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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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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이 된 토토짱』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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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63쪽 | 40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1471542
ISBN10 899147154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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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그림 : 이와사키 치히로
1918~1974
어린이처럼 투명한 수채화의 작가로 알려진 이와사키 치히로는 그 순수와 투명성으로 전쟁이 만들어 놓은 왜곡된 진실들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분투한 화가겸 일러스트레이터이다.
1918년 교사였던 어머니의 부임지인 후쿠이 현에서 태어난 그녀는 스케치 및 유화 기법과 서예 기법을 접목시켜 30대부터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어린이를 평생의 작품 테마로 삼아 별도의 스케치 작업 없이 언제나 양손으로 붓을 집어들었던 그녀는, 1974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그래픽상을 비롯해 문부대신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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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종합건강검진을 받기로 하였다. 병원은 내가 아주 젊었을 때부터 자주 다녔던 곳으로 그 병원의 원장 선생님이 나는 참 좋았다. 연세는 많았지만 잘 생기셨고, 명의라는 소문이 자자한 분으로 아무튼 내가 무척 좋아하는 분이었다. 전화로 병원에 연락하고 스케줄을 조정하여 입원 날짜를 정했다.
"처음 오시는 날에 검사용으로 대변을 받아 오셔야 합니다.“
원장 선생님은 전화로 그렇게 말했다. 나는 어머니께 검사용 변을 어디에다 넣어서 가면 되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예전에는 성냥갑에 넣어갔는데 요즘은 어디에 넣으면 좋을지 모르겠구나.”
하고 말했다. 나는 저 멋진 원장 선생님에게 성냥갑에 넣은 그런 것은 절대로 보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뭔가 마땅한 것이 없을까 싶어 찾아보았더니 마침 좋은 물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그 무렵에는 아직 보기 드문 프랑스 향수의 작은 빈 상자였다. 색깔은 분홍색. ‘좋겠구나!’ 나는 그 속에 그것을 넣었다. 그런데 뚜껑이 너무 헐렁해서 자꾸 열리는 것 같아 분홍색 리본으로 묶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아주 소중하게 간직해 두었던 프랑스 제품의 작은 분홍색 봉투에 넣었다. 나는 몇 번이고 그것을 잡아보고는 ‘이 정도면 원장 선생님께 드려도 괜찮겠다’ 싶어 만족스러웠다.
입원 당일, 나는 그 분홍색 봉투를 핸드백에 넣고 원장실에 들어갔다. 흰 가운을 입은 원장 선생님과 마주보고 앉았다. 입원하기 전에 우선 이것저것 물어볼 사항이 있다고 선생님이 말했기 때문이다. 나는 원장 선생님 앞에 앉고는 “아, 참” 하고 분홍색 봉투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선생님에게 내밀었다. 선생님은 그 봉투를 보더니
“이게 뭐예요?”
하고 물었다. 곁에 있던 간호사 몇 명이 일제히 그 분홍색 봉투를 주목하였다. 분명 그 분홍색 봉투는 병원 원장실에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당황했다. 갑자기 ‘겁사용 변’이란 말이 도무지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 나는 “그게요, 저기…” 하고 말했다. 선생님은 분홍색 봉투를 보면서 다시 한번
“이게 뭐지요?”
하고 친절하게 물어보았다. 나는 신음을 하듯이 “그러니까, 이건…” 하고 말을 끌면서 필사적으로 단어를 생각했지만 도저히 생각나지 않았다. 간호사들이 더욱 호기심에 찬 표정으로 나를 뚫어지게 보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봉투를 선생님 쪽으로 더 바짝 내밀면서 “저기…” 하고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선생님이 “예?” 하고 물었다.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었는지 지금까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그 분홍색 봉투를 원장 선생님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똥이에요.”
간호사들은 까르르 하고 웃었고, 선생님은
“아아, 검사용 변이군요.”
하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아래로 푹 숙인 채
“바로 그거예요!”
하고 말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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