 그런 몽상을 하면서 몸을 부르르 떨듯이 말이다. 그런데 무정한 노태우는 김용옥의 그런 전율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김용옥이 결코 가만있을 사람이 아니다. 최종욱의 비판을 또 인용해보자.

"공개서신을 보낸 몇 달 뒤 김용옥은 느닷없이 노 대통령을 매도하기 시작한다. 만사가 이런 식이라서 김씨를 이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고한 노 대통령'은 이제 '노군'으로 강등된다. 또 '노는 이미 이 나라 대통령이 아니다. 노에 대한 지지도가 10% 미만이라면, 그는 완벽하게 리더십을 상실한 것이다'라고 김씨는 잘라 말한다. 그래서 노씨는 '잔여 임기만 끝나기를 국민이 열망하고 있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민중혁명의 전기를 마련했다던, 그래서 그의 기철학 사관에서만 그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던 6·29도 이번에는 국민을 속이고 보자는 '속이구'로 전락한다. 작명까지 동원하여, 그것도 김대중 씨와 비교하면서까지 노 대통령을 칭송하던 김씨의 태도가 왜 이처럼 180도로 달라졌을까? 짐작컨대 청와대가 '6공의 신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던' 김씨의 애원을 냉정하게 외면했기 때문은 아닐까?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주보' 김용옥을 몰라본 노 정권이야말로 분명 무능한 정권임에 틀림없다."
--- pp.122-123
"난 중, 고, 대학 시절을 상당한 열등의식 속에서 보냈습니다. 형에 대한 것도 그렇지만 큰형의 애들이 5남매인데 거기서 딸 하나만 빼고 아들 넷이 전부 경기중학교를 들어갔거든요. 큰형도 경기였고, 그래서 5부자가 모두 경기 출신이예요. 그 당시는 그게 쉬운 게 아니죠. 영국의 이튼스쿨보다 더 어려운 게 경기였으니까. 집안에는 조카들의 찬란한 경기뺏지가 우르르르…… 난 그때 큰형집에서 살았는데, 나 혼자만 보성 출신에다가 서울대 뺏지를 못 달았습니다. 그러니깐 내가 이런 환경 속에선 주눅들어 살 수밖에 없었죠. 안 그렇겠습니까? 그 중에 큰 조카 한둘은 나와 나이가 비슷해서 지금도 나를 잘 이해 못해요. 저 새끼는 보성에서도 공부 못한 새낀데 지금 폼 잡어봐야 얼마나 잡겠니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걔들이 내 실체를 볼 수 없는 것은 좀 운명적일 것 같애요."

이게 한두 번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그의 책마다 자주 출몰하는 이야기다. 얼마나 한이 맺혔으면 그럴까? 그는 1990년 9월에 쓴 글에서도 일본 학자들에게 김용옥을 욕하면서 김용옥의 일본 초청을 반대한 '서울대학 동양사학의 대가라는 민모 교수'를 욕하면서도 자신의 한을 토로하는 걸 빠뜨리지 않는다.

