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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달콤한 로맨틱 여행

연인들의 달콤한 로맨틱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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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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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6년 1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95쪽 | 62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1147928
ISBN10 8991147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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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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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달려라! 길이 끝나도 바다는 끝나지 않는다
--동해 7번 국도 양양~대진항까지


홍대 거리의 천정 낮은 식당에 앉아 홍합탕에 소주를 마셨다. 불그스름한 홍합을 살짝 발라 먹다가 친구 녀석이 갑자기 ‘홍합탕 속에 바다가 떠 있다’고 한다. 급기야 어리둥절해 하는 여자 친구를 재촉해서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게 한다. ‘어디 가냐?’는 여자 친구에게 나도 모르겠다며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친구 등에 떠밀려 식당을 나오니 달짝한 밤공기가 달려든다. 차 때문에 술도 못 마신 나는 결국 운전대를 잡는다.
10분 후 풍경은 대략 이렇다. 친구와 그 녀석의 여자 친구가 뒤에 앉아 술에 취한 게슴츠레한 눈동자로 내 우정에 대해 열두 번쯤 칭찬해주며 “밟아라! 밟아라!” 독촉과 격려의 중도를 지킨다. 상가들의 불빛이 하나둘 꺼지는 것을 뒤로 하고 우리는 동해로 떠났다. 물론 동해에서 붉은 태양을 맞이하겠다는 거대한 목표를 세우고 말이다.
주저리주저리 떠들던 친구 커플이 자는지 이제야 조용해졌다. 옆에 앉은 나의 그녀가 졸린 눈을 치켜떠가며 애써 졸음을 참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해가 뜰 때 깨워주겠다며 편하게 자라고 의자를 젖혀준다. 미안해하며 그녀가 정신없이 잠으로 빠져들어 간다.
나는 그녀에 대해서 잘 모른다. 만난 지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사귀는 사이라고 소개하기도 그런 어정쩡한 사이. 하지만 나는 그녀가 꽤 마음에 든다. 그녀도 지금의 나를 좋아하는지 속내가 몹시 궁금하다. 내게 호감은 있는데, 아직 확신이 없는 듯하다.
이번 여행은 사실 사전에 철저하게 계획되었다. 아직 만난 지 한 달이 안 된 여자 친구에게 여행을 가자고 하면 부담스러워할 게 불을 보듯 뻔해서 친구 커플을 동원해서 꾸민 여행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여행에 동참하면 그녀에게 부담이 될 듯해서 오래된 커플을 여행 동반자로 선택했다. 아직 내가 불편할 수 있는 그녀에게 동성의 여자가 있으면 좀 편할 것이다. 또한 아직 갈팡질팡하는 그녀에게 친구 커플은 내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지 은근슬쩍 알려줄 것이다. 이번 기회에 그녀의 마음을 확 사로잡겠다.
동해는 거리상 멀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침을 함께 맞을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다. 수평선으로 있는 힘을 다해 떠오르는 태양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바다에서 그리고 연인의 눈동자에서 태양을 볼 수 있다. 어디 태양뿐인가. 오며가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물론 동해 7번 국도가 워낙 길어서 코스를 잡는 데 애 좀 먹었다.
동해 7번 국도는 부산 대신동에서 시작해 북한의 온성까지 잇는 국도로 남북한을 다 합치면 약 1200km가 나오는 긴 국도이다. 포항, 영덕, 울진, 삼척, 동해, 강릉, 양양, 속초, 고성으로 이어지는 도로로 동해안을 80% 정도 끼고 달린다. 왜 이런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느냐고? 그냥 지나가는 말로 그녀에게 한마디 해주려고 하는 말이다. 이 길을 통해서 북한까지 갈 수 있다는 게 재밌지 않은가.
그녀의 마음을 얻는다면 통일전망대에서부터 포항까지 이어진 7번 국도를 쫙 밟아줄 수 있다. 그러나 시작부터 쭉 달리기만 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여행은 그녀와 이야기를 만드는 일. 혹 평생을 함께 살아갈 인연이 된다면 두고두고 나눌 이야기 거리가 생기는 순간이다. 그런 이유에서 여행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영양 남애항에서 시작해 속초, 고성 대진항으로 이어지는 7번 국도로 노선을 잡았다. 양양은 영동고속도로와 이어져 7번 국도를 쉽게 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용한 해변을 산책하거나, 포구의 시끄러운 난전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달린다. 고무 대야 속에서 까만 먹물을 쏟아내는 오징어를 보면서 깜짝 놀라 커지는 그녀의 눈이 상상이 된다. 물론 하품을 하며 시큰둥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이 모두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마음을 느긋하게 잡을 필요가 있다.
운전대를 잡고 있으니, 여행 코스를 미리 알아두어 그녀에게 약간의 설명을 폼 나게 해준다. 양양 첫 여행지로 잡은 남애항을 들어가면서 우리나라에게 가장 아름다운 항구라고 알려주었다. 동해 일출 중 손꼽히는 곳으로 다음에 다시 오고 싶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물론 ‘너’와 함께 보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함께 오고 싶다”라고 하는 말은 그녀의 몫이다. 그녀가 그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좀 더 노력해야 한다.
구경하는 곳마다 짧게 설명을 해 주었다. 장황하게 설명하면 그녀에게 잘난 척 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흥미를 끌 것만 알려주었다.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그녀는 여행 뒤에 있는 내 마음을 읽을 것이다. 물론 나도 여행을 통해서 그녀를 새롭게 볼 것이다.
여행은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자연스럽게 알게 한다. 여행은 휴식을 얻으러 떠나지만 피곤할 때가 있다. 그러면 짜증이 자연스럽게 인다. 짜증이 심해지면 여행은 엉망진창이 되고, 여행을 통해 더 좋아질 수도 있지만 심하면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 연인과 떠나는 여행은 신중해야 하다. 여행은 거짓이 통하지 않는다. 나쁜 남자가 좋은 남자인척 흉내 내려 한다면 금방 들통난다. 그래서 시작하는 연인들의 여행은 항상 조심스럽다.
친구를 부추겨 떠나온 여행지에서 나는 그녀의 사랑스런 모습을 많이 보았다. 운전하는 내내 나를 배려하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 그녀를 위해서 해수욕장 모래 해변에 낯간지러운 말을 써 놓았다. 왠지 그녀를 향해 새로운 마음이 싹튼다.

연인을 위한 깜짝 이벤트
연인을 위한 미니 앨범 만들기 - 미니 앨범 만들기는 그녀에게 관심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틈틈이 찍어둔 사진들을 모아서 작은 미니 앨범을 만들어 보자. 첫 장부터 마지막 한 장만 남겨두고 그녀의 사진들로 꽉 채운다. 그녀의 다양한 표정이나 몸짓 등 그녀도 몰랐을 모습들의 사진을 넣어야 재미가 있다. 그리고 남겨 둔 마지막 한 장에 당신의 속내를 담아라. 당신과 찍은 사진도 좋고 예쁜 쪽지 편지도 좋다. 마지막 한 장에 그녀를 향한 당신의 속내를 강단있게 표현해라.
---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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