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이 이것만 말했다면 과학자들은 ‘으흠, 지구가 정말 그래?’ 하고 조금 놀란 후에 자기 할 일을 하러 갔을지도 모른다. 어떤 주장이 아무리 옳고 훌륭하게 보여도 주장만으로는 비밀을 알 수 없고, 아무데도 쓸 데가 없기 때문이다. 뉴턴은 지구가 공을 끌어당기는데 그 힘을 수학으로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구를 저울에 달 수도 없고 지구를 뜯어볼 수도 없는데 뉴턴은 지구의 힘을 계산했다. 지구가 우리를 얼마나 세게 당기는지, 공을 얼마나 세게 당기는지, 사과를 얼마만한 힘으로 끌어당기는지 뉴턴이 발견한 공식으로 계산할 수 있단다. 너무나 멋지고, 유명하고, 위대한 공식이어서 너희에게도 잠깐 보여 주고 싶다.
F=mg
이 식을 말로 하면 이런 뜻이란다. 지구가 어떤 물체를 당길 때 무거우면 무거울수록 더 세게 당긴다.(F는 힘, m은 질량, g는 중력가속도이다. 지구의 중력가속도는 9.8㎨이다. 지구에서는 무엇이든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질 때 1초가 지날 때마다 속도가 일정하게 9.8㎧ 씩 빨라진다.)
너는 앞으로 과학책에서 여러 가지 공식들을 보게 될 거야. 그래서 말인데 너에게 꼭 이 말을 해 주고 싶다. 공식은 외워서 문제를 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공식 속에 자연의 비밀이 숨어 있지. 과학자는 공식으로 시험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수수께끼를 푼다. 먼 옛날 우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고 실험하지. 까마득한 옛날에 우주가 한데 뭉쳐 콩보다 더 작았다는 것, 우주에 블랙홀이 있다는 것, 보이지 않는 전파가 우주를 날아다닌다는 것, 우주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공식은 아주 짧지만 그 속에는 굉장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뉴턴의 공식도 그렇단다. 너는 곧 중학생이 될 테고 뉴턴의 위대한 공식을 만나게 될 거야. 그때에 무턱대고 외우지 말고 부디 그 속에 무슨 뜻이 있는지 발견하려고 해 보아라.
--- 본문중에서
옛날에 어떤 꼬마가 있었는데 그 꼬마는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정말로 이상하고 궁금했다. 꼬마는 언덕에 서서 뒷짐을 지고 햇빛을 바라보고 있었지. 그런데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이다. 어떻게 햇빛이 내게 보일까? 꼬마는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다물어 보았다. 햇빛이 잘 보였다. 이번에는 눈을 꼭 감고 입을 크게 벌려 보았다. 그랬더니 온 세상이 깜깜해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꼬마는 펄쩍펄쩍 집으로 뛰어가서 온 식구에게 소리쳤다.
“빛은 입으로 보는 게 아니라 눈으로 보는 거예요!”
식구들은 푸하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이 꼬마는 자라서 세상에서 가장 길고 아름다운 곤충들의 이야기를 썼다. 바로 파브르 할아버지 이야기란다.
(중략)
너희도 무언가를 배울 때에는 파브르 할아버지의 이 말을 꼭 기억해라. 책과 인터넷에 나온다고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관찰하고 조사하고 생각해 보고 그런 다음에야 정말로 알게 되었다고 말해야 한다. 그러면 네가 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알고 있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되지.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마도 너는 모르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모르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것, 그것이 진짜 공부이지.
--- 본문중에서
박사님이 어느 부족을 방문했는데 그곳에 엄청나게 커다란 매머드가 살고 있었다. 사냥꾼들이 매머드를 산 채로 잡으려고 궁리하기를, 높은 탑을 만들어서 커다란 바위를 매달아 올리고, 매머드를 탑 아래로 꾀어 오고, 바위를 매머드 머리통에 떨어뜨리기로 계획을 짰다. 그러면 매머드가 기절할 것이라나?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무슨 수로 무거운 바위를 위로 높이 끌어올리냐는 것이었다. 박사님은 잠깐 생각한 뒤에 탑 대신 흙비탈 언덕을 만들어서 바위를 비탈길 위로 끌어올리면 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사냥꾼들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바위를 땅바닥에서 곧장 들어올리는 것이 쉬울까? 바위를 비탈길 위로 끌어올리는 편이 더 쉬울까?
과학책에서는 비탈길을 빗면이라고 부른다. 빗면은 특별한 기계도 아니고 놀라운 발명품도 아니고 그저 비스듬하게 생겼을 뿐이지. 그런데 신기하게도 빗면을 쓰면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지구를 속일 수 있단다! 바위를 바로 들든지, 빗면 위로 끌어올리든지 바위 무게는 변하지 않고 지구가 바위를 당기는 힘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빗면 위로 바위를 끌어올리면 마치 바위가 가벼워진 것처럼 지구를 속이고 바위를 쉽게 들 수 있지. 바위를 빗면 위로 움직였을 뿐인데 왜 힘이 작게 들까?
우리는 날마다 빗면을 이용하며 살고 있다. 계단을 올라갈 때 너는 빗면을 올라가고 있지.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기 쉽게 하려고 사람들은 계단을 만들었다. 벽을 타고 똑바로 위로 올라가는 것보다 비스듬히 계단으로 올라가면 힘이 훨씬 적게 들지. 도끼에도 빗면이 있다. 도끼날이 바로 빗면인데, 빗면이 두 개 맞붙어 있지. 도끼날처럼 두 면 사이에 끼우는 빗면을 쐐기라고 한다. 도끼로 내려치면 쐐기 모양의 도끼날이 나무에 박히면서 밀려들어가 나무가 쉽게 쪼개진다. 가위에도 빗면이 있다. 나사못에도 빗면이 있다. 나사못은 원기둥을 빙빙 돌아가면서 길다랗게 빗면을 파 놓은 것이다. 나사를 돌리면 나삿니가 빗면이라서 나사못이 벽 안으로 쉽게 박혀 들어간다.
도끼, 나사못, 비탈길, 계단… 어느 것이나 원리가 같다. 빗면을 만들어서 더 많이, 더 길게 움직이면 힘이 더 적게 든다. 엄청나게 무거운 물건도 빗면 위로 끌어 주기만 하면 힘을 적게 들이고도 쉽게 들 수 있지. 이것만 분명히 알고 있으면 네가 비록 조그만 아이일지라도 삼손만큼 큰 힘을 낼 수 있단다.
우리는 날마다 지렛대를 쓰고 있다. 망치, 가위, 양팔저울, 집게, 굴착기, 낚싯대, 병따개, 손수레, 호두까기, 삽, 손톱깎이, 족집게, 피아노, 자전거 브레이크, 타자기, 젓가락, 야구방망이, 도르래… 이 모두가 다 지렛대란다.
---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