"네끼 이 녀석! 회의장에 나와 "끼웃거리는 그 놈의 민가 놈 쌍판때기에다가 검지와 중지의 기절골의 강한 압력을 세차게 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내 이미 마하트마 간디보다도 더 심오한 비폭력철학을 확립한 터인지라 허허 웃고 말았다. 국제적으로 그렇게 씹어대서라도 자기의 국제적 석학임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학인의 가련한 꼬라지가 한없이 연민스럽게만 보였다. 허긴 가까운 집안 내에서조차 케이-에스를 나왔다고 자만에 빠져 옛날 생각만 하고 있는 어린 학동에게 지금까지도 무시를 당하는 씁쓰름한 심정에 사로잡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닌 다음에야 내가 서울대학에게 뭘 더 바랄 게 있으랴!"(고딕체는 인용자 강조)
--- pp.19-20
"김씨는 노 대통령에게 최대의 미사여구를 사용하여 찬사를 보낸다. 편지는 인간적으로 만나고 싶다는 얘기에서 시작된다. 김씨에 의하면 노대통령은 이미 사사로운 개인이 아니다. 개인은 개인이되 '보편사적 개인'이다. 그런 보편사적 개인인 노씨를 철학자로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용옥은 노 대통령을 '아내보다 더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역사의 대세에 휩쓸려간 카터나 레이건, 박종철과 이한열과는 달리, 노씨야말로 '새 역사의 개벽의 대운세를 결정할 수 있는 실존적 결단의 여지를 소유한', '아사달 창세기 이후 최초의 행운을 가진', '우리 조선의 자랑스러운, 위대한 대통령'이다. 또 김씨는 한국인들이 '민중혁명의 전기'를 마련한 6·29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고 불평하고 있다. 김씨는 '이 땅의 지고한 영도자 노태우'에게 자신의 '애틋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직접 전달할 길이 없음을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김씨는 '노 대통령을 절대로 비판하거나 미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하면서, '믿어 주십시오. 이 보통사람 도올의 거짓 없는 충정을!' 하고 호소한다. 미워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비판까지 포기하겠다는 말은 도대체 무엇을 뜻할까? 김씨의 '숨겨진 의도'(?)는 '민중과 학생의 욕을 얻어먹더라도 저는 당신의 아름다운 6공의 신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해가 가는 일을 저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는 약속에서 쉽게 드러난다."

사실 이 글은 어떤 사람들에겐 너무도 역겨워 김용옥이라는 인간의 냄새가 나는 모든 것을 다 경멸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끝까지 인내하면서 김용옥을 이해해 보련다. 김용옥은 혹 장난기가 발동했던 건 아닐까? 아니면 오히려 과잉으로 진지했던 건 아닐까? 노태우 한 사람만 마음을 바꾼다면, 그리고 내가 대통령의 마음을 바꾸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김용옥은 그런 생각을 해보면서 스스로 몸을 부르르 떨지 않았을까? 누구나 어린 시절 그런 몽상을 하면서 몸을 부르르 떨듯이 말이다. 그런데 무정한 노태우는 김용옥의 그런 전율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김용옥이 결코 가만있을 사람이 아니다. 최종욱의 비판을 또 인용해보자.

"공개서신을 보낸 몇 달 뒤 김용옥은 느닷없이 노 대통령을 매도하기 시작한다. 만사가 이런 식이라서 김씨를 이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고한 노 대통령'은 이제 '노군'으로 강등된다. 또 '노는 이미 이 나라 대통령이 아니다. 노에 대한 지지도가 10% 미만이라면, 그는 완벽하게 리더십을 상실한 것이다'라고 김씨는 잘라 말한다. 그래서 노씨는 '잔여 임기만 끝나기를 국민이 열망하고 있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민중혁명의 전기를 마련했다던, 그래서 그의 기철학 사관에서만 그 진정한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던 6·29도 이번에는 국민을 속이고 보자는 '속이구'로 전락한다. 작명까지 동원하여, 그것도 김대중 씨와 비교하면서까지 노 대통령을 칭송하던 김씨의 태도가 왜 이처럼 180도로 달라졌을까? 짐작컨대 청와대가 '6공의 신화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싶다던' 김씨의 애원을 냉정하게 외면했기 때문은 아닐까?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주보' 김용옥을 몰라본 노 정권이야말로 분명 무능한 정권임에 틀림없다."
--- pp.122-12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 이문열을 20세기의 사람으로 보면 크게 실수하는 거다. 그는 조선 성종 때쯤의 유학자와 비슷하다. 당시엔 글쟁이가 정치까지 도맡아 했는데, 20세기 들어 그만 그게 달라졌다. 이문열은 그게 한이 맺힌 것이다.

* 이문열은 절대 국회의원 같은 건 하지 않을 분이다. 왜? 그는 전혀 책임지지 않으면서 정치에 마음대로 끼어 들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적 문화권력'을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현실적으로 계산해서 수지가 안 맞습니다. 국회의원 자리나 기타 이렇게 영입됐을 때 정치권이 제게 줄 수 있는 게 뻔합니다. 그건 지금 제가 갖고 있는 것보다 많지 않다는 것이지요."

