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많은 한반도에서는 산이 물줄기의 발원지가 되어 강을 만든다. 한강은 백두대간을 병풍 산맥으로 하여 한북정맥과 한남정맥이 물길을 유도하여 이루어진 강이다.
두 정맥 중간에 한강기맥(오대산 두로봉에서 양평 두물머리까지)이 있어 골짜기 물을 남북으로 갈라 모아 북한강과 남한강을 만들어 두물머리에서 합류하여 한 물줄기로 큰 강이 되어 역사와 문화와 생활이 어우러져 흐르고 있다.”
“한강기맥의 명칭은 최근에 발간된 ‘신 산경표’에서 명명된 산줄기다. 그 이전에 조선시대 신경준이 정리한 ‘산경표’가 한반도 산맥 분류의 교과서처럼 되고 있었다. 산경표에 의하면 한반도 산줄기는 1대간(백두대간), 1정간(장백정간), 13정맥(낙남, 청북, 청남, 해서, 임진북예성남, 한북, 낙동, 한남금북, 한남, 금북, 금남호남, 금남, 호남정맥)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토지리의 고유명사는 한 개인이나 단체가 제시하는 것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국토지리정보원을 중심으로 관련 있는 각계가 동참이 되어 객관적인 검정을 거쳐 일관성이 있고 통일된 한반도 지리 명칭이 명명되어야 한다.”
“한강기맥은 백두대간에서 분맥된 한북정맥과 한남정맥 사이에 위치하며, 오대산 두로봉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을 가르며 뻗어 내리다가 두물머리에서 끝을 맺는다.
한강기맥을 둘러싼 강은 기맥 북향으로 소양강과 홍천강이 북한강과 합류하고, 기맥 남향으로 평창강과 섬강이 남한강과 합류하여 두물머리에서 합강하여 한강이 되면서 서울을 관통하여 서해로 흐른다.”
“오늘 드디어 한강기맥 시발지를 찾아간다는 설렘에 기분이 붕 떴다. …
드디어 두로봉에 섰다. 한강기맥의 시발지다. 두로봉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지점이다. 한강기맥 종주 산행을 계획하면서 지도상에 수도 없이 짚어 본 ‘두로봉(頭老峰)’이다. 노인 머리통 같다고 해서 두로봉인데 어디를 둘러보아도 노인 머리로 감이 잡히질 않는다.
마음은 개선장군이다. 목메어 그리던 두로봉에 왔으니 백두산 방향으로, 지리산 방향으로 백두대간 길을 50여 미터씩 밟아 보았다. 한반도의 대동맥을 밟고 섰다는 통쾌함이 온몸에 전해 왔다.”
“계방산의 매력은 사방이 뚫린 전망대와 정상에서 가깝고 먼 산경을 바라보는 맛이 일품이다. 세속에 찌든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기분은 통쾌하고 상쾌함 그대로였다. 저 멀리 겹겹이 둘러쳐진 산등성이들의 모습이 마치 거대한 고래 떼가 바다를 헤엄하는 듯 꿈틀거리는 모습과 비슷했다. 한참을 보고 있자니 마치 내가 그 속으로 빨려드는 듯 온몸이 지근거렸다. 몇 번이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잡아맸다.”
“‘원넘이재’는 그 옛날에 고을 원님이 넘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유래는 알 길이 없다. 산행을 하다 보면 전설이나 유래가 있었다는 곳이 더러 있다. 지명 유래도 문화유산이다. 전설이나 유래가 있는 곳에는 그 내용이 담긴 안내판이라도 있으면 지역의 역사와 흔적을 이해하는데 큰 몫을 할 것 같다. …
행정당국에서 산길 안내 표지 설치와 사후 관리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비록 보이지 않는 산속이지만 조그마한 관심과 배려가 자기 고장의 수준을 내 보인다. 산 안내 표지가 깔끔하게 잘된 구간을 지나면 그 고장의 수준이 높아 보인다.”
“오늘 산행은 한강기맥 산길 중 가장 힘들었다. … 이 구간을 포기할까 하다가 막상 ‘한강기맥 종주’라고 해 놓고 한 곳이 빠지면 이어진 종주는 미완성으로 남는다. 두고두고 후회하거나 아쉬움에 늘 마음이 편치 못할 것 같아 용기를 냈다. … 가져온 물은 금방 바닥이 나 버렸고, 보충할 곳도 없었다. … 가히 탈진 상태였다. 사고를 당하는 것보다 구난 요청을 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 스마트폰으로 119를 눌렀다. 난청지역이라는 문자가 떴다. 이럴 수가!.”
“두물머리에 서니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면서 팔당댐이 받쳐주어 거대한 호수가 되어 있었다. 내륙에 이렇게 넓은 물바다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검단산, 예봉산, 운길산, 부용산, 정암산에 둘러싸인 팔당호는 한반도 중심의 보물이었다. 강가를 서성이며 호수 주변에 펼쳐진 산경에 흠뻑 빠져 정신을 놓았다. 금강산 산줄기에서 흘러온 북한강 물과 태백 검룡소에서 흘러온 남한강 물이 ‘두물머리’에서 만나 큰물을 만들어 서울을 관통하여 서해로 흘러 태평양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물과 만날 것이다. … 절반의 종주가 마무리 되었으니 남은 절반을 위하여 아자, 아자, 파이팅!”
--- 본문 중에서