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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웃는 남자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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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4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718쪽 | 880g | 153*224*40mm
ISBN13 9788997833023
ISBN10 8997833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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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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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윤혜신
서울 출생으로 가톨릭대학교 및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였다. 「미셸투르니에의 Vendredi ou les limbes du Pacifique를 통해서 본 신화와 소설, 신화와 형이상학」으로 성명논문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프랑스 외무부와 주한 프랑스 대사관이 주관하는 출판협력프로그램의 지원으로 『바다의 노동자(1866, 빅토르 위고)』를 번역, 출판하였다.
옮긴이는 이 책『웃는 남자(1869, 빅토르 위고)』의 번역을 위해 2006년 프랑스 국립서적연구소(Centre National du Livre)의 후원으로 프랑스 현지에서 3개월 동안 체류하면서 번역 작업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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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아에게 있어서, 괭플랜은 그녀를 무덤에서 밖으로 건져 올려 데리고 나온 구원해준 사람이자, 그녀의 삶을 가능하게 해 주는 위안이자, 눈 먼 미로 속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해방시켜 준 이였다. 괭플랜은 형제요, 친구요, 안내자요, 버팀목이었다. 그는 천상을 닮은 이이자, 빛나는 날개가 달린 어깨였다. 다른 이들은 그 어깨에서 괴물을 보았지만, 그녀는 거기서 천사를 보았다.
데아는, 눈이 멀었기에, 영혼을 알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침묵과 고독이 괭플랜의 주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 비극적인 현실을 정당화 해줄 어떤 추측도 확실하지 않았다. 잔인한 사실들을 제외하자면, 아무것도 확실한 것이 없었다. 이러한 좌절 속에서 데아가 괭플랜과 그의 절망 사이에, 천상의 중재자처럼 끼어든 것이다. 그는, 그녀로 인해 감동을 받고 마음이 녹아서, 그를 향해 선 이 아름다운 소녀의 감미로움을 알아챘다. 천국의 기적이 그의 괴물과도 같은 얼굴을 어루만져 주었다. 공포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였지만, 그는 이상 속에서 빛에 의해 감탄 받고 사랑 받는 예외를 누리게 되었다. 그는 그의 위에서 별 하나가 그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느꼈다.
--- 본문 중에서
도지사는 그의 장미 다발을 놓지 않고, 자유로운 손으로 탁자 위에 막대를 놓고는 말하며 일어섰다.
“여왕폐하께 복종을.”
그리고 그는 탁자 위의 막대를 다시 집었다.
몸짓 하나 없이, 사형수처럼 움직이지 않고, 도지사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법은 암사슴이 새끼들을 낳는 숲 속에 들끓는 강도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에게 숭배 받는다. 사법관에게 대답하기를 거부한 사람은 모든 악덕을 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모든 악을 행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도지사가 말했다.
고등변호사가 끼어들었다.
“모든 악덕은 모든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 고백하지 않는 자는 모든 것을 자백하는 것이다. 판사의 질문 앞에 입을 다무는 자는 실제로 거짓된 자이며 존속살해범이다.” 도지사가 말했다.
“남자여, 침묵에 의해 스스로를 부재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허용되지 않는다. 거짓 궐석자는 법에 골칫거리를 만들지. 그건 여신을 상처 입힌 디오메데스를 닮았어. 재판관 앞에서의 과묵함은 일종의 반역이야. 재판관 모독은 왕에 대한 모독이야. 그보다 더 가증스럽고 무모한 짓은 없어. 질문자에게 버티는 것은 진실을 훔치는 것이지. 법은 여기에 준비를 했지. 이와 유사한 경우에 있어 영국인들은 항상 지하 감옥, 교수대, 사슬을 즐겨 쓰지.”
“영국 헌장, 1088년” 고등 변호사가 말했다.
기다림의 순간이 있었고, 도지사는 죄수를 향해 그의 심각한 얼굴을 기울였다.
“저기 땅에 눕혀져 있는 남자는…….”
그리고 그는 멈췄다.
“남자여, 내 말이 들리는가?” 그가 외쳤다.
그 남자는 움직이지 않았다.
“법의 이름으로, 눈을 뜨라.” 도지사가 말했다.
죄수가 괭플랜을 보았다. 그러자 죄수는 머리를 자발적으로 들고 눈을 크게 뜨고 괭플랜을 쳐다봤다. 죄수는 마치 자신의 가슴 위에 산이 올려져 있는 사람처럼 무섭게 떨더니 외쳤다.
“그 사람입니다! 맞아요. 그 사람이에요!”
--- 본문 중에서
그는 서두르지도 않고 망설임도 없이, 숙명적인 정확함으로, 걸어 나갔다. 마치 가까이에 물이라는 입을 떡 벌린 소용돌이나 열린 무덤이 없기라도 한 듯이.
그는 중얼거렸다. “진정해. 내가 가니까. 네가 손짓하는 것이 아주 잘 보여.”
그는 하늘의 어떤 지점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미소 지었다.
하늘은 완전히 검었다. 이제는 별도 없었으나 그는 분명히 별 하나를 보고 있었다.
갑판을 다 지났다.
뻣뻣하고 음산하게 몇 걸음을 걸은 후에 그는 뱃전 끝에 닿았다.
“갈께.” 그가 말했다. “데아, 나 여기 있어.”
그리고 그는 계속 걷기 시작했다. 난간이 없었다. 텅 빈 공간이 그의 앞에 놓여 있었다. 그가 거기에 발을 내디뎠다.
그는 떨어졌다.
밤은 짙고 고요했으며 물은 깊었다. 그는 물속에 삼켜졌다. 그것은 고요하고 어두운 사라짐이었다. 본 사람도 들은 사람도 없었다. 배는 계속 항해했고 물은 계속 흘렀다.
잠시 후 배는 바다에 닿았다.
위르쉬스가 돌아왔을 때 그는 괭플랜을 볼 수 없었다. 뱃전에서 오모가 바다를 보며 어둠 속에서 짖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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