* 이문열은 결코 미련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한국 사회의 어둡고 낙후된 면을 귀신같이 꿰뚫어보고 있다. 그 음습한 곳에서 당당한 이론을 부여해주는 게 그가 누리는 인기비결 가운데 하나라고 보면 틀림없다.

* 이문열은 우리 시대의 가장 상업주의적인 작가이기 때문이다. 의도적인 이슈 만들기로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이며 자신이 탄압 받고 있다고 엄살을 떨면서 순교자의 이미지까지 제조해내는 정교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이문열은 자신에게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에 대해 문화적 다원주의를 부르짖었던 사람이다. 그땐 자신이 공격을 받는 피해자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마광수에 대해선 가해자가 되어 문화적 다원주의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듯이 자신의 문화적 취향으로 천하통일을 하겠다는 정신나간 야심을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 마광수 사건은 실질적으로 한국의 문인들과 대학 교수들이 만들어 준 사건이며 그 점에서 한국은 세계의 민주국가 중 권력의 권위주의 이전에 지식인의 권위주의가 더 심각한 유일한 국가일 것이며 그 권주의의 화신이 바로 이문열인 것이다.

* 이문열은 자신에 대한 비판과 논쟁을 두려워하는 본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왜? 모든 것이 다 들통나기 때문이다. 이문열에겐 불행 중 다행히도 한국엔 아직도 제대로 된 비판문화가 없다. 이래저래 다 구린 구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침묵의 카르텔' 체제가 언론계뿐만 아니라 문단과 학계에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 덕분에 이문열은 '문화권력'으로서 장수를 누려왔다.

* 문학 출판사들은 잘 나가는 '스타작가'를 모시고 큰돈을 벌어 그 은전을 잘 나가지 못하는 다른 문인들에게 베푼다. 덕분에 그 출판사와 관련된 문인들은 자기들에게 은전을 베푼 '스타 작가'에게 감사는 드리지 못한다 하더라도 감히 비판할 수는 없게 된다.

* 이문열은 절대 비판을 하지 않는다! 그는 문단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행사해야 할 문화 권력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적 보복을 제외하곤, 동업자 비판은 절대 하지 않는다! 매서운 비판의 칼날은 자신의 '성공 이데올로기'에 충실한 선에서 정략적인 정치비판 또는 사회비판에 국한될 뿐이다.

* 김용옥은 지식의 새로운 유통 경로를 통해 철학을 '엔터테인먼트'화 함으로써 지식폭력과 권위에 찌든 기존 권력에 도전했다. 이러한 지식의 대중화 과정에서 그가 보인 기행은 너그러이 보아줄 수 있다. 그러나 기존 '학위'의 권위에 기대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부정한 행위는 또 다른 지식폭력이 될 것이다.

* 한국 사회, 특히 지식계엔 '긴장'이 필요하다. 지금 그게 너무 없어서 탈이다. 이름을 얻으면 얻는 만큼 언제든지 씹힐 수밖에 없다는 건 각오해야 한다. 그건 매우 공평한 게임이다. 유명 지식인들이 씹히지 않게끔 몸조심하고 계속 공부도 열심히 하는 가운데 나라가 잘 된다. 조금만 크면 학연으로 패거리를 만들어 제왕처럼 군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앞으로 제발 그런 실언은 모든 사람들이 삼가야 할 것이다.

* 나는 '열린 권력'이다. 이문열은 '닫힌 권력'이다. 거대 권력에 기생하는 '기생 권력'이다. 그래서 그는 논쟁에 임하지 않는다. 늘 '급'과 '격'을 따진다. 익명으로 '뒤통수 때리기' 수법을 즐겨 쓴다. 누가 자기를 비판하면 그 이유에 대해 늘 한다는 소리가 "센 놈을 씹으라"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스스로 자기가 세다고 주장하는 골수 반(反)민주주의자다.

* 나는 오히려 (이문열이 시대와의 불화가 아니라) '시대와의 간통'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이문열은 무엇이든지 독식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런 인물은 아닐까? 그래서 자신이 독식을 하지 못하자 '시대와의 불화'를 겪었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 건 아닐까?

회원리뷰 (10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7,65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